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사진 속 이슈人] 네팔 반정부 시위에 총리 사임, 온라인 봉쇄되자 'Z세대' 분노

박영서 2025. 9. 10.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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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에서 소셜미디어(SNS) 접속을 차단한 정부 조치와 부패에 격분한 시위가 갈수록 격화하면서 결국 샤르마 올리 총리가 사임했습니다.

일부 시위대가 대통령과 총리 자택에 불을 지르거나 국회 의사당에 난입하는 등 점차 과격해지자 사태 해결을 위해 행정 수반이 물러난 것이죠.

이번 시위는 네팔 정부가 지난 5일부터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엑스(X·옛 트위터) 등 당국에 등록하지 않은 26개 SNS의 접속을 차단한 데 반발해 일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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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에서 소셜미디어(SNS) 접속을 차단한 정부 조치와 부패에 격분한 시위가 갈수록 격화하면서 결국 샤르마 올리 총리가 사임했습니다. 일부 시위대가 대통령과 총리 자택에 불을 지르거나 국회 의사당에 난입하는 등 점차 과격해지자 사태 해결을 위해 행정 수반이 물러난 것이죠. 하지만 시위는 멈출 기미가 안 보입니다. Z세대의 대규모 참여로 더욱 힘을 얻고 있습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올리 총리가 사임했습니다. 라메시 레카크 내무부 장관 등 장관 4명도 이번 시위와 관련한 책임을 지고 사임했습니다. 지난해 7월 4번째 총리 임기를 시작한 올리 총리는 1년 2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습니다. 의원내각제인 네팔에서는 총리가 행정수반으로 실권을 갖고, 대통령은 의전상 국가 원수직을 수행합니다.

이날 사임 의사를 밝히기 전에 올리 총리는 진상 조사를 지시했습니다. 그는 "정부는 SNS 사용을 중단하길 원하지 않으며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보장할 것"이라며 "이번 시위와 관련한 원인을 규명하고 향후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보름 안에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총리까지 사임했지만 시위는 갈수록 격화되는 모습입니다. 시위대는 수도 카트만두에 내려진 통행금지령을 무시하고 이날도 총리실 인근에 모여 정부를 규탄했고, 국회 의사당에 난입하기도 했습니다. 일부 시위대는 중부 간다키주 포카라에 있는 카스키 교도소를 습격했습니다. 이들은 교도소 건물 일부를 파괴, 수감자 900명가량이 탈옥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현지 매체 '온라인 카바르'는 보도했습니다. 네팔 서부 수두르파스침주에 있는 카일라리 교도소와 중부 바그마티주 랄리트푸르에 있는 교도소에서도 방화가 발생했습니다.

SNS에는 카트만두 시내와 인근 지역에서 시위대가 주요 정치 지도자들의 자택을 공격하는 영상이 공유되고 있습니다. 포우델 대통령·올리 총리·레카크 장관의 자택이 방화로 검은 연기가 퍼지는 영상이 현지 매체와 SNS를 통해 퍼졌고, 아르주 라나 데우바 외무부 장관의 아내가 소유한 사립학교도 불에 탔습니다. 특히 잘라나트 카날 전 총리 자택이 공격을 받아 그의 부인이 중화상을 입고 사망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카트만두 공항도 시위 사태로 폐쇄됐습니다.

이번 시위는 네팔 정부가 지난 5일부터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엑스(X·옛 트위터) 등 당국에 등록하지 않은 26개 SNS의 접속을 차단한 데 반발해 일어났습니다. 부패 척결과 경제 성장에 소극적인 정부에 실망한 젊은 층이 대거 시위에 가담했고, 주최 측은 'Z세대 시위'라고 주장합니다.

이번 시위로 지금까지 20명 넘게 숨지고 500여명이 다쳤습니다. 시위가 잦아들지 않자 당국은 카트만두 도심에 군 병력을 배치했습니다. 현지 매체는 혼란이 계속되자 네팔군이 다른 보안 기관들과 협력해 병력을 배치했다고 전했습니다. 일부 시위대는 경찰이 고무탄이 아닌 금속탄을 쐈다고 주장합니다. 한 시위 참가자는 "고무탄이 아니라 금속탄이었고, 내 손의 일부를 잃었다"고 AFP 통신에 말했습니다.

올리 총리가 이끈 통합마르크스레닌주의 네팔공산당(CPN-UML)과 네팔회의당(NC) 좌파 연립정부는 부패를 척결하고 경제 문제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 왔지요. 책임 있는 행정이 뿌리를 못 내리고, 부패가 오히려 더 확산되는 상황입니다.

네팔은 239년 동안 지속된 왕정을 폐지하고 2008년 연방공화국이 됐습니다. 이후 이번까지 14차례나 총리가 바뀔 만큼 정치적 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민주주의는 형식적으로는 자리를 잡았으나, 정쟁과 불신 속에 착근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지난 8일 네팔 카트만두 의사당 건물 주변에서 경찰이 시위대에 물대포를 발사하고 있습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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