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호 “노상원이 ‘나 못 믿냐’ 한 뒤 김용현이 비화폰으로 ‘노장군 잘 도우라’ 해”

김정화 기자 2025. 9. 10.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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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호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지난해 12월10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12·3 불법 계엄 사태 관련 긴급현안질의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문상호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12·3 불법계엄 두 달 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서 전화로 “노 장군(노상원 전 사령관) 일을 잘 도우라”는 취지의 지시를 받았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문 전 사령관은 계엄 전에 정보사 소속 요원들의 명단을 민간인이었던 노 전 사령관에게 넘겨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별도로 재판을 받고 있다.

문 전 사령관은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이현복) 심리로 열린 노 전 사령관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 공판에서 이같이 증언했다. 그는 “태어나서 장관에게 전화를 받은 게 딱 두 번”이라면서 지난해 10월14일과 12월4일 김 전 장관이 자신에게 비화폰으로 연락했다고 말했다.

문 전 사령관은 “노 전 사령관이 지난해 9월쯤 북한 고위급의 대량 탈북 징후가 있다면서 정보사 요원들 명단이 필요하다고 했다”며 “10월에도 ‘부정선거’ 관련 책자를 요약해달라고 했다. 그때는 노 전 사령관이 예비역인데 도와줄 사람이 없어서 그런가 보다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 전 사령관이 요원 선발과 관련해 ‘너 나 못 믿냐’ ‘내가 너 나쁜 거 시키겠냐’라고 묻더니, 김용현 장관이 전화할 거라고 하더라”고 했다. 그는 “5~10분이 채 되지 않아 실제로 김 전 장관이 비화폰으로 전화를 해서 깜짝 놀랐다. ‘인물 서치 잘하고 있느냐, 노 장군 일 잘 도우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검찰이 “아무리 비밀 작전이라고 하더라도 상부 지시로 민간인이 요원 명단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느냐”고 묻자, 문 전 사령관은 “없다. 정상적이지 않다. 그래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장관에게 전화가 온 상황이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계엄 해제 이후인 12월4일 김 전 장관이 다시 전화했을 때는 “수고했다, 모든 일은 장관이 지시한 거다”라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일 노 전 사령관, 정보사 소속 김봉규·정성욱 대령과 함께 경기 안산시 패스트푸드점에서 ‘계엄 모의 회동’을 했다. 참여자들은 이후 노 전 사령관 지시에 따라 제2수사단 요원 선발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장악 작전 등에 가담했다.

특검팀은 노 전 사령관에게 전달된 요원 명단이 선관위 장악 작전에 이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문 전 사령관은 “(지난해)11월경 노 전 사령관이 ‘상황이 발생하면 선관위에 병력이 들어가야 된다’고 했다. 너무 황당하고 놀라서 물었더니 ‘나중에 시간 되면 알게 된다’고 했다”며 “너무 이상해서 그때부터 요원 명단에 대한 의구심이 더 컸는데, 장관 지시라는 것 때문에 선발 작업을 계속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 전 사령관이 계엄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그런 뉘앙스로 얘기했다면서, “저도 정보사령관이니까 군사적으로 전혀 계엄 선포 상황이 없으니까 황당했다. 계엄이 일어난다 하더라도 우리가 왜 선관위에 들어가나 하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법정에는 김 전 장관의 야간 운전 업무 등을 담당하는 비서관이었던 양모씨도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중순부터 노상원을 태워서 공관 안으로 데려다주는 일이 부쩍 늘었다”며 지난해 10월 중순부터 노 전 사령관이 주 2~3회 국방부 공관에 드나들었다고 증언했다.

검찰이 “11월쯤엔 여인형(전 국군방첩사령관)·이진우(전 수도방위사령관)·곽종근(전 특수전사령관) 3명을 공관촌 밖에서 태워서 국방부 장관 공관으로 데려다줬다고 했는데, 어떤 자리였느냐”고 묻자, 양씨는 “무슨 자리인지는 모르겠고, 저녁식사였는데 그 자리에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려왔다가 다시 올라갔다고 들었다”고 했다.

김정화 기자 cl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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