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가 기준 되는 순간, '경전철 목동선'이 던진 딜레마 [視리즈]
경전철은 달리고 싶다 2편 목동선
늘 막히는 양천구 일대 도로
재건축까지 예고된 상황
부동산 개발 이뤄지는 지역
장래 인구 전망 바꿔 재도전
인구 감소하는 지역의 딜레마
지하철 2호선 당산역과 양천구 신월동을 잇는 목동선. 2024년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탈락하면서 목동선 구축 계획은 일단 멈춰섰다. 하지만 목동선 12개역 중 11개역이 있는 양천구의 수요는 여전하다. 양천구 측은 '재건축으로 늘어나는 인구 순증 효과'를 덧붙여 예타를 다시 신청할 방침을 세우고 있다. 문제는 '인구'가 기준이 되면 '인구 감소 지역'에선 도시철도를 놓을 명분이 사라진다는 점이다. 목동선에 숨은 딜레마다.
![인구가 증가하면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사진 | 연합뉴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11/thescoop1/20250911142006038hggu.jpg)
정부가 '철도'를 새로 깔 때 고를 수 있는 사업 방식은 두가지다. 첫째는 민간자본(이하 민자) 사업이다. '돈이 될 만한' 사업이라면 유치가 어렵지 않다. 반면, '돈이 될 것 같진 않지만 반드시 해야 할 사업'은 정부나 지자체가 이끈다. 도로나 철도 개통이 대표적인데, 이를 '재정사업'이라 일컫는다. 다만, 정부ㆍ지자체가 사업을 추진한다고 모두 '재정'을 풀 수 있는 건 아니다.
재정 사업을 펼치려면 '예비타당성(이하 예타)' 조사를 받아야 한다. 조사 항목은 경제성, 정책성, 지역균형발전 기여 등이다. '서울 경전철을 달리고 싶다' 1편에서 언급했듯 청량리역에서 목동을 잇는 강북횡단선은 예타를 통과하지 못해 사업이 멈췄다.
이때 예타를 통과하지 못한 사업은 또 있었는데, 다름 아닌 '목동선'이다. 목동선(그림①)은 지하철 2호선 당산역(영등포구)에서 시작해 안양천을 건너 지하철 5호선 오목교역(양천구)~목동~서부트럭터미널~신월동으로 뻗어 올라갈 계획이었다.
'안 막히는 날이 없다'는 서부간선도로 일대의 부담을 덜어줄 새로운 교통망의 밑그림이었다. 서울시가 목동선을 재정 사업으로 추진한 건 2020년이다. 양천구의 급증하는 교통수요에 대처하기 위해서였다.
서울시는 그해 목동선을 2차 서울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서 선정한 지역균형발전 효과가 큰 6개 노선(우이신설 연장선ㆍ난곡선ㆍ강북횡단선ㆍ면목선ㆍ목동선ㆍ서부선)에 포함하기도 했다. 이듬해인 2021년 서울시는 목동선의 '예타 조사'를 신청했지만, 언급했듯 2024년 '경제성' 부족으로 탈락했다. 1을 넘겨야 하는 비용편익 분석(B/C)에서 0.75가 나왔다.

목동선의 경제성이 약하다는 걸 알고 있었던 서울시가 대규모 개발계획으로 인한 장래 교통대란 방지, 생활교통 여건 개선, 신월동 일대 상권 형성 기대, 교통 복지 등의 대책을 내놨지만 예타 조사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건축 사업으로 양천구 내 세대가 2만7945세대가 늘어난다는 점도 반영되지 않았다. 예타 조사 단계에서 반영할 수 있는 '개발계획' 단계에 들어가지 못했다는 점이 악재로 작용했다.
이때 나온 예타 최종 보고서의 내용을 보자. "… 현시점에서는 (양천구의) 순증하는 인구 규모를 파악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다. 아직 개발계획 단계에 미치지 못해 조사의 수요 분석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예타란 문턱을 넘지 못했지만, '목동선'의 수요는 여전하다. 특히 양천구 주민의 바람이 크다. 목동선 중 1개역(당산역)을 제외한 나머지 11개역이 모두 양천구에 있어서다.
하지만 같은 계획으론 예타를 받을 수 없다. 플랜 자체를 바꿔야 예타 신청이 가능하다. 양천구 측은 '인구 순증 규모'를 좀 더 구체화해서 예타를 신청해야 한다고 목소리가 나온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서울시가 2021년 예타 조사를 위해 제출했던 2만7945세대보다도 더 많은 세대가 (양천구에) 입주하기 때문에 이를 반영해 예타를 다시 신청해야 한다."
이 주장을 좀 더 구체화해보자. 정비구역 지정 단계에 있거나 조합 설립이 이뤄진 목동 재건축 아파트 단지가 실제로 들어서면 5만3000여호가 자리잡는다. 목동 1단지부터 14단지까지 재건축 후 늘어나는 가구만 정리해도 2만호에 달한다. 양천구에 따르면, 한 가구당 평균 가구원은 2.37명(8월 기준). 2만호가 늘면 순수하게 증가하는 인구만 4만7400명이다.
양천구 전체 인구가 42만6992명이라는 걸 감안하면, 재건축으로 늘어나는 인구는 전체의 10% 이상이다. 양천구 주민의 말을 들어보자. "앞으로 인구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재건축 사업이 개발계획 단계까지 가야만 예타 조사에 반영된다는 건 이해하기 어려운 기준이다. 그래서 재건축 사업의 인구 유입 효과를 최대한 반영해 예타 조사를 다시 신청해야 한다."
![목동선은 지하철 2호선 당산역에서 시작해 양천구 신월동으로 이어지는 노선으로 계획됐다. [사진 | 뉴시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11/thescoop1/20250911142008530xhnm.jpg)
다만, 이 지점에선 생각해볼 게 있다. '미래 인구 증가'란 이유로 목동선이 예타 조사를 통과한다면 양천구 입장에선 좋은 일이다. 하지만 이는 '미래 인구'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은 지역엔 새로운 도시철도를 구축하지 못하는 근거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교통격차 해소라는 도시철도 구축 목적과도 어울리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인구 감소가 예고된 지역에서 '경전철 사업'을 평가할 다른 기준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새서울특별위원회 위원장)은 "경전철 사업은 경제성의 관점이 아닌 이동권 측면에서 적극 추진해야 할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경제성 평가가 낮고 인구 증가도 기대하기 어려운 지역에도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도시철도가 달릴 수 있을까.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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