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절대 짝퉁 없다더니…1위 업체도 가짜 목걸이 팔아 ‘사과’ [가품전쟁①]

이가람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r2ver@mk.co.kr), 변덕호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ddoku120@mk.co.kr), 김혜진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heyjiny@mk.co.kr) 2025. 9. 11. 09:36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구구스, 루이비통 ‘가품 판매’ 적발
중고명품 플랫폼 신뢰 추락 불가피
[사진 = 뉴스1]
중고명품시장의 선두주자인 구구스가 가품을 판매해 뒤늦게 논란이 일고 있다. 구구스에서 가품을 거래한 사실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구스는 자체 감정과 환불 및 배상 절차를 진행해 소비자 피해를 수습했지만, 가품을 걸러내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11일 매경AX 취재를 종합하면 A씨는 지난 7월 구구스 온라인몰에서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루이비통의 목걸이를 구매했으나 모조품이었다.

A씨가 구매한 목걸이의 제품명은 컬러 블라썸 BB 스타 펜던트다. 18K 로즈골드와 핑크자개, 다이아몬드의 조화가 독특해 인기를 끌었다. 현재 루이비통 공식홈페이지에서 452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A씨가 수령한 목걸이는 체인과 다이아몬드를 연결하는 고리의 모양과 자개 장식의 굴곡 등에서 진품과 차이를 보였다. 통상적으로 사이즈 구애를 받지 않는 명품 목걸이나 귀걸이의 가격은 중고라도 크게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A씨도 고가에 구매한 상태였다.

A씨는 가품일 가능성을 제기하며 구구스로 목걸이를 돌려보냈다. 이후 구구스는 자체 검증 끝에 가품 판정을 내렸다.

구구스는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중고 명품 거래 전문 플랫폼이다. 동종업계에서 가장 많은 물량을 보유한 만큼 거래액과 거래량 모두 우위를 점하고 있다. 업종의 특성상 구구스는 지난 2002년 설립 이후 20년간 끊임없이 가품 판매 의혹에 휘말려 왔다.

그때마다 구구스는 홈페이지에 상품을 등록하기 이전에 가품이라는 사실을 파악하거나, 재감정·재검수를 통해 진품 식별을 받으며 위기를 넘겨왔다. 하지만 이 사건으로 소비자에게 직접적으로 가품이 전달된 사례가 나오게 됐다.

구구스 관계자는 “가품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는데 심려를 끼쳐서 송구하다”며 “구구스에 입점된 협력업체가 판매한 제품으로, 통신판매중개자로서 협력업체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고 사태 수습에 최선을 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미 피해 고객에게 사과하고 결제액 환불 처리와 배상금 지급을 완료한 상황”이라며 “유사한 사태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내부 프로세스 전면 검토에 착수하고 규정 위반 모니터링 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셀러 및 직원 교육 수준도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재 구구스는 정기적인 교육을 시행해 협력업체에 가품 판매 금지와 하자 공개 필수, 패널티 부과 사유 등을 강조하고 있다. 제품 검수 인원도 100명에 육박해 중고명품업계에서 가장 많다.

무신사·크림·발란·이마트도…끝없는 시장 불신
루이비통 진품 목걸이와 구구스 가품 목걸이의 차이. [사진 = 루이비통 홈페이지·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중고명품업계에서 가품 판매가 이뤄진 것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다. 대표적으로 무신사의 피어오브갓 에센셜 티셔츠 가품 사건이 있다. 무신사에서 티셔츠를 구매한 소비자가 크림에 되팔려던 과정에서 가품 통보를 받았다.

무신사는 생산·유통 방식별 특징이 있는 제품이라고 반박하며 위조품을 판별할 권한이 제조사인 피어오브갓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크림은 피어오브갓에 공식 감정을 의뢰했고, 피어오브갓은 부사장 명의로 가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무신사는 문제의 티셔츠 판매를 중단했다.

무신사와의 공방에서 승리한 크림도 가품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최근 세인트 마이클 티셔츠를 55만원에 판매했으나 가품이었다. 특히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던 누리꾼들이 사진만으로도 가품임을 눈치채 크림에 대한 실망감이 컸다.

발란이 지난 2022년 판매한 태그호이어의 고가 시계도 가품 판명을 받았다. 배터리를 교체하기 위해 태그호이어 매장을 찾은 소비자가 가품이라는 이유로 서비스를 받지 못하면서 발란은 이미지 타격을 입었다.

롯데온은 이세이미야케의 바오바오백을 회수했고, 이마트 트레이더스에는 스투시 맨투맨이 가품 판정을 받은 이력이 있다. 한국명품감정원은 로고의 마감 처리와 라벨의 모양이 진품과 상이하다고 판단했다. 이마트는 판매 중단과 환불 조치를 병행했다.

주얼리 가품 폭증…최근 5년새 최대 규모 단속
관계 기관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월부터 지난 2월까지 약 3년 동안 소비자상담센터 및 국제거래소비자포털에 접수된 주요 온라인 플랫폼 가품 관련 상담 건수는 1572건으로 집계됐다.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특허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위조상품 단속 현황 자료에서도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적발된 가품을 정품 가액 가치로 환산하면 4061억9000만원에 달한다. 최근 5년 사이 최대 규모다.

항목별로 장신구의 비중이 3762억6000만원으로 가장 컸다. 지난 2022년(124억8000만원) 대비 30배 넘게 늘었다. 이어 가방(129억4000만원), 시계(94억4000만원), 의류(22억7000만원) 등 순이었다. 경기 불황과 가치 소비 확산으로 수요가 가방에서 주얼리로 옮겨간 모습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소비자가 플랫폼을 믿고 별도로 정품 여부를 확인하지 않는다”라며 “그 신뢰를 깨뜨리는 거래가 발생할 경우 소비자는 문제의 플랫폼을 손쉽게 떠날 뿐만 아니라, 중고명품업계 전반을 향한 소비자 신뢰도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