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만원 빌렸는데 이자만 9000만원… 악질 사채 일당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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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취약계층을 상대로 소액을 빌려준 뒤 지인과 가족을 협박하는 방식으로 최대 6만%의 이자를 뜯어낸 불법 사채업자 일당이 붙잡혔다.
11일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대부업법 위반·채권추심법 위반 등 혐의로 불법 사채 조직원 32명을 검거하고 이 중 11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올해 7월 개정 대부업법이 시행되면서 연 60%를 넘는 초고금리 대출이나 주변인을 협박해 추심하는 등의 반사회적 계약은 모두 무효로 간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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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율 6만% 연체 연장비 日 5만원
SNS 박제, 전단지 제작 협박 일삼아

금융 취약계층을 상대로 소액을 빌려준 뒤 지인과 가족을 협박하는 방식으로 최대 6만%의 이자를 뜯어낸 불법 사채업자 일당이 붙잡혔다.
11일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대부업법 위반·채권추심법 위반 등 혐의로 불법 사채 조직원 32명을 검거하고 이 중 11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관할 관청에 신고하지 않고 2020년 7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피해자 103명에게 약 7억1,000만 원을 빌려주고, 원금의 2배가 넘는 18억 원을 챙겼다. 경찰은 이 가운데 15억 원 상당을 '기소 전 추징 보전(범죄 수익을 재판에 넘겨지기 전에 동결)'했다.
가족·지인에 욕설, SNS에 박제

피해자들 대부분은 급전이 필요한 저신용자들이었다. 조직은 '신용불량자 대출 가능'이란 광고를 포털사이트 카페에 게시한 뒤 관심을 보이면 먹잇감으로 삼았다. 10만~30만 원 소액을 빌려준 뒤 차용증을 들고 찍은 얼굴 사진과 가족·지인의 연락처 10개를 담보로 받아냈다. 빌린 돈은 6일 뒤 갚아야 했는데 금리는 연 이자율 기준 4,000%에 달했다. 기간 내 상환하지 못하면 하루 5만 원씩 '연장 요금'도 붙었다. 30만 원을 빌린 피해자 A(31)씨는 연장비 포함 311만 원을 상환했는데 연 이자율로 따지면 약 6만%였다.
가족, 친구, 학교 선·후배 사이인 일당은 △영업팀 △추심팀 △출금팀 등으로 나뉘어 조직적으로 범행했다. 연체가 발생하면 3단계에 걸친 악질적 추심이 시작됐다. 대출을 안내한 영업 담당자가 욕설을 쏟아내고, 추심팀이 합세해 동시에 협박했다. 피해자 지인들을 초대해 단체 채팅방을 만들고 담보로 받은 '차용증 셀카'를 유포하거나, 협박성 문구와 함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하는 이른바 '박제'도 일삼았다. 피해자 얼굴 사진을 이용해 전단지를 제작하기도 했다.
무서운 속도로 불어나는 이자를 감당하지 못한 피해자에게는 또 다른 사채업자를 소개해줬다. 이렇게 '돌림 대출'을 받으며 갚아야 할 돈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204회에 걸쳐 7,000만 원을 빌린 B(34)씨는 이자 9,000만 원을 더해 1억6,000만 원을 상환했다.
'스마트 출금' 악용 흔적 지워

철저히 비대면으로 영업했고 단속 회피용 내부 매뉴얼까지 만드는 등 치밀하게 대응해 범행이 4년 넘게 이어졌다. 특히 카드, 계좌 없이 애플리케이션(앱)만으로 돈을 인출할 수 있는 '스마트 출금' 서비스가 악용됐다. 피해자 휴대전화로 발송된 인증번호를 가로채 출금팀이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현금을 뽑아 가는 방식이다.
지난해 4월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동일한 수법으로 추심당한 사례를 수소문한 끝에 같은 해 7∼11월 피의자를 특정했고, 일당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조직원 전원을 붙잡았다. 아울러 유사 범죄를 막을 수 있도록 본인 인증이 이뤄진 스마트폰과 ATM 간 거리가 멀면 추가 확인을 거치는 등의 제도 개선을 금융감독원에 제안했다.
올해 7월 개정 대부업법이 시행되면서 연 60%를 넘는 초고금리 대출이나 주변인을 협박해 추심하는 등의 반사회적 계약은 모두 무효로 간주된다. 이자와 원금 모두 갚을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경찰 관계자는 "미등록 업체이거나 이자 제한을 초과한 사채는 금융이 아니라 범죄이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최현빈 기자 gonnal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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