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호제의 먹거리 이야기] 후추와 관세 시대

전호제 셰프 2025. 9. 1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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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제 셰프 = 요즘 관세에 대한 뉴스로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가 들썩인다.

아마도 후추는 가장 많이 사용하는 향신료일 것이다.

대신 페퍼밀이라는 후추를 가는 기구를 사용한다.

그나마 합리적인 소비 방식은 통후추로 구입하고 쓸 때마다 페퍼밀로 조금씩 사용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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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제 셰프. ⓒ News1 김일창 기자

전호제 셰프 = 요즘 관세에 대한 뉴스로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가 들썩인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향신료에도 장기적으로 영향이 있을까 하는 고민도 든다.

아마도 후추는 가장 많이 사용하는 향신료일 것이다. 가까운 베트남은 최대 후추 수출국이고 인도와 브라질도 그 뒤를 따른다. 이 나라들이 모두 높은 관세를 부과받았다.

높은 관세율을 받은 후추 수출국들

이런 상황을 보면 가격은 좀 오를 수 있을 것 같아 어느 정도 양은 미리 주문했다. 보통 양식당에서는 통후추를 많이 구입해 놓는다. 대신 페퍼밀이라는 후추를 가는 기구를 사용한다.

서양음식에서 후추는 음식 전반에 요긴하다. 새우나 랍스터를 데칠 때 파슬리 줄기, 레몬, 양파, 당근에 화이트와인과 통후추를 넣으면 향긋하면서 해산물의 비린 맛을 잡아주는 국물을 만들 수 있다. 이것을 '코뜨블리옹'(Court Bouillon)이라고 한다. 주방에서 남은 야채를 활용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새우 하나 익히는데 이런 정성이 필요한가 할 수도 있지만 그냥 맹물에 데치는 것과는 차이가 크다.

맛있게 새우를 데치는 방법은 코트블리옹에 적절하게 간을 하고 머리만 제거한 새우를 90퍼센트만 익힌다. 새우가 익으면 코트블리옹을 쏟고 준비한 얼음을 한번에 부어준다. 새우는 여기서 급속으로 식으면서 촉촉함을 유지한다.

랍스터. (롯데쇼핑 제공)

비린 맛을 잡고 향을 더해주는 후추

고기요리에도 후추가 빠지지 않는다. 스튜를 만들 때 고기 겉면에 소금과 통후추를 갈아서 뿌려주고 팬에서 센불에 색을 내어준다. 이렇게 해서 고기 육즙을 잡아준다. 고기에 붙어 있던 후추는 미묘한 풍미를 스튜 국물에 남겨준다.

크림을 넣은 파스타에서도 후추는 특별한 존재감을 준다. 마늘과 간수, 올리브오일도 맛을 더하지만, 후추가 없다면 미완성의 맛이다. 때로는 굵게 갈아 넣은 통후추 자체로 유일한 부재료가 되기도 한다.

이렇게 서양 음식은 후추로 시작해서 후추로 마무리한다고 할 정도다. 요새는 디저트에도 활용을 넓히고 있다. 후추를 넣은 밀크쿠키는 깊은 우유향을 소소한 매운맛으로 마무리해 준다.

기업에서도 후추 맛을 강조한 제품도 많이 출시된다. 단맛을 더 깔끔하게 잡아주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선호하는 가벼운 매운 향을 주기 때문이다.

디저트에도 활용을 넓히는 후추

이렇게 다방면으로 사용이 많아지는 상황에서 관세가 문제가 되는 건 나쁜 소식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그나마 합리적인 소비 방식은 통후추로 구입하고 쓸 때마다 페퍼밀로 조금씩 사용하는 것이다.

또 밀폐용기에 담아두면 후추를 좀 더 향기 나게 오래 보관이 가능하다. 관세가 정말 후추가격을 올릴지 모르지만 미리 대비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opini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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