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 박정연, ‘박학기 딸’보다는 박정연의 이름으로[스경X인터뷰]

하경헌 기자 2025. 9. 10.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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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 ‘트라이:우리는 기적이 된다’에서 서우진 역을 연기한 배우 박정연. 사진 솔트엔터테인먼트



배우 박정연은 아버지가 유명한 포크 가수 박학기다. 지금은 배우로서 신예 정도의 입지이지만 처음 대중 앞에 선을 보인 것은 2008년으로, 꽤 많은 시간이 지났다. 아버지 박학기의 노래 ‘비타민’을 언니인 박승연과 함께 불렀다.

박정연의 가족 중 연예인은 더 있다. 아버지 박학기에 어머니 역시 어린이 영화 ‘우뢰매’ 시리즈에 여주인공으로 출연했던 배우 송금란이다. 언니 역시 걸그룹 마틸다 출신으로 배우로 활동 중이다. 어쩌면 박정연의 끼와 실력은 필연일 수 있다.

“아버지는 늘 저를 잘 지켜봐 주시는 편인 것 같아요. 제 앞에서는 찾아보는 티를 잘 안 내시지만, 열심히 제 작품을 보신답니다. 이번에도 너무 아쉬워하셨어요. ‘왜, 12부작으로밖에 안 나오냐’고 하시기도 했죠.(웃음) 제가 이번에 주말극 ‘화려한 날들’에도 나오게 돼 금, 토, 일요일에 다 출연하게 됐는데 방송이 겹치는 토요일을 가장 좋아하셨어요.”

가수 박학기(왼쪽), 배우 박정연 부녀. 사진 스포츠경향DB, 솔트엔터테인먼트



박정연은 아버지 박학기도 열심히 챙겨보던 SBS 드라마 ‘트라이:우리는 기적이 된다’(이하 트라이)에 출연했던 극 중 한양체고의 사격부 에이스 서우진 역이다. 어두웠던 가정사와 실력만을 강조하는 어머니의 교육철학에서 힘들어하지만, 사격에 대한 애정과 분명한 목표 의식으로 굳건한 10대다. 그는 주인공인 윤성준(김요한)과 설레는 사이가 된다.

“우진이는 첫인상이, 대본에서 보면 멋있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친구였어요. 속을 알 수 없는 부분에서는 궁금하기도 했지만, 작가님과 이야기를 하다가 전사(前史)를 알게 됐죠. 어렸을 때 이혼으로 아버지가 떠나셔서, 엄마의 열정이 더 커지는 거죠. 사격밖에 모르게 큰 친구지만, 그만큼 순수한 부분도 있었던 것 같아요.”

박정연은 한눈에 만나도 여린 모습이 보이지만, 사격선수를 몸에 붙이기 위해 3개월 동안 큰 노력을 했다. 선수에 따라 다르지만 1.5㎏에서 2㎏ 정도의 공기권총을 들고 흔들림 없이 쏠 수 있어야 했다. 배이지 선생님 역 임세미, 나설현 역 성지영과 함께 경기도 안양의 사격장에서 살다시피 했다.

SBS 드라마 ‘트라이:우리는 기적이 된다’에서 서우진 역을 연기한 배우 박정연 출연장면. 사진 솔트엔터테인먼트



“처음에는 아령을 들고 내리는 연습만 했어요. 무게가 있는 자이로볼을 손목에 감고 무게를 견디기도 했죠. 처음에는 팔을 드는 것 자체도 힘들어서 힘에 겨웠지만, 연습을 거듭하니 점점 허술하지 않게 되더라고요. 한 달 동안 자세 연습만 했던 것 같아요. 총을 정말 쏘고 싶었고, 쏠 수 있게 됐을 때 감사함은 이루 말로 할 수 없었어요.”

마침 촬영은 지난해 파리올림픽 기간에 진행됐다. 오예진, 반효진, 양지인 등 금메달리스트와 깜짝 스타인 김예지 등 ‘태극 사수’들의 활약으로 금메달 3개와 은메달 3개를 딴 호성적이 박정연에게도 큰 힘이 됐다. 지금도 총을 놨지만, 가끔 이제는 재미로 쏴보고 싶다는 열망이 들 때도 있다.

“서우진이 여주인공이라 저도 이 작품에서는 가장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다른 작품을 했을 때랑 주인공이라 마음가짐이 다른 것 같지 않고요. 시청률이 올라가는 부분에 있어서, 감사함과 좀 다른 도파민이라고 해야 할까요? 계속 시청자들이 유입되는 부분이 그렇게 기쁠 수 없었어요.”

SBS 드라마 ‘트라이:우리는 기적이 된다’에서 서우진 역을 연기한 배우 박정연 촬영 현장 이미지. 사진 솔트엔터테인먼트



2020년 tvN ‘하이바이, 마마!’로 데뷔한 그는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 ‘방과 후 전쟁활동’ ‘지옥에서 온 판사’ 등의 작품을 거쳐 ‘트라이’에 합류했다. 9일에는 가수로서 직접 작업에 참여한 ‘파라다이스 위드 단구(Paradise with Dangu)’라는 반려견을 떠올리는 싱글을 냈다.

“가수와 배우의 직업은 정말 다르다고 보지만, 제겐 음악과 연기는 떼놓을 수 없는 장르에요. 음악은 아버지 때문에 자연스럽게 접하게 됐고, 크면서 연기를 배웠지만 정말 큰 기쁨을 주죠. 서로 영감을 주며 작업을 돕는 관계인 것 같아요.”

많은 스타 2세들처럼, ‘박학기의 딸’이라는 수식어도 그에게는 피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에게 따라다니던 의문 부호는 이번 서우진 역을 통해 조금씩 씻겨가고 있다. 특히 김요한과 뚝딱거리는 연애를 통해 로맨스 연기에 눈을 뜬 것도 그에게는 큰 수확이다. 열심히 하는 김요한을 통해 연기 생활의 열정을 다시 한번 크게 마음에 품은 것도 기억에 남는다.

SBS 드라마 ‘트라이:우리는 기적이 된다’에서 서우진 역을 연기한 배우 박정연. 사진 솔트엔터테인먼트



“아빠의 딸인 거는 부정할 수 없는, 맞는 말이죠. 아버지 세대에서는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실 거고요. 그 안에서 배우 박정연, 제 이름을 점점 찾아가면 좋겠어요. 나중에는 ‘아빠 박학기’로 불리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아버지의 이름에 흠이 되면 안 되겠다고 생각하지만, 아버지도 ‘네가 이 일을 하니까, 나도 더 잘 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하시거든요. 좋은 부담감만 생각하기로 했어요.”

지금까지 현실의 청춘을 많이 연기한 박정연은, 이제 ‘호텔 델루나’처럼 인생 드라마였던 판타지 속 인물들도 연기해보고 싶다. 어렸을 적 맑은 눈망울을 그대로 담아 큰 이 배우에게는 그러한 설정 역시도 꽤 잘 어울리지 않을까 싶다. 아버지의 이름으로, 그리고 그 박정연의 이름으로. ‘트라이’는 그에게 큰 도약대가 되고 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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