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생각은?] 소상공인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의무 완화
“현장 재정부담 고려”… “장애인 접근권 후퇴”
키오스크보다 2~3배 비싼 설치비
자영업자들, 정부 결정 환영 입장
장애인들 “예외를 두는건 차별적”

장애인도 직접 주문할 수 있는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설치 의무 대상에서 소상공인은 제외될 전망이다. 정부는 소상공인들의 재정 부담을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장애인들은 시설 접근에 한계를 두는 것이라며 차별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8일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설치 의무 대상에서 소상공인을 제외하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소상공인은 음성 안내, 높낮이 조절 등이 가능한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를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일반 키오스크와 호환되는 보조기기 또는 소프트웨어를 두거나 키오스크 이용을 보조하는 인력, 호출벨을 마련해야 한다.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설치로 골머리를 앓던 소상공인들은 규제 완화를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일반 키오스크보다 2~3배 비싼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를 설치하는 것이 부담이라는 게 주된 이유다.
수원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고모(38)씨는 “정부에서 지원금이 나오더라도 200만원 정도는 직접 부담해야 한다고 들었다”며 “불경기에 장사하는 입장에선 수익을 최우선할 수밖에 없는데, 계단으로 내려가야 이용할 수 있는 카페에서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를 이용하는 손님이 얼마나 있겠느냐”고 말했다.
반면 장애인들은 키오스크 이용에 제한을 두는 것은 장애인차별금지법 개정 취지와 다르다고 반발했다. 키오스크 접근에 예외를 두는 것은 차별적이라는 설명이다.
식당이나 카페 등 업장 대부분이 소상공인이 운영한다는 점에서 보여주기식 해법이 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각장애인 이모(30)씨는 “일반 키오스크가 있는 식당에서 호출벨을 눌렀지만, 직원들이 바빠서 30분 넘게 기다린 적이 있다”며 “이런 곳들은 장애인이 주문할 때 항상 도움을 받아야 하는 셈이다. 호출 직원이 따로 있더라도 이용에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를 두고 전지혜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사실 장애인과 소상공인이 대립할 이유가 없는 문제다. 교체 비용이 문제라면 정부에서 지원금을 늘려 해결하면 된다”며 “장애인이 이용할 수 없는 키오스크가 전국적으로 보급될 때까지 방치한 정부의 책임이 크다”고 꼬집었다.

/마주영 기자 mango@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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