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기획] 경주시, 원자력·미래차 양축으로 대한민국 산업지도 다시 그린다
미래차 특화밸리·e-모빌리티 클러스터 본격화… 건천 경제자유구역 신산업 허브 부상
포스트 APEC 시대 글로벌 협력 강화… 경주시, 혁신산업 중심도시 도약

경주가 차세대 에너지와 미래 모빌리티를 중심으로 신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주시는 글로벌 기업, 연구기관과 협력망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혁신원자력(SMR) 국가산업단지, 문무대왕과학연구소, 중수로해체기술원, 글로벌 원자력 공동캠퍼스, 양성자 가속기 업그레이드 등 원자력 분야 전주기 생태계를 구축했다.

경주 SMR 국가산단은 문무대왕면 일원 113만5천㎡ 부지에 총사업비 3천966억 원을 투입해 2028년 착공, 2032년 준공을 목표로 한다. 산단은 혁신형 i-SMR 제조, 소재·부품·장비 집적, 글로벌 공급망 구축을 목표로 한다. 시는 자동차·철강, 한국원자력산업협회 및 한국방사능분석협회 회원사 등 670개 기업에 입주 제안서를 발송했다. 이어 서울에서 투자설명회를 열어 수도권 기업과 연구기관을 대상으로 투자 환경과 계획을 설명했다.

감포읍 일원에 조성 중인 문무대왕과학연구소(6천315억 원, 2026년 1월 준공 목표)는 차세대 원자로 연구개발의 중심지이며, 양남면에 건설되는 중수로해체기술원(723억 원, 2026년 목표)은 해체 기술 국산화를 추진한다. 2028년까지 감포읍에 조성되는 글로벌 원자력 공동캠퍼스(450억 원)는 16개 대학과 연계해 학·석·박사 전문인력을 양성하며, 한수원 본사와 월성원자력본부, 한국원자력환경공단과 함께 운영에서부터 폐기물 관리까지 완결된 전주기 체계를 완성한다.
여기에 양성자 가속기 업그레이드가 더해져 반도체·항공우주·원전 부품의 방사선 신뢰성 시험을 국내에서 가능하게 한다. 양성자 가속기는 2026년부터 2032년까지 200MeV 업그레이드가, 이후 2044년까지 1GeV 확장이 추진될 예정이며, 경주시는 이를 통해 연구·산업 연계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경주시는 국내외 대기업과의 전략적 협력을 또 다른 축으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달 1일 서울 삼성동 포스코 본사에서 경주시는 경북도, 포스코홀딩스와 함께 'SMR 국가산단 및 전력활용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포스코는 저탄소 철강 설비 체제 완성과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이렉스(HyREX)'라는 수소환원제철 신공법을 개발 중인데 이를 위해 2050년까지 200만 t의 청정수소 생산을 뒷받침할 대규모 전력원이 필요하다.
포스코는 경주가 추진하는 혁신형 i-SMR을 그 대안으로 보고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협약의 첫 단계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건설될 SMR 1호기를 경주에 유치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문무대왕면에 조성될 SMR 국가산단 내 기업 입주 투자를 추진하는 것이다. 경주시는 포스코의 참여 의사 표명에 따라 SMR 관련 사업 추진 동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산업통상자원부의 'SMR 제작지원센터 구축사업' 공모에 최종 선정되며 또 하나의 성과를 거뒀다. 총사업비 320억 원이 투입되는 이 센터는 SMR 국가산단 내 1만6천500㎡ 부지에 5년간 구축된다. 하이브리드 3D 프린팅, 금속 3D 프린팅 소재제조장비 등 10여 종의 첨단 장비를 갖춰 원전 중소·중견기업의 제작 역량을 높이고 시제품 생산 지원과 전문인력 양성, 애로기술 지원을 담당한다.
경주시는 SMR 국가산단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제시했다. 2023년 3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신규 국가산업단지 후보지 선정' 관련 합동 브리핑 자료에 따르면 SMR 국가산단을 통한 생산유발효과는 조성 단계에서 7천300억 원,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3천410억 원, 취업유발효과는 5천399명으로 나타났다. 가동 단계에서는 생산유발효과가 6조7천357억 원, 취업유발효과는 2만2천779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경주시의 또 다른 축은 미래차 산업이다. 최근 3년 사이 미래차 첨단소재 성형가공센터, 탄소소재 리사이클링센터, 배터리 공유스테이션 실증 허브가 구축됐고 오는 2030년까지 미래차 부품 특화밸리와 편의·안전부품 고도화센터가 조성된다. 현대모비스, 다스, DSC, 영신정공 등 기존 자동차 부품 기업들과 연계해 자율주행·전장·배터리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확장된다. 특히 배터리 공유스테이션은 원자력 전력과 결합할 경우 에너지–모빌리티 융합 모델을 만들 수 있다. 또 건천 경제자유구역(416만5천200㎡, 2028년 목표)은 원자력, 가속기, 미래차 산업을 하나로 묶는 신산업 클러스터로서 입주 기업에게 원스톱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다.
여기에 현대모비스는 지난 5월부터 경주 명계3일반산업단지에 영남권 최대 규모의 A/S 부품 물류센터를 본격 운영하고 있다. 물류센터는 현대·기아의 152개 차종, 17만5천여 개 품목의 부품을 관리한다. 하루 평균 1만4천 건 이상의 주문을 처리하는 이 물류센터는 경주의 미래차 부품 산업 기반 시설 중 하나로 평가된다.
국제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이달 24일 경주에서 열리는 '한-APEC 비즈니스 파트너십'에는 국내외 300여 개 기업이 참여해 수출상담회와 계약 체결, 블레저(bleisure)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이어 10월 16일 'APEC 회원국 경북투자포럼'에는 외투기업과 관계자 200여 명이 초청돼 SMR 국가산단과 문무대왕과학연구소 등 주요 산업 현장이 소개된다.
[인터뷰] 주낙영 경주시장, "경주는 더 이상 발전소 도시가 아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소형모듈원전(SMR) 국가산단과 미래차 산업 육성 전략에 대해 "원자력과 미래차 두 축이 경주의 새로운 천년을 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주 시장은 먼저 포스코홀딩스와 맺은 'SMR 국가산단 및 전력활용 협력 업무협약'에 주목했다. 포스코가 수소환원제철 신공법 하이렉스(HyREX)를 추진하면서 대규모 청정전력이 필요해지자 경주의 혁신형 i-SMR이 대안으로 떠올랐다는 설명이다. 주 시장은 "SMR 1호기를 경주에 유치하고 산단 내 투자를 이끌어내면 경주는 원자력과 철강, 두 산업 혁신의 동반자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공모에 선정된 'SMR 제작지원센터' 유치 성과도 언급했다. 주 시장은 "제작지원센터는 원자력 기업의 기술력 강화와 인재 양성의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차 산업과 관련해 그는 "현대모비스, 다스, DSC, 영신정공 등 기존 부품 기업과 함께 미래차 특화밸리, 배터리 공유스테이션, 편의·안전부품 고도화센터를 중심으로 산업 육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주 시장은 APEC 정상회의와 국제 협력 확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올해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글로벌 투자자와의 네트워크를 넓히고 미국 미시간주와 같은 자동차 산업 거점과도 협력해 경주를 국제 산업협력의 중심으로 키워가겠다"고 밝혔다.
주 시장은 "경주는 이제 단순한 발전소 도시가 아니다"라며 원자력과 미래차를 중심으로 산업 구조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장성재기자 blowpaper@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