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물 도로 갖다 놓으면 죄 안 된다"는 충남교육청...특정 사학 '면죄부' 논란

윤형권 2025. 9. 11.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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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교육청이 한국K-POP고등학교(케이팝고)의 교직원 부정 채용 문제를 두둔하고 나서 비판 받는 가운데, 앞서 케이팝고가 정부보조금을 빼돌려 실시한 '재단이사장 사유지 옹벽 공사'에 대해서도 면죄부를 준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10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도교육청은 케이팝고가 '교육환경 개선공사' 목적으로 2022년 1억1,800만원의 보조금을 받은 뒤 학교법인 천수학원 이사장 박모씨 개인 소유의 토지 옹벽공사에 약 7,430만 원을 사용한 것과 관련, "처벌에 따른 실익이 없어 종결 처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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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했으니 문제없다"는 궤변으로 사학 감싸
셀프 교사 채용 비위 알고도 문제 없다며 '쉬쉬'
"감시자 아닌 변호인" 무너지는 충남교육 신뢰
충남 홍성 한국K-POP고가 정부 보조금으로 사유지에 옹벽 공사를 해 해당 교장이 '배임' 의혹을 받고 있는데, 충남교육청은 해당 사유지를 학교에 기부했다는 이유로 면죄부를 줬다는 것을 “훔친 물건 도로 갖다 놓으면 죄 안 된다”는 의미로 풍자한 그림. 삽화 = 박종범 기자

충남도교육청이 한국K-POP고등학교(케이팝고)의 교직원 부정 채용 문제를 두둔하고 나서 비판 받는 가운데, 앞서 케이팝고가 정부보조금을 빼돌려 실시한 ‘재단이사장 사유지 옹벽 공사’에 대해서도 면죄부를 준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2023 국정감사에서도 지적 받았지만, 교육청은 ‘처벌을 해도 실익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해당 사건을 덮었다. 특정 사학재단을 과도하게 싸고 도는 충남교육청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10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도교육청은 케이팝고가 ‘교육환경 개선공사’ 목적으로 2022년 1억1,800만원의 보조금을 받은 뒤 학교법인 천수학원 이사장 박모씨 개인 소유의 토지 옹벽공사에 약 7,430만 원을 사용한 것과 관련, “처벌에 따른 실익이 없어 종결 처리했다”고 밝혔다. 국가 보조금으로 학교용지가 아닌 사유지 공사를 한 사실이 교육청 감사에서 적발됐고, 그에 따라 이후 이사장의 기부를 통해 2022년 8월 24일 '학교재산에 편입'된 만큼 문제 삼기 힘들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지역 교육계에선 ‘도를 넘는 도교육청의 케이팝고 감싸기’라는 비난이 나온다. 한 공립고 교감 A씨는 “도둑이 물건을 훔친 뒤 경찰에 적발됐고, 장물을 제자리에 도로 갖다 놓으면 도둑의 죄가 사라지는 것이냐”며 “교육청의 논리가 교육적이지 않은 것은 물론, 아주 해괴하다”고 비판했다.

실제 해당 문제가 본보 보도로 알려지면서 2023년 국정감사 당시 서동용 의원이 “명백한 배임이고, 철저한 조사를 통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지만, 도교육청은 아랑곳하지 않은 셈이다. 김지철 충남도교육감은 3선 연임 제한에 걸려 내년 6월 임기가 종료된다.

이 때문에 교육계에서는 ‘충남교육청이 사학 비리의 감시자가 아니라, 변호인’이라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충남 B학교 임경수 교사는 "공립학교 같았으면, 관계자들이 즉각 파면됐을 것"이라면서 "모두가 왜 교육청이 특정 사학에 관대한지 궁금해한다”고 전했다.

도교육청이 케이팝고의 교직원 채용 비리 의혹을 두둔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해 9월 케이팝고는 K씨를 정교사로 앉히기 위해 교내 규정을 어겨가며 채용 절차를 진행했다. 인사위원회 위원 정원을 갑자기 늘렸고, 채용 심사 대상자인, 기간제 교사 K씨를 인사위원회 위원으로 참여시켰다. ‘셀프 채용’이란 내부 문제제기가 있었지만, 도교육청의 승인을 거쳐 지난 2월 케이팝고 정교사로 임용됐다. ‘셀프 채용’ ‘채용 비리’ 논란이 비등했지만, 당시 도교육청은 “K씨가 정교사에 응모하기로 ‘마음먹기 전’에 인사위원회에 들어갔을 수도 있지 않냐”며 “그 경우 어떻게 문제 삼을 수 있냐”고 항변, 논란에 기름을 붓기도 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케이팝고 교사 채용에 문제가 있다는 다수의 민원이 국민신문고와 권익위에 제기됐고, 지난 6월 권익위-교육부를 통해 사건을 넘겨받았다”며 “최근 케이팝고에 대한 감사를 실시한 만큼 결과를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한 공립고 교감은 “비난 여론에 따라 마지못해 하는 뒷북 감사이고, 감사를 받아야 할 교육청의 감사가 얼마나 효과를 낼지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윤형권 기자 yhknew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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