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압·서·방' 재건축사업 20곳 '일몰제' 위기…서울시 구제안 검토

김지영 기자, 이민하 기자 2025. 9. 11.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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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사업 일몰제 주요 내용/그래픽=이지혜

서울시 내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장 20여곳이 '정비구역 일몰제'에 따라 지정 해제 위기에 놓였다. 서울시는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하는 식의 구제 방안을 검토 중이다.

10일 머니투데이 취재 결과에 따르면 서울에 과거 한 차례 연장된 이력이 있는 정비구역은 총 24곳(재건축 20곳, 재개발 4곳)으로 확인됐다. 이 중 재건축의 경우 이미 일몰 기한이 만료된 사업장도 다수 포함돼 해제 위기에 놓인 상태다. 재개발 사업의 경우 일몰 기한이 오는 2027년으로 아직 기한이 남아있다.

현재 일몰제 대상으로 거론되는 사업장은 '압·서·방'(압구정·서초·방배), 여의도 등 주로 서울 핵심지에 포진됐다. 이들 사업장은 조합 설립 이후에도 시공사 선정, 주민 갈등 등을 이유로 사업 진행에 차질을 겪고 있는 상태다.

정비구역 일몰제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시정비법)'에 따라 일정 기한 내 사업이 추진되지 않을 경우 정비구역 지정을 해제하는 제도다. 지난 2017년 도시정비법 개정을 통해 도입됐다. 정비구역 지정 후 △2년 내 추진위원회의 승인 미신청 △3년 내 추진위원회 비구성·조합설립인가 미신청 △ 추진위 구성 후 2년 내 조합설립인가 미신청 △ 조합설립인가 후 3년 내 사업시행계획인가 미신청 △재개발 정비구역으로 지정 후 5년 내 사업시행계획인가 미신청하는 경우 등이 해제 요건이다.

도시정비법에는 조합원 3분의 1이 동의한 경우 2년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뒀다. 다만 현행 법에 연장 횟수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이 없는 탓에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법제처는 2020년 "정비구역 지정 기간 연장은 1회에 한정된다"는 해석을 내놓았고 이후에는 추가 연장이 불가능하다는 기조가 정해졌다. 앞서 1회 기간을 연장했던 구역은 법적으로는 지정 해제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정비구역 해제 시 가장 큰 우려는 기존에 부여됐던 각종 인센티브가 모두 사라진다는 점이다. 정비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적용됐던 용적률 상향, 건폐율 완화, 기반시설 분담 감면 등 혜택이 사라지고 향후 재지정도 사실상 불투명해진다. 정비사업을 위해 추진된 시간과 진행 성과는 모두 '매몰비용'이 된다.

서울시는 일몰제 문제가 실제로 정비구역 해제까지 이어지지 않도록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특히 해당 20여곳이 모두 아파트 단지 정비사업인 점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규모 아파트 정비사업장이 일괄로 해제 위기를 맞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정비구역 일몰제로 실제 정비구역 지정이 해제된 사례는 2020년 정릉506과 2020년 마포구 신수 2구역 두 곳이다. 모두 단독주택 재건축 단지다.

만약 일몰 기한이 지나더라도 바로 정비구역이 해제되는 것은 아니라고 시는 설명했다. 실제로 도시정비법에는 '정비구역을 해제하려면 지방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또 구역 해제를 위해서는 주민 공람 및 의견수렴, 시의회 자문,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 복수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사실상 수개월의 '추가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시는 이 기간 내 해당 구역의 사업 여건을 재검토하고, 추진 가능성이 있는 곳은 해제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행정적 유예 조치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일부 사업장이 일몰기한 연장 후 재연장 시점이 도래하는 상황에서도 사업이 지체되면서 지정 해제 기한을 넘긴 상황이라 현실적인 해결책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1회 연장해 다시 일몰 시점이 되더라도 무조건 '해제'하는 것은 오히려 비현실적인 조치"라며 "조합원과 시민의 의사를 반영해 일몰 대상 지역도 정비사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을 통한 다양한 구제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지영 기자 kjyou@mt.co.kr 이민하 기자 minhar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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