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영 “국정원, 계엄 대응 문건 거짓 해명…내란 끝나지 않았다”
국정원 ‘단순 인용 문서’ 해명에 “실행할 것도 아닌데 왜 계획을 찾아보나”
“황원진 차장, 검토 내용 보고 받고 정무직 회의 들어갔을 가능성 100%”
(시사저널=정윤경 기자)

12·3 비상계엄 당시 국가정보원이 계엄 대응 문건을 작성했다는 의혹을 폭로한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정원의 해명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문건의 존재와 작성 경위를 둘러싼 설명이 계속 바뀌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윤 의원은 "국정원 일부 세력은 처음부터 한결같이 거짓말을 해왔다"며 "정말 떳떳하다면 내란 특검에 스스로 수사를 요청하라"고 압박했다.
10일 윤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어설픈 변명과 거짓말로 진실을 가릴 수 있다는 착각은 버려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그는 지난 8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국정원이 계엄사령부·합동수사본부 인력 파견과 중앙합동정보조사팀 구성 방안을 포함한 대응 문건을 계엄 당일 작성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과거 시나리오를 단순 인용한 문서"라며 의혹을 부인했지만, 윤 의원은 이를 "거짓 해명"이라며 재차 반박했다.
윤 의원은 문건의 개수와 유통 경로를 둘러싼 국정원의 해명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처음에는 문건이 1건뿐이라고 했던 국정원이 이후 2건이 작성됐다고 말을 바꿨다는 것이다. 그는 "왜 두 번째 문건은 처음부터 숨겼는지 설명하지 않았다"며 의도를 의심했다. 또한 "담당 부서는 문건이 실무자 혼자 작성한 것으로 어디에도 보고되지 않았다고 두 차례나 우겼지만, 오늘 두 문건 중 한 건이 부서장에게 보고됐고 심지어 2차장실 보좌관까지 열람한 것을 뒤늦게 밝혔다"고 지적했다.
특히 윤 의원은 두 번째 문건의 작성 시점에 주목했다. 이 문건은 12월4일 새벽 1시 49분, 국회가 계엄 해제 결의안을 채택한 직후에 부서장에게 전송됐고 보좌관이 1시 54분에 열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에도 불구하고 윤석열씨가 계엄 해제 선포를 하지 않아 모두가 마음 졸이며 밤을 지새던 그 시간이었다"며 "이 시간에 이미 황원진 2차장은 퇴근했다고 하지만, 2025년 대한민국에서 퇴근하면 보고를 못 받는다는 말을 누가 믿겠는가"라고 비판했다.
문서의 내용 역시 단순 참고용이라 보기 어렵다는 것이 윤 의원의 주장이다. 해당 문건에는 △국정원 직원 80여 명을 계엄사와 합수본에 파견하고 △중앙합동정보조사팀을 구성하며 △국정원이 수사권을 확보하기 위해 대통령령으로 임시 특례법을 제정하는 방안까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의원은 "불법 계엄의 밤, 인력 파견을 어찌해야 하는지를 찾아보고 그 내용을 상부에 보고하기 위해 인용하는 것 자체가 '계엄 공모'"라며 "실행할 것도 아닌데 왜 계획을 찾아보고, 왜 그 내용을 손가락 아프게 굳이 인용하여 문서를 만든단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국정원이 문서 1은 회의 시간상 정무직 회의에 보고될 수 없었다고 밝힌 데에 대해서도 "무릇 '보고'란, '서면 보고' 외에 '구두 보고'도 있다는 건 공무원 월급 한 번만 받아보면 다 아는 이야기"라며 "여러 정황을 고려해 볼 때, 황원진 차장은 정무직 회의 전 직원들로부터 00국 실무자가 검토한 내용을 구두로 보고 받고 회의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100%"라고 확신했다.
또한 윤 의원은 "여전히 남는 의문은 너무나 많다"며 "사이버 관련 부서 20명이 그날 밤 사무실에서 대기만 했는지, 아무도 지시하지 않았는데 본부 인력 30%가 자발적으로 출근했는지, 혼자 만든 문서가 왜 보고까지 됐는지, 황원진 차장은 언제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이어 "내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끝났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오히려 내란의 공모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정원은 해명 자료에서 "문서 유통 기록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파악했으나 수사 권한이 없어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 및 진실 규명에는 한계가 있었다"며 "특검 차원의 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경우 관련 자료를 충실히 제공하여 의혹이 신속하게 해소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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