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아이 들쳐업고 27층 오르락…침수된 주상복합 여전히

이상엽 기자 2025. 9. 10. 20:2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아이를 업고 27층짜리 아파트를 계단으로 오르내립니다. 지난 달 인천에 내린 폭우 때문에 엘리베이터를 못 쓰게 된 건데, 하루 이틀도 아니고 한 달째 이런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이상엽 기자가 가봤습니다.

[기자]

아빠는 아이 손을 꼭 잡았습니다.

등에 둘째 아이를 업었습니다.

이렇게 18층까지 계단으로 올라가야 합니다.

[임동혁/18층 입주민 (5살·2살 아이 아빠) : 예인이 나이만큼 갈 수 있겠지? 5층까지만… {아니요. 저 10층까지 갈 수 있어요.}]

다리가 아파도, 숨이 턱에 차도 아이는 씩씩합니다.

[임동혁/18층 입주민 (5살·2살 아이 아빠) : 안아줄까? 괜찮겠어? {다리 아파요.} 하나 둘 셋. {힘내라. 힘내라.}]

지금 이 생활, 한 달 전 시작됐습니다.

지하 주차장으로 쏟아지던 물은 급했습니다.

누런 흙탕물에 차량들이 잠겼습니다.

지난해 입주한 27층짜리 주상복합 아파트, 상상도 못했습니다.

[유정복/인천시장 (지난 8월 20일) : 시장은 그렇게 막 무책임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회의를 통해서…]

침수 일주일 만에야 시장이 찾아왔고 빠른 복구를 장담했습니다.

하지만 아빠와 아이들은 아직 계단을 오르내립니다.

5살 첫째는 2살 동생이 걱정입니다.

[임예인/5살 : 비가 많이 와서 엘리베이터가 고장나서 제 동생이 많이 아파서 병원으로 데려가야 하는데…]

160여 세대 이 아파트 주민들은 대부분 다르고도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습니다.

아이를 키우고, 늙은 부모를 모시고, 임신한 태아를 살펴야 합니다.

[한초롱/8층 입주민 (26주차 임산부) : 어쩔 수 없이 출근도 해야 하고. 혹시 아이가 많이 힘들까봐…]

왜 아직까지 이런 상황인지 돌아봤습니다.

지하 2층에 마련된 휴게 공간에 와봤습니다. 이렇게 창문은 다 깨진 상태고요.

운동 기구들도 한번 비춰주시죠. 물에 잠긴 모습이 그대로 확인됩니다.

안쪽으로 더 걸어가 보면 피트니스라고 적힌 공간이 나오는데요.

지금은 이 안쪽까지 다 물에 잠겨서 쓸 수 없는 상태입니다.

주차장 빗물은 뺐지만 전기와 수도조차 다 복구하지 못했습니다.

엘리베이터는 언제 가동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습니다.

열이 40도까지 오른 아기를 업고 계단을 오르내리던 엄마는 아예 월세방을 따로 구했습니다.

[이미희/13층 입주민 (17개월 아이 엄마) : 아이가 잘못될 것 같은 불안감이 사실 제일 크거든요.]

계단을 오르다 이웃 배려에 잠깐 위로를 받습니다.

[이미희/13층 입주민 (17개월 아이 엄마) : 아기 안고 있는 상태에서는 이게 약간 옹달샘 같은 느낌이거든요.]

주민들은 1년 전부터 지자체에 아파트 주변의 막힌 배수로를 정비해달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물이 넘쳤습니다.

[이정식/입주자대표회장 : 공포 그 자체였어요. 사람 안 다쳐서 천만다행이구나…]

지자체는 숙박비 일부를 지원할 뿐 더 도울 게 없다고 했습니다.

꼭 배수로 때문에 침수된 건 아니라고도 했습니다.

[계양구청 하수팀 : 단기적으로 어떻게 저희가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은 현실적으로 없고…]

어느덧 가을이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수해의 흔적 속에 살고 있습니다.

또 큰비가 내려도 방법이 없다는 말로는 우리의 안전을 지킬 수 없습니다.

[영상편집 홍여울 VJ 김진형 작가 유승민 취재지원 김수린]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