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이민당국 ‘신속 추방’-한국 정부 ‘자진 출국’ 평행선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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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새벽(현지시각) 한국인 노동자 300여명의 석방이 연기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 조지아주 구금시설 앞에 모여든 내외신 취재진 사이에서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
정부는 미국 이민 당국에 구금된 우리 국민이 자진 귀국하더라도 추후 재입국 때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미국 정부와 협상을 마무리했고, 이에 따라 대부분의 한국인 노동자들은 이날 한국행 전세기에 오를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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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진출국은 공항서 입국 못해 돌아가거나, 판사가 허가하는 경우 뿐”

10일 새벽(현지시각) 한국인 노동자 300여명의 석방이 연기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 조지아주 구금시설 앞에 모여든 내외신 취재진 사이에서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
시설 앞에는 전날 늦은 밤부터 취재진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미국 내 큰 관심을 반영하듯 엔비시(NBC), 미국 시비에스(CBS) 등에서 온 기자들도 전날 밤부터 현장을 지켰다. 오전 2시 50분께 외교부에서 ‘이날 전세기 출발이 어렵게 됐다’는 발표가 나오자, 현장에 있던 취재진이 술렁였다. 현장을 찾은 엘지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이동하는 도중에 뉴스 보고 소식을 알았다. 도대체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며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구금 한국인 노동자들은 이른 아침 이곳에서 출발해 약 430㎞ 떨어진 애틀랜타 공항으로 이동할 예정이었다.
구체적인 지연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전날 오후 1시부터 구금자들이 수용복 대신 체포 당시 입었던 사복으로 갈아입는 등 퇴소절차가 시작됐고, 구금자들의 여권도 모두 대한항공 쪽에 제출돼 수속이 진행되는 등 진행이 순조로운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당혹감은 더 컸다. 전날 밤 11시께 개인 소지품을 나눠주던 도중 직원들이 퇴근해 절차가 중단된 것으로 드러나 행정절차 등 실무적인 마무리를 하다 빚어진 일이라는 추측도 나왔다. 막판까지 쟁점이었던 공항까지 이동 수단은 한국 쪽 제공 버스가 아닌 이민세관단속국(ICE) 버스로 정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금시설에선 300여명 이동을 준비하는 낌새가 전혀 관찰되지 않았다. 시설 내부에 설치된 밝은 조명 덕분에 시설 내외부는 야간 경기 중인 경기장처럼 환했지만 어떤 움직임도 없었다. 순찰 차들만 시설 주변을 주기적으로 돌았다. 300여명이 이동하려면 최소 버스 8대 이상이 필요한 데, 시설 안에는 전날부터 주차돼 있던 버스 두어대만 있었다.

외교부에 따르면,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전날 저녁 조지아주에 꾸려진 정부의 현장대책반에 “상부의 지시로 출발이 어렵게 됐다. 10일 비행기가 뜨지는 못한다”고 일방 통보했다고 한다. 이들은 전세기 출발이 어려운 이유 등에 대해선 전혀 설명하지 않았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이민당국은 ‘신속추방’을, 한국 정부는 ‘자진출국’을 주장하면서 평행선을 그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구금 노동자 중 일부를 대리하고 있는 ㄱ변호사는 “구금시설에 들어온 뒤 서명하고 풀려나는 건 ‘신속추방’이다. 구금시설에서 ‘자진출국’한다는 건 이민법에 없는 절차”라며 “자진출국은 공항에서 입국 못하고 돌아가거나, 이민판사가 자진출국을 허가하는 두 경우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최종 해결을 위해 경유 항공편을 타고 급거 미국을 찾은 조현 외교부 장관이 예정보다 하루 늦은 이날 오전 9시 30분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면담하는 것도 이 상황과 관련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앞서 미 당국은 지난 4일 조지아 엘러벨에 위치한 현대차그룹-엘지(LG)에너지솔루션(엔솔)의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한국인 직원 300여명을 포함해 475명을 체포·구금했다. 정부는 미국 이민 당국에 구금된 우리 국민이 자진 귀국하더라도 추후 재입국 때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미국 정부와 협상을 마무리했고, 이에 따라 대부분의 한국인 노동자들은 이날 한국행 전세기에 오를 예정이었다.
포크스턴(미국 조지아주)/김원철 특파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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