잿더미 된 산에서 나무가 자랐다…경북 산불 피해지는 ‘자연 회복 중’

환경단체가 산불 피해지를 조사한 결과, 지난 3월 최악의 산불이 발생한 경북 산불 피해지 곳곳에 인공 조림 없이 나무들이 훌쩍 자란 것으로 나타났다.
녹색연합은 지난 3~8월 5개월간 경북 산불 피해지를 모니터링한 결과, 인공 조림이 필요 없는 수준으로 식생이 자연적으로 회복됐다고 11일 밝혔다. 특히 활엽수의 성장이 왕성해 경북 산불 피해지 면적 중 약 80%에서 활엽수 맹아가 확인됐다. 단체는 경북 산불 피해를 입은 5개 시군을 직접 혹은 드론으로 관찰했다.
조사 결과 마을 주변 산림 전체가 불탄 경북 의성 점곡면 사촌리에서는 신갈나무, 떡갈나무, 상수리 나무 등의 교목을 비롯해 참싸리, 철쭉 등 과목의 맹아가 활발하게 올라오고 있었다. 나무 키는 평균 0.5~1.0m로, 2m까지 자란 나무도 보였다.
의성 사촌리, 구계리, 동변리가 만나는 경계 능선에서는 굴참나무와 떡갈나무가 자라는 가운데 박달나무, 쪽동백나무, 생강나무, 개옻나무, 붉나무, 싸리나무가 올라오고 있었다. 고운사가 위치한 의성 단촌면과 안동 남선·임하면 일대에서도 굴참나무, 떡갈나무, 신갈나무 등 참나무과의 활엽수가 광범위하게 자랐다.


단체는 “산불 피해 전소 지역 중심으로 식생의 근간이 되는 수목의 맹아가 역동적으로 돋아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토양의 미생물과 유기물질이 회복되는 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산불 피해 후 5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도 전 지역에서 자연적 회복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단체는 2021년 안동 산불, 2022년 울진 산불 피해지 중 인공 조림한 지역과 비교하면 자연 회복의 장점이 더 뚜렷하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울진 산불 피해 현장에 소나무를 다시 심었지만 지금까지 송이가 생산됐다는 보고는 없다”며 “자작나무를 심은 안동 임동면에서도 조림지 관리 부실로 곳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하고 잘려 나간 땅에서 흙과 돌이 쏟아져 내렸다”고 했다.
단체는 과도한 예산과 인력을 투자해 부실하게 조림하기보다 자연 복원 중심의 지속 가능한 대응과 관리를 할 것을 촉구했다. 단체는 “단순 방치가 아니라, 자연의 치유 능력을 지원하고 도와주는 차원의 손길을 권고한다”며 “복원 현장 생태계에 맞는 나무가 아닌 외래종인 나무를 심는 것은 복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경민 기자 5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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