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장남 주중대사 인선…최태원 민간외교와 교차
글로벌 현안 직접 챙기는 최태원…민간 채널로 존재감
엇갈린 SK-노 가문…1조 규모 재산분할 대법 판결 눈앞

33년 전 한·중 수교의 첫발을 내디뎠던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이 이재명 정부의 첫 주중대사로 낙점됐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동생이기도 한 그는 수교 30여년 상징성을 등에 업고 외교 무대 전면에 섰다. 정치권은 "중국과의 갈등을 피하려는 상징적 카드"라는 평가와 "실질적 변화는 미지수"라는 신중론을 동시에 내놓는다.
재계는 대한상의 회장으로 민간외교를 이끌어온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대비에 주목한다. 정부가 역사적 상징을 전면에 세운 반면, 기업은 경제 협력 채널을 맡게 되는 구조가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외교 현장에선 교차하는 두 집안의 이름이 법정에선 1조원대 재산분할 소송을 사이에 두고 맞서는 상황이다. 정치·외교와 사법·경제가 겹쳐진 이번 대립 구도는 SK 지배구조와 정부 외교 전략 모두에 파장을 남길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재명 정부 첫 주중대사 의미
주중대사는 한반도 안보와 경제를 둘러싼 외교 무대의 핵심 자리다. 이재명 정부가 첫 주중대사로 '노태우 장남'을 택한 건 단순 인사가 아니라 정치적 메시지라는 해석이 힘을 얻는다. 미국·일본 중심 동맹 노선을 유지하면서도 중국과의 긴장을 관리하겠다는 신호라는 것이다.
노 이사장은 지난 2012년 동아시아문화재단을 설립해 교류 활동을 이어왔고 2016년에는 중국 청두시 국제자문단 고문을 맡았다. 지난달엔 대통령 특사단 자격으로 방중해 중국 지도부와 회동했다. 상징성과 경험을 동시에 겨냥한 인선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정치적 함의도 가볍지 않다. 노 이사장은 김영삼 정부 시절 잠시 여당에 몸담았으나 이후 5·18 민주화운동 유가족을 찾아 사죄하며 화해와 통합의 행보를 보여왔다. 여권에선 "분열의 정치를 끝내려는 이재명 대통령의 의지가 인선에 반영됐다"는 해석이 뒤따른다.
재계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최태원 회장으로 향한다. 그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글로벌 공급망, 반도체, 배터리 같은 굵직한 현안을 직접 챙기며 정부 외교가 미처 닿지 못하는 부분을 메워왔다. 주요 국제 포럼과 정상외교 일정마다 동행해 방중·방미 일정을 소화한 것도 이 때문이다. 현안이 산적한 글로벌 무대에서 민간 채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이번 정부가 역사적 상징성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기업 민간외교의 무게감은 달라질 수 있다. 그렇다고 최 회장의 역할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SK그룹은 배터리·반도체 패키징·에너지 등 중국과 직결된 사업 비중이 크다. 결국 정치·역사적 상징은 정부가 맡고, 산업·경제 협력이라는 실질적 성과는 기업이 담당하는 '투트랙' 구도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힘을 얻는다.
대법원 결정 앞둔 '세기의 이혼'
시선은 법정으로도 옮겨간다. 노 이사장의 누나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최 회장이 6년째 이어온 이혼 소송이 막바지에 다다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 사건을 직접 논의하기로 하면서 사실상 최종 결론을 앞둔 국면에 들어섰다. 앞서 1·2심에서 엇갈린 판단이 내려진 만큼 이번 결정이 소송의 향방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는다.
핵심 쟁점은 △㈜SK 지분의 재산분할 범위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300억원 실체 △전원합의체 회부 여부다. 2심 재판부는 노 전 대통령 자금 일부가 SK 성장에 기여했다고 보고 1조3800억원 분할을 인정했으나, 최 회장 측은 "선친 증여로 취득한 특유재산"이라며 SK 주식을 부부 공동재산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맞섰다.
'비자금 300억원' 실체도 여전히 풀리지 않은 매듭이다. 노 관장 측은 '선경 300억' 메모와 약속어음을 증거로 제출하며 SK 유입설을 주장한 반면, 최 회장 측은 "검찰 수사에서도 확인된 바 없다"며 강하게 부인해왔다.

나아가 법조계 일각선 "설령 불법 정치자금이 실제 확인되더라도 이혼 소송에서의 재산분할 판단에 직접적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가사 사건 특성상 자금 형성 과정의 합법·불법 여부보다 해당 재산이 혼인 기간 중 부부 공동생활에 기여했는지가 핵심이라는 이유에서다. 따라서 대법원이 이번 사건에서 새로운 법리를 세우지 않는 한 비자금 실체가 밝혀지더라도 판결 결과에 큰 변화가 없을 수 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대법원은 이미 기록 검토를 마쳤다. 오는 18일 결론을 내고 선고일을 지정할 가능성이 크다. 파기환송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과 함께 그대로 확정될 수 있다는 시각도 병존한다. 어떤 결론이든 SK 지배구조와 경영 안정성에 적지 않은 파장을 남길 것이란 전망이 재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강민경 (klk707@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선박 36척 빌려쓰는' 포스코, HMM 인수 검토
- [보푸라기]MG손보 영업종료 …'2년 시한부' 예별손보 어떻게 될까
- '회초리 드니 돈 벌었다'...코스닥, 상폐위기 탈출 안간힘
- 대한항공, 이코노미 좌석 '3-3-3' 원상복귀 유력
- "58%라더니 사실은 7%"…소비자 홀리는 '눈속임 할인'
- SK하닉, '엔비디아 승부' 선점 쐐기…HBM4 마지막 관문도 앞섰다
- 이자 갚기 벅찼던 한화에어로 덕에…1.7조 대박난 곳
- 호텔업계, 너도나도 '김치 담그기' 나선 까닭은
- 태광, 애경산업 품긴 품었는데…아쉬움 남는 이유
- 르노 세닉 E-Tech, 국내 전기 SUV 경쟁서 두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