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여당 지원 짧은 기간 ‘밀도 높은 성과’ [이재명 취임 100일]
인수위 없이 ‘회복과 성장’ 기조
30조 추경 ‘소비쿠폰’ 내수부양
검찰개혁, 당내 이견에 野 반발
美 한인 구금·한반도 비핵화 과제

‘진짜 대한민국’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이재명정부가 출범 100일을 맞이했다.
12·3 비상계엄, 대통령 탄핵 여파 속에 치러진 조기 대선에서 당선된 이 대통령은 숨돌릴 틈도 없이 선거 이튿날인 6월4일 곧바로 임기에 돌입했다.
인수위 없이 출범한 이재명정부는 ‘회복과 성장’을 핵심 기조로 내걸며 무너진 민생·경제를 일으켜 세우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판단, 대통령 1호 행정명령으로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를 가동했다.
특히 30조원이 넘는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지난 7월 전국민을 대상으로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는 등 ‘과감한 확장재정’으로 내수부양 정책을 펼쳐 소비가 늘어나는 성과를 냈다.
또한 이재명정부는 과반 의석을 차지한 ‘거여(巨與)’의 지원사격을 바탕으로 100일 동안 개혁에 거침없이 가속페달을 밟았다. 이른바 ‘3대 특검’을 가동해 전 정부에서 벌어진 비상계엄 사태 등에 대한 고강도 수사에 나섰고, 다른 한편으로는 여당과의 협의를 거쳐 검찰청을 해체하고 기획재정부를 분리하는 내용의 정부조직 개편안을 내놓는 등 구조적 개혁에도 박차를 가했다.
인선에선 통합의 의지에 방점을 찍으며 ‘실용주의 정부’로서의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5·16 이후 64년 만에 민간인 국방부 장관인 안규백 장관에게 군 개혁을 맡겼고, 사상 첫 민주노총 출신 장관인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을 발탁하는 등 전례 없는 인사를 단행했다.
외교정책도 돋보였다. 미국발(發) ‘관세전쟁’과 미중 갈등의 격화, 북러 밀착의 심화 등 전 세계적인 경제·안보 환경 격변기에 취임한 이 대통령은 ‘국익중심 실용외교’의 원칙으로 철저하게 국민과 국가의 이익을 기준으로 접근을 시도했다.
이처럼 이재명 정부는 짧은 기간 밀도 높은 성과로 향후 국정 운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지만, 만만치 않은 과제들이 대기 행렬을 이루고 있다.
특히 검찰개혁과 관련 유달리 빠른 속도로 추진되면서 대통령실과 여당 간 이견이 노출되는 일이 반복되면서 ‘엇박자’ 지적이 흘러나오고 있다. 특검 수사와 입법 속도전에 대한 야당의 반발로 국회의 대치 전선이 가팔라지고 있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또 이 대통령은 최근 여야 대표와 오찬 회동을 하며 민생협의체 구성 합의를 이끌어 소통의 물꼬를 텄지만, 여야의 극렬한 대치로 실제 협치 성과물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외교안보 분야도 산 넘어 산이다.
관세 관련 세부 협상이나 한미동맹 현대화를 명분으로 이뤄지는 안보 협상 등은 여전히 남아 있는 데다, 최근 벌어진 미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 한국인 구금 사태와 같은 변수가 재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세심한 관리가 요구된다. 북중러 밀착 움직임 속에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체제 구축을 어떻게 진전시킬 수 있을지도 고민거리다.

/하지은 기자 ze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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