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비위 파문 속 ‘조국 비대위’ 가시화… 역풍 자초한 혁신당

정성현 기자 2025. 9. 1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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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당 멤버 탈당에 호남 민심까지 '흔들'
"책임 정치로 이어질지 향후 대응 달려"
조국혁신당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 연합뉴스

조국혁신당이 성비위 파문으로 지도부가 총사퇴한 가운데, 당은 결국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단수 추천했다. 그러나 창당 멤버였던 은우근 상임고문까지 탈당을 선언하면서 '조국 비대위'가 위기 수습이 될지, 또 다른 역풍이 될지 주목된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국회에서 열린 혁신당 의원총회에서 서왕진 원내대표(광주시당위원장)는 "조국 원장을 비대위원장으로 추천하기로 뜻을 모았다"며 "창당 초심으로 돌아가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당무위원회가 11일 이를 의결하면 조국 체제가 공식 출범한다. 조 원장이 반대 의사를 밝히지 않아 사실상 수락이 유력하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성비위 사건 이후 여성위원회 강미숙 고문을 비롯해 창당 초기 멤버들이 잇따라 탈당했다. 피해자 대리인을 맡아온 강 고문은 "조국 전 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제3자가 수평적 구조에서 당을 이끄는 것이 더 낫다"고 지적했다. 그는 앞서 수감 중인 조 원장에게 성비위 사안과 관련해 10쪽 분량의 손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공동창당위원장과 초대 광주시당위원장을 지낸 은우근 상임고문(전 광주대 교수)도 이날 SNS를 통해 탈당을 선언했다. 그는 "피해자와 대리인에 대한 부당한 공격은 극히 위험한 일"이라며 "새 비대위가 이를 신속히 대처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피해자 측 역시 조국 추대에 부정적이다. '책임 정치'가 아니라 '자충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당내 일부 의원들도 "비대위원장이 향후 전당대회에 출마한다면 공정성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정치권 반응도 엇갈린다. 더불어민주당은 "피해자 보호가 먼저였어야 한다"며 신중론을 보였고, 국민의힘은 "조국 단수 추천은 혁신당의 자진 해산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조국은 이번 일로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며 "지금 같은 방식으로는 지지세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역 정가의 시선도 냉랭하다. 민주당 영광지역위원회 관계자는 "호남 민심은 공정성과 책임에 민감하다. 성비위 와중에 조국을 다시 앞세우는 건 지지층을 흔들 수 있다"며 "혁신당이 범여권 대안정당 이미지를 스스로 무너뜨릴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강미정 전 대변인은 지난 4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당이 피해자의 절규를 외면했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그는 자신이 성비위 피해자 중 한 명이라고 밝혔다. 오는 11월 전당대회를 통해 대표직에 복귀한다는 그림을 그려왔던 조 원장은, 이제 성비위 사태로 인한 혼란을 직접 수습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당대표 권한대행과 최고위원들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내 성 비위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의사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