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살된 미국 청년보수 아이콘 찰리 커크는 누구?

10일(현지시각) 미국 유타주 유타밸리대학 캠퍼스 토론 행사서 피살된 찰리 커크는 미국 젊은 보수의 ‘심장’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시대에 가장 영향력 있는 정치인 중 하나로 떠오른 ‘스타’였으며, 트럼프 재선에 젊은 표를 끌어온 일등공신이었다.
서른한살에 세상을 떠난 그는 물러설 줄 모르는 토론가로 유명했다. 그가 최후를 맞이한 야외무대도 토론장이었다. “내가 틀렸다는 것을 증명해봐”(Prove Me Wrong)라는 문구가 적힌 텐트에 마이크를 잡고 젊은이들과 대화를 나누는 게 그의 일이었다. 주로 대학 캠퍼스를 돌며 진보적 목소리와 맞붙었는데, 성소수자 문제, 이민자 문제, 대학의 소수 인종 우대 정책 등 미국 사회 내 첨예한 사안들을 정면으로 받아쳤다. 그런 장면들은 소셜미디어에서 화제의 중심으로 자주 떠올랐다.
그가 18살에 공동 창립한 ‘터닝포인트 유에스에이’가 미국 최고의 보수 청년 조직으로 클 수 있던 동력이었다. 페미니즘과 다양성 추구를 비난하 변방의 청년 조직은 현재 미국 대학 850곳에 지부를 둔 거대 조직이다.
커크가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 3학년 때였던 2012년, 그가 우파 매체 브레이트바트에 ‘진보주의적(리버럴) 편견은 고등학교 경제 교과서에서 시작된다’는 기고를 하면서다. 이 글에서 그는 정치색이 없어야 할 학교에서 자유주의와 평등을 가르친다며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 등이 교과서에 끼치는 영향을 한탄했다. 이는 그의 첫 폭스뉴스 인터뷰 그리고 베네딕트 대학교 연설로 이어졌고, 이 자리에서 티파티 활동가 빌 몽고메리 눈에 들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고등학교 시절 그는 학교 매점이 쿠키값을 50센트에서 1달러로 올리자 반대 운동을 조직해 50센트 쿠키를 지켜냈다. 또 마크 커크 상원의원 선거운동에 자원활동가로 참여했다고 한다.
2012년 몽고메리와 건축가 아버지의 도움으로 터닝포인트 유에스에이를 세운 그는 기회가 될 때마다 폭스뉴스에 출연했다. 23살에는 2016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가장 어린 연설자로 나섰다. 이후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큰아들 돈 주니어의 캠페인 보좌역을 맡으면서 트럼프가와 연을 맺기 시작했다. 트럼프가 2016년 대선에서 승리한 뒤에는 다시 대학 캠퍼스에서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전도사로 복귀했다. 그는 “급진적인” 학자들을 폭로하는 ‘교수 감시 목록’(일종의 블랙리스트) 프로젝트를 벌이면서 캠퍼스를 공략했다. 자유주의적 관점을 ‘사악하다’고 주장하며 미국 흑인 민권운동의 상징인 마틴 루서 킹 목사를 “나쁜 사람”이라고 공격하거나 시민권법은 “잘못됐다”는 발언을 일삼으면서 우파 진영에서 명성을 쌓았다.
커크는 대학 캠퍼스를 누비며 대면 접촉을 쌓는 한편 자신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찰리 커크 쇼’를 중심으로 온라인에서도 영향력을 키웠다. 짧은 영상 플랫폼인 틱톡에서는 700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그는 인스타그램(850만명), 유튜브(400만명) 등을 통해서도 ‘트럼피즘’을 설파했다.
트럼프와의 첫 만남은 2017년, 이후 그에게 백악관의 문턱은 높지 않았다고 알려졌다. 지난 2월 뉴욕타임스에 그는 트럼프 1기 당시 백악관을 100번 이상 방문했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재선 과정에서도 그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평가된다. 오하이오의 젊은 상원의원 후보 제이디 밴스를 눈여겨보고 초기부터 지지한 이가 커크다. 이후 그는 돈 주니어와 함께 트럼프의 러닝메이트로 밴스를 밀었고 사실상 부통령으로 만들어냈다. 트럼프 2기를 준비하던 지난 겨울 커크는 트럼프가 머물던 플로리다 마러라고의 단골이었다고 미국 언론은 전한다. 트럼프가 과거 커크를 지목하며 “그가 청년들과 이뤄낸 것은 (…) 히스패닉을 제외하면 우리에게 가장 큰 변화였을 것이다. 찰리, 당신이 해준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는 일화도 보도됐다.
트럼프는 커크의 죽음과 관련해 이날 밤 백악관 집무실에서 찍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4분짜리 영상에서 커크는 “진실과 자유를 위한 순교자”라며 “지금껏 젊은이들한테 그처럼 존경받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또 “수년간 급진 좌파는 찰리와 같이 훌륭한 미국인들을 나치와 세계 최악의 대량 학살자, 범죄자들에 비교해왔다”며 “테러리즘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는 “이 잔혹 행위와 다른 정치 폭력에 기여한 모든 이들을 찾아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밴스 부통령도 여러 건의 글을, 돈 주니어는 장문의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려 커크의 죽음을 추모했다.
미국 언론이 전한 소셜미디어 영상을 보면 커크가 총에 맞아 숨지기 전, 그는 미국 내 총기 범죄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있었다. 질문자가 “지난 10년 미국 내 몇명의 총기 난사범이 있었는지 아느냐”고 묻자 그 “갱단 폭력을 세냐 아니면 빼냐?”라고 농담 섞인 답을 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김병기 “정청래한테 사과하라 그래!”…여당 투톱 특검법 두고 충돌
- [속보] ‘3대 특검법 개정안’ 국회 통과…수사기간 연장
- 이 대통령, 내란 특별재판부에 “무슨 위헌이냐…국민 의지가 중요”
- KT “5561명 유심정보 유출 확인”…김영섭 대표 사과
- 권성동은 “가”였는데…체포동의 ‘반대 1표’ 미스터리
- [속보] 권성동 의원 체포동의안 가결…국힘 불참
- 미 ‘구금 한국인’ 귀국버스, 애틀랜타공항으로 출발
- 이 대통령 “제가 최대 피해자…검찰개혁, 정부가 주도”
- 인천 맨홀 사고 직원 구하려 몸 던진 ‘5남매 아빠’…3명에 새 생명
- “살해당할뻔” 말에 “제발” 송언석 망언이 ‘탄식’이라는 곽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