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70 보수연합' 해체, 민주당 초장기 집권도 가능 [정한울의 한국사람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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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에 대한 오해⑯ 제21대 대선 이후 세대정치의 변동

60대의 보수지지연합 탈퇴
필자는 최근 발간한 동아시아연구원 "6070 보수연합의 해체와 4050 친민주성향의 뿌리" 보고서를 통해 제21대 대선의 세대투표에서 가장 주목할 현상은 민주화 이후 유지되어온 6070세대의 보수지지 연합이 해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30 남성과 여성 사이의 투표 격차와 극우화 논란에 관심이 쏠리는 바람에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한국 정치지형을 고려하면 기본 축이 무너지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현상이다.
6070세대가 보수의 근거지 역할을 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1차 탄핵 이후 치러진 2017년 제19대 대선에서조차 6070세대에서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득표가 문재인 후보를 더블 스코어로 앞섰다(2017 출구조사 결과). 2022년 20대 대선에서도 60대는 '윤석열 65% 대 이재명 33%', 70대 이상에서는 '윤석열 70%, 이재명 29%'로 2배 이상 보수후보를 더 지지했다. 4050세대가 더불어민주당의 지지기반 역할을 하고, 2030세대는 보수후보와 민주당 후보가 경합하는 양상이었다(2022 출구조사).
그러나 2025년 대선에서 70대는 보수후보 지지의 근거지 역할(김문수 64%, 이재명 34%)을 했지만, 60대는' 김문수 후보 49% 대 이재명 후보 48%'로 2030세대와 함께 대표적 경합세대로 변신했다(2025 출구조사).
정당지지에서도 6070 지지율이 역전
정당지지율에서는 6070의 보수지지 이탈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전국지표조사 및 한국갤럽 조사에서 60대는 공히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을 역전했다. 70대의 경우 한국갤럽조사에서는 아직 국민의힘 지지가 앞서지만, 전국지표조사에서는 경합하는 양상으로 바뀌었다.
변화추이를 보면 전체적으로 국민의힘 지지율이 하락하는 가운데 70대에서 보수정당에 대한 지지가 남아있지만, 60대에서는 공히 계엄탄핵을 거치면서 보수정당 지지 철회 및 민주당 지지 상승 현상이 확인된다. 계엄과 탄핵, 대선을 거치며 4050세대의 더불어민주당 우위현상은 더욱 강화되었고, 경합세대로 분류되었던 30대도 더불어민주당 지지우위 세대로 바뀌었다.
20대만 양당 지지가 경합하는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세대 효과는 ①나이 들수록 보수화되는 '연령효과(aging, 생애주기 효과)' ②청년기의 정치성향이 유지된다는 '코호트(cohort) 효과' ③특정시점의 사회적 충격이 세대에 미치는 영향, 즉 '기간(period) 효과'로 나뉜다(Bhatti and Hansen 2012; Tilley and Evance 2013). 세 효과를 중심으로 보수지지연합 해체현상을 살펴 보기로 한다.
① 기간효과로서의 계엄과 탄핵
단기적인 요인으로는 무엇보다 계엄과 탄핵의 충격이 크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결정에 대해 4050세대는 각각 84%가 잘된 결정이라 보았다. 2030세대 역시 73~76%가 탄핵에 동의했다. 주목할 점은 70대 이상에서도 잘된 결정이라는 여론이 52%, 잘못된 결정이라는 인식이 43%로 약간 찬탄여론이 우세했고, 특히 60대에서는 62%가 탄핵에 긍정적이었다.
극우논란을 낳은 서부지법 사태와 구속자에 대한 대응에 대해서도 전 세대에서 "불법폭력이므로 엄정처벌해야 한다"는 의견이 "윤 대통령의 부당한 구속에 대한 정당한 의사표현이므로 선처해야 한다"는 의견을 크게 앞섰다. 4050세대에서 엄정처벌해야 한다는 입장이 85~86%로 강했고, 2030세대에서도 극우화에 대한 우려와 달리 79~82%가 용인하지 않는 여론이었다. 보수지지를 철회하고 있는 60대에서도 68%, 70대 이상에서도 54%는 "불법폭력이므로 엄정처벌하라"는 입장이다.
