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합의·조선은 갈등···울산 노동현장 '온도차'

김귀임 기자 2025. 9. 10.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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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7시간 교섭 잠정안 도출
15일 조합원 찬반투표 앞둬

HD현대중공업 노사, 이견차 팽팽
노조 지부장 크레인 고공 농성 돌입
백호선 지부장 등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조합원들이 10일 오전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의 40m 높이 턴오버크레인에 올라 농성에 돌입했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제공

현대자동차와 HD현대중공업 노조가 연속 파업 후 진행한 회사와의 교섭에서 엇갈린 결과가 나왔다. 현대차 노조는 7시간 마라톤 교섭 끝에 극적으로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반면,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부장이 고공 농성인 '골리앗 농성'에 돌입하며 파업 수위를 끌어 올리는 모양새다.

10일 울산 노동계와 산업계에 따르면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는 지난 9일 오후 1시부터 회사와 진행한 21차 본교섭에서 약 7시간의 논의 끝에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첫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이는 지난 6월 18일 상견례 이후 83일 만이다.

잠정합의안에는 △월 기본급 10만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성과금 450%+1,580만원, 주식 30주 지급 등이 담겼다. 특히 이번 합의안에는 통상임금 범위를 넓혀 확대 적용하기로 한 점이 주목된다. 노사는 합의안에 임금체계개선 조정분, 연구능률향상비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하기로 했다.

다만 노조는 그간 요구해왔던 정년연장과 주 4.5일제 등은 해당 안건을 논의 중인 국회에 맡기기로 했다. 정년연장은 현 촉탁제도를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이번 성과금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노조 요구안 대부분이 수용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오는 15일 해당 잠정합의안에 대한 전체 조합원 찬반투표를 앞뒀다. 만약 이날 전체 참여 조합원 중 과반의 선택을 받으면 올해 현대차 임단협은 끝이 난다.

순조로운 자동차와 달리 조선은 그야말로 장기화 교착 상태에 빠졌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9일 진행된 회사와의 23차 교섭에서 끝내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현대중 노조는 지난 5월 20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모두 10여 차례 부분파업을 벌인 바 있다.

노조는 회사가 조합원의 요구안을 받아들일 의지가 없다고 판단해 10일부터 백호선 지부장이 크레인 고공 농성에 돌입했다. 백 지부장은 이날 오전 9시 45분께부터 울산 조선소 내 높이 약 40m에 달하는 턴오버 크레인에 올라가 고공 농성 중이다. 울산조선소 내 고공 농성은 약 4년 만이다.

백 지부장은 "조합원의 염원 실현을 위한 교섭이 한걸음도 진전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고심 끝에 사즉생의 각오로 크레인에 올라 기업의 최고경영자에 대한 결단을 촉구하겠다"라고 밝혔다.

노조는 9일부터 재차 시작한 7시간 부분파업을 12일까지 이어가기로 했다. 12일에는 HD현대미포 등 조선 3사와 함께 HD현대 글로벌R&D센터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연다.

노사는 여전히 기본급 등 임금 인상 방식과 규모를 두고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노사는 지난 7월 18일 마련한 1차 잠정합의안인 기본급 13만3,000원(호봉승급분 3만5,000원 포함) 인상안이 부결된 후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상태다. 노조는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상여금 750%→ 900%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HD현대중공업 협력사인 하청노조도 올해 6곳의 회사와 진행하던 교섭을 최근 결렬 선언하며 파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노조가 골리앗 농성이라고 불리는 대형 크레인 고공 농성에 돌입했다는 것은 '끝장'을 보겠다는 얘기다. 이는 쟁의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리스크가 줄어든 노란봉투법 통과 여파도 있다고 보고 있다"라며 "노사 모두 추석 전 타결을 바라고 있지만, 장기 교착이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라고 전했다.

김귀임 기자 kiu2665@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