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바이든-날리면' 소송 종결로 끝? 류희림 방심위 '과징금' 남았다
MBC에 제재 최고 수위 과징금 3000만 원 부과...현재 취소 소송 중
당시 다수 방송사들 "보도 잘못 인정" 사과하며 방심위 제재 피해
[미디어오늘 박재령 기자]

MBC '바이든-날리면' 보도에 대한 정정보도 청구소송이 외교부의 소 취하로 3년 만에 종결됐다. 하지만 해당 보도가 허위라며 류희림 체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MBC에 부과했던 과징금은 그대로다.
지난해 4월 방심위는 2022년 9월22일, 9월23일자 MBC 뉴스데스크 <윤 대통령 '비속어' 논란> 등 리포트에 법정제재 최고 수위 과징금 3000만 원을 부과했다. 이에 대해 MBC가 제기한 행정처분 취소소송은 아직 진행 중이다. 지난해 8월 서울행정법원에 본안이 접수됐지만 아직 변론기일이 잡히지 않았다.
방심위는 MBC의 '바이든-날리면' 보도가 객관성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MBC가 정정보도를 해야 한다는 서울서부지방법원 1심 판결(2024년 1월)에 따라 '바이든-날리면' 보도가 허위라고 본 것이다. 방송심의 규정 14조는 '방송은 사실을 정확하고 객관적인 방법으로 다루어야 하며, 불명확한 내용을 사실인 것으로 방송하여 시청자를 혼동케 하여서는 아니된다'이다.
MBC가 항소를 예고한 상태라 1심 판결이 뒤집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도 방심위는 의결을 강행했다. 김유진 당시 야권 추천 위원은 “1심을 가지고 방심위가 심의한다는 것이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 방심위는 최소심의가 원칙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윤석열 대통령 추천 이정옥 위원은 “'바이든'이라고 믿는 국민이 많다고 하셨는데 믿는 국민이 더 많은 진실인가”라며 “제가 많은 경험과 취재를 해보니 분명히 A인데 국민들이 B로 믿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당시 MBC를 제외한 다른 방송사들은 보도가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하며 제재를 피했다. 의견진술자로 방심위에 출석했던 KBS 통합뉴스룸 정치부장은 지난해 2월 방송소위에서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뉴스를 만들어야 할 공영방송 제작진으로서 해당 보도가 시청자 여러분께 혼란을 초래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명확히 판정할 수 없는 특정 단어를 써서 보도했다는 점에서 잘못된 보도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TV조선 부본부장도 “낙인효과라고 해야 할까. 이튿날 김은혜 당시 홍보수석 이야기가 나오고 다시 들어봤을 때는 판단하기 쉽지 않았다. 이런 일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반면교사 삼아 충분히 사실확인 거치고 안 되면 최대한 조심스럽게 접근하겠다”고 말했다.
방심위 심의에 '항의성' 발언을 했던 MBC, YTN, JTBC는 각각 법정제재 '과징금', '관계자 징계', '주의'를 받았다. 반면 채널A는 행정지도 '의견제시'를 받았고 KBS, SBS, TV조선, MBN은 행정지도 '권고'를 받았다. 법정제재는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시 감점 사유로 적용되는 중징계다.

심의 대상에 오른 방송사들 다수는 심의 전 △'바이든'이라고 명시된 기사 제목, 영상 자막, 기사 문구를 'OOO'으로 바꾸거나 △윤석열 대통령 발언 자막을 지우거나 △전체영상에서 관련 리포트를 삭제하거나 △해당 날짜의 방송을 비공개하거나 △사과 문구를 포함하거나 △정정보도 MBC 패소 판결 결과를 고지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관련 기사 : 사과하면 봐준다? 희대의 '바이든-날리면' 심의를 파헤치다]
[관련 기사 : '바이든→OOO' 심의 앞둔 방송사들 리포트 고쳤다]
MBC는 전용기 탑승 배제 보도 등 '바이든-날리면' 관련 후속보도로도 법정제재를 연이어 받았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심위지부는 지난해 6월 성명에서 “(방심위는) '바이든-날리면' 최초 보도 이후, 후속보도 3건 및 법원과 방심위의 판단에 대한 보도 3건 등 총 7건의 MBC 방송에 대해 법정제재를 결정했다. '바이든-날리면' 관련 벌점만 22점”이라고 했다.
류희림 체제 방심위가 의결했던 법정제재는 법원 판결을 통해 취소되고 있다. 2023년 9월 류희림 전 위원장 취임 이후 의결된 방송 제재 취소소송에서 방송통신위원회는 1심 기준 '25전25패'를 기록 중이다. 재판부는 허위보도가 아님에도 공정성·객관성 위반으로 중징계를 의결하는 것이 언론 자유를 위축시키는 재량권 일탈·남용이라고 판결하고 있다.
지난 4일 서울고법 민사13부(문광섭 부장판사)는 '바이든-날리면' 보도 관련 외교부가 MBC를 상대로 제기한 정정보도 청구 소송에서 강제조정 결정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지난달 18일 외교부에 소 취하를 주문하며 음성감정 결과와 다수 언론 보도, 발언의 맥락 등을 고려하면 윤 전 대통령이 '바이든'이라 말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관련 기사 : 외교부 '바이든-날리면' MBC 소송 취하…법원 “맥락상 '바이든은' 해석 가능”]
[관련 기사 : '바이든-날리면' MBC 취재진, 3년 만에 윤석열 명예훼손 무혐의]
'바이든-날리면'을 보도한 기자들의 명예훼손 소송도 무혐의로 끝났다. 국민의힘이 2022년 9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발한 건이다. 서울경찰청은 지난달 18일 박성제 전 MBC 사장, 박성호 전 MBC 보도국장 등 취재진 10명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를 증거 불충분 사유로 불송치 결정했다. 경찰도 불송치 결정문에서 “(윤 전 대통령의) 발언이 사실인지 여부조차 명확하게 확인할 수 없으므로 (바이든) 자막을 곧바로 허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여자의 얼굴을 한 방송사 비정규직 - 미디어오늘
- TBS 구성원들, 9월 ‘공영방송 복원의 달’ 선포 - 미디어오늘
- 시민들이 직접 느낄 수 있는 방송3법 개정 효과 짚어줬으면 - 미디어오늘
- ‘여성 앵커 호출 논란’ YTN 대주주 “노조에서 나가라는데 절대 안 나가” - 미디어오늘
- AI가 소설 쓰는 시대? 사람을 대신할 수 없는 결정적 이유는 - 미디어오늘
- 대통령실 최초 수어통역사 “농인들의 삶과 문화 알리고 싶어” - 미디어오늘
- 중앙일보 “협치 기대 하루 만에 찬물 끼얹은 정청래” - 미디어오늘
- ‘KT 소액결제 사건’ 원인은 불법 기지국? “서버 전수조사해야” - 미디어오늘
- 민주당, 대도서관 사망·이재명 대통령 연관설 ‘가세연’ 고발 - 미디어오늘
- 중앙일보 “진보 법조인도 검찰 보완수사 폐지 반대” - 미디어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