②386 효과인가?
보다 중장기적인 변화요인으로는 상대적으로 진보적, 친민주 성향의 386세대가 고령화되면서 60대 이상 보수세대를 대체하고 있는 현상이 꼽힌다.
연령대를 5세 단위로 세분화하여 주관적 이념점수 평균을 보면 70-74세는 6.1점, 75세 이상은 6.3점이다. 확실히 보수적 성향이 뚜렷하다. 그러나 60대는 다르다. 60-64세 전반기는 4.9점으로 4.5~4.8점에 포진한 4050세대와 비슷한 수준이고, 65~69세는 5.6점으로 70대에는 못 미치만 보수 성향에 무게중심이 있음이 확인된다. 60대 전반기와 후반기의 이념적 성향 차이는 상대적으로 진보/친민주당 성향이 강한 소위 86세대가 60대를 잠식하고 있는 현상의 결과로 보인다. 통계청의 주민등록인구 데이터를 연령대와 그들의 출생연대를 교차해보면 소위 386세대(1960년대생)는 이미 60대의 63.7%를 차지하고, 현재 60대의 36.3%만 1950년대 생이다. 4년만 있으면 60대 모두가 386세대로 대체될 예정이다.

③ 386세대의 진보성이 유지되고 있다
2002년 16대 대선부터 2025년 21대 대선까지 23년간의 여론조사를 통해 386세대로 분류될 수 있는 1958년생~1972년생의 주관적 이념점수를 추적해보자. 이들 386 집단의 주관적 이념점수는 잠시 보수화 경향을 보이다 2017년 이후 다시 하락하며 2002년 시점의 진보적 이념위치로 회귀한다. 1940년대, 1950년대의 전후 산업화 세대가 50대와 60대를 넘어서면서 지속적으로 보수화하는 것과 대비된다.
386세대의 경우 나이들수록 보수화된다는 ‘연령 효과’보다는, 청년기의 정치적 태도 형성기의 정치성향이 시간이 지나도 유지된다는 ‘코호트 효과’와 가까워보인다. 386세대는 물론 현재 진보/친민주 진영의 최대진지 역할을 하고 있는 4050세대와 최근 친민주 성향이 강화된 30대를 아우르는 중심세대(1970년대생~1990년대 생)도 진보/친민주 성향이 일관되게 유지되고 있다. 다만 2000년대 출생집단은 이전 세대에 비해 20대 초반부터 상대적으로 중도보수적 성향을 보여주고 있다.
보수의 위기, 구조화된 위기로 갈 수 있다
계엄과 탄핵의 효과는 전 세대에서 보수정당 지지를 약화시키켰다는 점에서 일종의 기간효과로 볼 수 있지만, 전 세대에 동시에 미친 단기이슈로 볼 수 있는 만큼 보수정당이 계엄과 탄핵에 대해 반성하고 혁신 비전을 내놓는다면 장기적 변동요인으로 볼 수는 없다. 그러나 386세대 및 1970-80년대생의 진보성/친민주 성향의 유지는 더불어민주당 우위구조를 장기적 현상으로 공고히 할 요인이다. 이들의 성향이 나이들어서도 유지된다면 더불어민주당 우위의 기울어진 운동장이 공고화되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서의 '20년 집권론'이 무모해보인 반면, 현재의 상황은 불가능한 시나리오로만 보이지는 않는다. 최근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결과를 보면 국민의힘과 그 지지층의 위기감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제1차 탄핵은 5년 만의 정권교체라는 단막극으로 끝났지만, 제2차 탄핵의 경우 그 예고편을 쉽게 쓰지 못할 듯하다.
정한울 한국사람연구원 원장·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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