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박또박 성장해 어느새 상금 1위…노승희 “90점 주고 싶은 시즌”[인터뷰]
OK저축은행 읏맨오픈 2연패 도전
타고난 체력·기복없는 플레이 강점
“2연패+메이저우승 하면 만점 시즌”
![2025시즌 KLPGA 투어 상금랭킹 1위 노승희가 오는 12일 개막되는 OK저축은행 읏맨오픈에서 타이틀 방어에 도전한다. [KLPGA 제공]](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11/ned/20250911071049521uiyh.jpg)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지난해 여자골프 내셔널 타이틀 한국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그는 기쁨의 눈물을 흘리면서도 똑 부러진 소감을 남겼다.
“이번 우승 한 번으로 반짝 빛나는 게 아니라, 꾸준하게 빛나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 말은 그대로 현실이 됐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이름 앞에 ‘깜짝 우승’이란 수식어가 붙었지만, 이젠 언제 우승해도 이상하지 않은 투어 최강자가 됐다.
생애 처음이자 올 시즌 투어 선수 최초로 시즌 상금 10억원을 돌파하며 상금랭킹 1위(10억 8768만원)에 등극했고, 최근 6개 대회에서 무려 5차례나 ‘톱5’에 올랐다. 최근 두 달 남짓 성적은 우승 1회, 준우승 4회, 3위 1회. 대회 초반 보이지 않던 이름은 주말엔 어김없이 리더보드 최상단을 단단히 꿰차고 있다.
매년 커리어 하이 시즌을 경신하고 있는 노승희(24)의 기세가 무섭다. 압도적인 장타도, 화려한 퍼포먼스도 없지만 강한 체력과 꾸준한 경기력을 앞세워 매주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다.
노승희는 최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올 시즌 시작하면서 1승이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도 훨씬 잘하고 있다. 100점 만점에 90점은 주고 싶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나머지 10점을 채울 기회가 왔다. 무대는 오는 12일 경기도 포천 아도니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개막되는 KLPGA 투어 OK저축은행 읏맨 오픈이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2승째를 거머쥔 노승희는 타이틀 방어에 도전한다. 지난 6월 한국여자오픈 4위에 오르며 2연패에 실패한 아쉬움을 설욕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한국여자오픈은 올해 가장 아쉬웠던 대회다. 최종 라운드에서 너무 우승을 생각한 나머지 실수가 나왔다. 그래서 이번 타이틀 방어 기회는 절대로 놓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노승희가 드라이버샷을 하는 모습 [KLPGA 제공]](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11/ned/20250911071049794wcdn.jpg)
노승희의 골프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또박또박’이다. 코스에서 경기 운영도 그렇지만, 매년 골프 기술이 한 단계씩 진화하고 있어서다.
투어 6년차 노승희는 2022년까진 눈에 띄지 않는 평범한 선수였다. 상금랭킹은 시드를 겨우 지키는 46위.
그러나 아이언샷 정확도를 높인 2023년부터 확 달라졌다. 65위(68.80%)였던 그린적중률 순위를 11위(73.34%)로 끌어올리면서 상위권 경쟁을 시작했고 상금랭킹 22위로 시즌을 마쳤다.
아이언샷을 날카롭게 벼리자 퍼트가 눈에 들어왔다. 전지훈련에서 퍼팅 훈련에 집중한 그는 2023년 평균퍼팅 81위(30.88)에서 2024년 17위(29.71)로 상승하며 생애 첫 우승을 포함해 2승을 획득했다.
그리고 올해는 평균퍼팅 순위를 8위(29.47)까지 끌어 올리며 또다시 최고의 해로 만들어가고 있다.
모두 노승희의 ‘빅피처’ 안에 있었던 걸까. 드라이버 평균 거리 234.26야드(71위)로 비거리에 약점을 갖고 있는 그는 김국환 코치와 머리를 맞대고 어프로치와 퍼트 실력을 갈고닦았다고 했다.
“비거리는 사실 타고나야 하는 거라고 생각해서 애초부터 큰 욕심은 내지 않았어요. 대신 그린 적중률을 높여야 꾸준한 성적을 낼 수 있겠다는 걸 깨닫고 많은 연습을 했는데 다행히 잘 맞아떨어졌어요. 코치님과는 요즘도 아이언샷 정확도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거든요. 올해는 퍼트도 잘 되면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노승희는 롱아이언은 아예 백에 넣지 않는다. 아이언은 피칭 웨지부터 6번까지만 쓰고, 5번과 4번 유틸리티, 5번과 3번 우드를 사용한다. 그린 공략을 위해 제일 많이 잡게 되는 5번 유틸리티와 6번 아이언 연습에 긴 시간을 쏟아붓는다. 먼 거리의 핀도 유틸리티샷으로 딱딱 붙이는 노승희표 그린 공략은 갤러리의 탄성을 자아내곤 한다.
그래도 가장 좋아하는 거리는 110~120m. “이 거리에서 9번이나 8번 아이언을 잡으면 버디 기회를 만들 자신이 있다”고 웃어 보였다. 그러면서 아이언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선 백스윙이 빨라지지 않도록 리듬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노승희는 “내 골프는 ‘꾸준함’이다. 앞으로도 꾸준하고 성실하게 플레이하면 성적은 자연히 따라올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KLPGA 제공]](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11/ned/20250911071050060wlgo.jpg)
노승희는 ‘체력왕’으로도 유명하다. 지난해 31개 대회에 모두 출전하며 100라운드를 소화, 역대 단일 시즌 최다 라운드 기록을 갈아치웠다. 올해도 US여자오픈 출전을 위해 2개 대회만 건너뛰었을 뿐 나머지 20개 대회에 모두 출전했다. 게다가 출전한 전 경기 컷 통과다.
그는 “체력은 정말 타고난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뛰어다니는 걸 좋아했다”며 “특별히 따로 체력 관리를 하진 않고 하루 푹 쉬면 금세 컨디션이 회복되는 스타일이다. ‘집순이’라서 집에서 하루 종일 쉬거나 요리하다 보면 에너지가 충전된다”고 웃어 보였다.
노승희는 이번 OK저축은행 읏맨 오픈에서 2연패를 달성하면 통산 상금 30억원을 돌파하게 된다. 현재 통산 상금 29억 1710만원을 기록 중이다.
현재 상금랭킹 1위, 대상 포인트 2위로 남은 시즌 결과에 따라 생애 첫 개인 타이틀을 바라볼 수도 있다. 노승희는 “경쟁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몸을 낮췄다.
“사실 작년에 처음 우승하기 전까지 저는 우승에 연연하는 선수가 아니었어요. 그런데 첫 우승을 한 뒤 제 실력에 믿음을 갖게 됐고 그때부터 자신 있게 했더니 좋은 성적이 따라왔습니다. 한 해 한 해 더 성장하려고 노력했던 게 모여서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 같아요. 올해 남은 목표는 타이틀 방어와 메이저 대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우승인데, 지금처럼 꾸준하게 제 플레이를 펼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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