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고객은 40대부터…당신은 평생소득 준비됐나요?” [시니어 금융 빅뱅]

김벼리 2025. 9. 1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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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욱 신한은행 투자솔루션부 부장 인터뷰
시니어 성향 바뀌어…투자 확대, 디지털 친숙
시니어 자산관리, ‘평생소득’ 따라 전략 구분
신한금융, ‘쏠메이트’ 중심 시니어 사업 확대
종합자산관리 차별화…라이프케어 서비스도
비금융 서비스도 강조…시니어가 금융 미래
서동욱 신한은행 투자솔루션부 부장이 4일 오후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최근 시니어들은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금융에 대한 지식이 많고 디지털에 익숙하며 상속·증여 설계 같은 종합적인 자산관리 수요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소득이 줄어드는 은퇴 이후에도 자산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고 이전까지 고려하고 있습니다.”

서동욱 신한은행 투자솔루션부 부장은 지난 4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진행한 헤럴드경제 인터뷰에서 최근 국내 시니어(장년층) 금융시장의 특징에 대해 “한국은 유례없는 속도로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전체 인구의 20%를 초과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시니어 고객층은 자산시장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고, 그 영향력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시니어가 달라졌다…투자 영역 넓히고 디지털 친화

서 부장은 최근 시니어가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존에는 안정을 최우선으로 삼았다면, 최근에는 보다 다양한 투자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서 부장은 “과거 시니어들은 원리금 보장이 되는 안정적 상품에만 관심을 보였는데, 최근에는 글로벌 자산, 대체투자, 외국환 등 투자 영역을 넓히는 경우가 많다”며 “또 자녀에게 어떻게 자산을 이전할지, 세금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가 급격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기존 투자자문 전략인 ‘글라이드 패스’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이유기도 하다. ‘글라이드 패스’란 투자자의 은퇴 시점에 맞춰 자산의 비중을 자동으로 조정해 주는 전략을 말한다. 젊을 때는 주식 등 위험자산을 늘리고, 은퇴 시점이 가까울수록 채권 등 안전자산의 비중을 늘리는 식으로 투자 전략을 바꾸는 것이 핵심이다. 서 부장은 “옛날에는 글라이드패스 전략으로 투자자문을 했는데, 지금 흐름에는 맞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디지털에 친숙해진 것도 최근 시니어들의 특징이다. 그는 “시니어들이 애플리케이션(앱)이나 비대면 서비스를 쓰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디지털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시니어 특유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것이 은행의 중요한 과제가 됐다”고 강조했다.

더 나아가 서 부장은 시니어의 범주를 보다 확대해서 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40대 이상의 프리 시니어(은퇴를 전후한 세대)까지를 시니어 고객으로 보고 있다”며 “40대는 시니어로 분류되는 게 낯설 수 있지만, 부모가 아플 경우 등 상황에 따라 시니어 금융을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도 있다. 시니어 금융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 전체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요즘에는 파이어족(경제적으로 자립해 조기에 은퇴하는 사람들)도 많고, 인생 전환기에 있는 고객들도 많다”며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기간에도 소득 공백을 메울 대체 소득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니어 자산관리 핵심은 ‘평생 소득’…신한금융, 시니어 미래성장동력 삼아
서동욱 신한은행 투자솔루션부 부장이 4일 오후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서 부장은 시니어와 일반 고객에 대한 자산관리의 차이점으로 ‘평생 소득’을 꼽았다. 그는 “시니어 자산 관리에서는 첫 질문이 ‘평생 소득을 준비하셨나요?’에서 시작된다”며 “‘아니오’라고 답하는 고객에게는 연금 솔루션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공적연금과 개인연금, 주택연금 등을 포함해 노후 현금흐름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솔루션이 대표적이다. 특히 IRP(개인형 퇴직연금) 자산 운용 방식에 따라 연금 수급 기간과 금액이 달라지는데, 최근에는 이 부분에 대한 상담에 힘을 주고 있다고 서 부장은 전했다.

