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용 이벤트'가 된 결혼문화… "프러포즈에 명품가방 선택이 아닌 필수"

최영재 2025. 9. 10.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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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식장에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신혼여행 등 결혼하려면 들어갈 비용이 많은데 예비 신부가 프러포즈 때 반지와 함께 명품 가방을 원해요."

결혼식장 대관, 스드메, 신혼여행, 혼수 등 필수 비용이 1천만 원을 훌쩍 넘는 상황에서 프러포즈 이벤트조차 '반지+명품 가방'이 새로운 웨딩 문화로 표준이 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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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평균 결혼비용 1천875만우너
고비용 프러포즈로 부담 가중
SNS선 과시 위한 호텔층수 게시
전문가 "'경쟁' 변질된 청혼문화
생활안정·문화적 인식 전환 필요"
수원시내의 한 예식장에서 한 직원이 예식장 예식준비를 하고 있다. 중부포토DB

"예식장에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신혼여행 등 결혼하려면 들어갈 비용이 많은데 예비 신부가 프러포즈 때 반지와 함께 명품 가방을 원해요."

오는 10월 결혼식을 앞둔 박모(30) 씨가 10일 중부일보 취재진에게 이같이 말했다.

결혼식장 대관, 스드메, 신혼여행, 혼수 등 필수 비용이 1천만 원을 훌쩍 넘는 상황에서 프러포즈 이벤트조차 '반지+명품 가방'이 새로운 웨딩 문화로 표준이 되는 모양새다.

박 씨는 "결혼이 점점 '고비용 이벤트'가 되는 분위기라 기쁘기보단 부담이 앞선다. 주변에서 프러포즈 사진을 SNS에 올릴 때 다들 명품 가방, 5성급 호텔, 고급 이벤트장이 기본"이라며 "안 하면 무언가 부족해 보인다는 압박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이 같은 문화는 결혼 준비에 드는 고정비와 더불어 신혼부부의 부담을 더욱 가중시킨다. 한국소비자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도내 신혼부부 결혼 평균 비용은 약 1천875만 원에 달한다.

평택시에서 결혼을 준비하는 김모(33) 씨도 프러포즈 명품 가방이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스드메만 해도 400만~500만 원, 신혼여행·가전 구매까지 합치면 예산 부담이 상상 이상"이라며 "게다가 친구들 사이 '프러포즈 명품 가방'은 이제 선택이 아닌 분위기"라고 했다.

실제로 양수진 성신여대 소비자산업학과 연구팀이 지난 6월 발표한 '밀레니얼 청년들의 프러포즈 문화 속 명품의 의미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젊은 세대의 프러포즈 문화가 5성급 호텔과 명품 가방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다.

연구팀이 지난해 9월1일부터 15일까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프러포즈'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글 128건을 조사한 결과, 장소로 호텔을 정한 경우가 55건(42%)으로 가장 많았다.

이 가운데 38건은 호텔명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었으며, 그중 17곳이 5성급 호텔이었다. 특히 서울 잠실의 5성급 호텔 '시그니엘'을 이용한 경우에는 '99층', '93층'처럼 구체적인 층수를 표시한 경우도 있었다.

이어 프러포즈 시 반지 외 추가적인 예물 1개 이상이 언급된 게시물은 128개 중 56건(44%)이 해당됐다. 그중 가방이 38개로 샤넬이 19개, 반클리프(13개) 등의 명품 브랜드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연구팀은 "등급을 나누기 위해 층수까지 게시하는 형태"라며 "남들과는 다른 부를 자랑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는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에 의미를 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봤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결국 프러포즈는 둘만을 위한 것인데 이것을 SNS에 올리는 등 주변 사람들과 경쟁하듯 문화가 많이 바뀌고 있다"며 "결혼 비용 증가와 혼인율 저하, 프러포즈 성향 변화 등이 맞물리면서 사회 전반에 결혼 자체가 고비용 이벤트가 되는 악순환으로 굳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결혼을 함께 시작하는 첫길인데 현실적 생활 안정과 문화적 인식 전환이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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