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노] 아버지도 아들도 ‘대한민국 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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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직장이 옛말이 된 지는 오래.
아무튼, 이런 시대에 한 직장 또는 자기가 처음 일을 시작한 분야에서 진득하게 버티며 최고의 숙련가·전문가가 되는 건 쉽지 않습니다.
2012년 아버지와 같은 회사에 입사했고, 플랜트설비생산부를 거쳐 지금은 소형모듈원전(SMR)·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생산부에서 ITER 제작 생산파트장으로 일하죠.
고민철 씨는 이런 노력으로 지난 9일 아버지처럼 판금제관 직종 대한민국 명장으로 뽑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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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직장이 옛말이 된 지는 오래.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곳에서 젊음을 바쳐 일하다 정년퇴직하는 게 ‘미덕’이고 당연하던 시대는 실버 세대의 기억으로만 존재합니다. “가르쳐 놓으면 딴 데 가고, 사람 만들어 놓으면 도망간다”는 푸념도 이른바 ‘꼰대 문화’일 뿐인 시절입니다. 나쁘게 볼 일은 아닙니다. 세상이 변한 거죠.
궁금해서 찾아봤습니다. 관련 통계가 있네요. 통계청이 지난 6월 발표한 ‘2023년 일자리 이동 통계’를 보겠습니다. 최근 5년간(2018~2023년) 일자리 이동 규모와 비율을 비교하면 유지율은 점차 감소하고, 이동률은 점점 증가합니다. 사회보험 국세자료 등 일자리 행정자료에 등록된 전체 취업자 중 입사 후 계속 근무하는 유지율은 1년 내 68.2%에서 매년 떨어져 5년 내 39.6%까지 추락합니다. 반대로 직장을 옮기는 이동률은 1년 내 15.7%에서 해마다 상승해 5년 내는 31.8%까지 오르죠. 갈수록 이직이 활발해진다고 볼 수 있겠네요.
또 2023년 기준 이동률은 근속 기간이 짧을수록 높았는데요. 1년 미만 취업자 10명 중 4명(39.5%)이 직장을 옮겼습니다. 연령별 이동률은 29세 이하(21.1%), 30대(15.6%), 60세 이상(14.1%) 순입니다. 결국 젊은 층이 취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직하는 비율이 매우 높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적성에 맞는 직장을 새로 구하거나, ‘진짜 꿈’을 찾아 도전하거나, 임금이 많은 곳으로 옮기거나, 복지·여가를 추구하는 등 다양한 이유가 있겠죠.
아무튼, 이런 시대에 한 직장 또는 자기가 처음 일을 시작한 분야에서 진득하게 버티며 최고의 숙련가·전문가가 되는 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더 돋보이고 빛납니다.

10일 한 부자(父子)의 이야기가 전해졌습니다. 아버지 고윤열(67) 씨는 40년간 조선·해양 철구조물을 제작했습니다. 1978년 HD현대중공업에 입사해 퇴직할 때까지 사우디 주베일 산업항, 동해가스 설비 등 굵직한 현장을 두루 거친 베테랑입니다. 고윤열 씨는 2004년 제관 직종 ‘대한민국 명장’으로 선정될 정도로 뛰어난 장인이었습니다.
아들 고민철(43) 씨는 재능과 성실함에서 아버지를 빼닮았습니다. 2012년 아버지와 같은 회사에 입사했고, 플랜트설비생산부를 거쳐 지금은 소형모듈원전(SMR)·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생산부에서 ITER 제작 생산파트장으로 일하죠. ITER는 미래 에너지원인 핵융합 발전의 상용화 가능성을 실증하기 위해 35개국이 참여하는 국제 공동 연구개발 프로젝트. 그는 고도의 정밀성이 요구되는 현장에 3차원 측정기기인 ‘레이저 트래커(Laser Tracker)’를 도입하는 등 생산성 향상에 이바지했습니다.
고민철 씨는 이런 노력으로 지난 9일 아버지처럼 판금제관 직종 대한민국 명장으로 뽑혔죠. 명장은 산업 현장에서 15년 이상 근무하며 최고의 숙련 기술을 보유한 장인에게 정부가 수여하는 ‘영예’입니다. 아무나 명장이 될 수는 없죠. 올해 탄생한 명장은 11명, 그만큼 어렵고 귀합니다. 고민철 씨는 이번에 명장 반열에 오른 11명 중 유일한 40대로, 최연소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조선 분야에서 부자 명장이 탄생한 건 고 씨 부자가 처음입니다. 정말 뜻깊은 일이네요. 축하와 존경의 인사를 건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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