다른 한편 ‘예’라고 답한 고자산가 고객을 대상으로는 ‘생애주기별 솔루션’이라는 전략을 제시한다. 그는 “(노후 대비가 충분한 고자산가에는)기부나 증여, 상속, 아플 때, 치매에 걸렸을 때 등 생애주기별 이벤트에 대비해 신탁을 통한 솔루션 제공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요즘 치매 머니(치매로 인한 자산 동결 문제)가 사회적 문제인데 ‘후견인 신탁’을 통해 정해진 대로 자산을 관리하고 지급할 수 있고, ‘유언대용 신탁’을 통해 세대 간 자산 이전 수요도 충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한금융그룹은 그룹 차원에서 시니어 시장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공격적으로 사업을 키우고 있다. 지난달 출범한 시니어 고객 특화 브랜드 ‘쏠메이트(SOLmate)’가 대표적이다. 신한은행을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은 이 브랜드를 중심으로 고객 생애주기별 맞춤형 금융·생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신한은행도 지난 7월 ‘시니어 트라이브’라는 조직을 꾸리고 이 조직을 중심으로 시니어 사업을 공격적으로 키우고 있다. 서 부장은 시니어 트라이브에서 스쿼드장을 겸임하고 있다.

서동욱 신한은행 투자솔루션부 부장이 4일 오후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종합 자산관리 역량으로 차별화…라이프케어 서비스까지 제공

신한은행은 특히 시니어를 위한 종합 자산관리 역량을 결집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서 부장은 “신한은행은 PB(개인 자산관리), 세무, 법률, 부동산 전문가가 함께하는 협업 체계를 갖추고 있다”며 “PWM센터를 중심으로 종합 자산관리와 라이프케어 서비스를 함께 제공한다는 점에서 다른 은행들과 차별화된다”고 강조했다.

PWM센터는 신한은행이 고액자산가 고객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종합 자산관리 거점이다. 기존에는 단순 금융상품 상담이 주력이었지만, 최근에는 라이프케어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방식으로 확장됐다.

자산 이전이나 상속·증여 상담은 세금 문제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기 때문에 세무 전문가가 맞춤형 솔루션을 설계해 주고, 부동산 관련해선 부동산 전문가가 주택연금 활용, 부동산 매각·임대 수익 설계 같은 상담을 해주는 식이다. 그 밖에 신탁 계약, 유언대용 신탁, 후견인 신탁 등 법적 장치를 안정적으로 설계해주는 법률 전문가도 준비돼 있다.

소비자 보호 또한 핵심 시니어 사업 중 하나다. 디지털에 친숙한 시니어가 많아지는 동시에 보이스피싱 피해 등 부작용도 동시에 주목받고 있다. 서 부장은 “최근 쏠메이트 안심전화를 개발해 보이스피싱이나 광고성 전화 등으로부터 고객들이 안심하고 전화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시니어 고객을 대상으로 금융이나 디지털 교육을 제공하는 학이재라는 센터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금융 서비스도 확대…“평생 걸친 든든한 파트너 될 것”

신한은행은 궁극적으로 금융의 영역을 넘어 헬스케어(건강관리)나 시니어 레지던스 등 ‘액티브 시니어(능동적으로 소비하는 장년층)’가 필요로 하는 비금융 서비스를 확대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달 신한은행이 의료서비스 기업 GC케어와 맺은 ‘시니어 고객을 위한 헬스케어 서비스 제공’ 업무협약도 마찬가지다. 양사는 고령화에 따른 건강관리 수요에 대응해 금융과 헬스케어를 결합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신한은행은 로봇 전문 서비스 기업 클로봇과도 협약을 맺어 지능형 로봇과 금융 서비스를 접목한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보험 계열사 신한라이프케어는 하남미사와 은평 등 주요 거점에 요양·주거 시설을 개발하고 있다.

고액의 자산가 시니어를 겨냥해서는 ‘유전자 진단’ 등 특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서 부장은 “고액 자산가들은 어느정도의 비용을 내서라도 질병을 예방하는 데 관심이 많은 편”이라며 “DNA상 암이나 특정 질병에 취약하다든지 그런 진단을 해주는 서비스 등으로 차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 부장은 시니어 금융이 일시적인 틈새시장이 아니라 한국 금융의 미래라고 강조했다. 그는 “시니어 고객층은 자산시장의 주력군이자 앞으로 금융 비즈니스의 무게 중심이 될 것”이라며 “이들을 위한 맞춤형 금융·비금융 솔루션 제공이 은행의 경쟁력을 가르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신한은행은 시니어 고객이 노후의 현금흐름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동시에 자산을 합리적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돕겠다”며 “평생에 걸친 든든한 파트너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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