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희망'에 영입한 벨라스케즈... 왜 ERA 8.87 '절망' 됐나

박승민 기자 2025. 9. 10.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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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벨라스케즈, 5G ERA 8.87로 부진
지난 5일 SSG전에서는 한 이닝 보크 2회... 무너진 모습
전반적 지표 AAA 시절에 비해 급감한 '미스터리'

(MHN 박승민 기자) 예상보다 더 큰 부진에 빠졌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투수 빈스 벨라스케즈는 이번 시즌 5경기에 나서 23.1이닝 동안 1승 4패 평균자책점 8.87을 기록하고 있다. 영입 당시 기대감에 비하면 상당히 아쉬운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등판이었던 지난 5일 문학 SSG 랜더스전에서도 4.1이닝 6실점을 기록하며 무너졌다. 피안타 7개와 피홈런 3개를 허용하며 시즌 4패째를 기록했다.

자연스레 벨라스케즈에 대체된 터커 데이비슨,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영입된 LG 트윈스 앤더스 톨허스트에 비교될 수 밖에 없다. 

데이비슨은 이번 시즌 22경기에 나서 123.1이닝 동안 10승 5패 평균자책점 3.65를 기록하고 있었다. 지표상으로는 준수한 성적이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역시 3.81에 달했다.

다만 6월 이후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6월 4경기에 나서 평균자책점 7.71, 7월 5경기에 나서 평균자책점 4.05를 기록하는 등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특히 6월 4경기 21이닝, 5월 5경기 26.2이닝을 소화하는 등 외국인 투수임에도 경기당 5이닝을 갓 넘기는 소화 이닝이 아쉬웠다. 5월까지 평균자책점 2.45에 그치는 괄목할 만한 활약을 보여줬기에 활약이 더욱 아쉽게 느껴졌다.

8월 초반까지 후반기 좋은 성적을 거둔 롯데는 대권 도전을 위해 과감하게 시즌 10승을 달성한 데이비슨을 교체했다. 10승을 거둔 외국인 투수를 교체하는 일은 리그 역사에 전례 없는 초강수였다. 좋은 구위를 바탕으로 많은 이닝을 끌어가면서 '1선발' 역할을 할 수 있는 투수가 필요했던 롯데는 메이저와 마이너에서 오랜 기간 선발 경험이 있는 벨라스케즈를 영입했다.

하지만 데이비슨의 마지막 등판인 8월 6일 경기 이후 롯데는 12연패 늪에 빠지며 일각에서는 '데이비슨의 저주'가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이 기간 벨라스케즈는 기대에 전혀 못 미치는 활약을 보였다. 리그 입성 이후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실점 이하)를 단 한 경기도 달성하지 못했다. 리그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듯한 모습이었다.

벨라스케즈는 KBO리그 입성 전 마이너리그 AAA IL에서 81.2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3.42를 기록할 정도로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선발 투수였다. 좋은 구위를 바탕으로 9이닝당 탈삼진은 10.47개에 달했으나, 9이닝당 볼넷이 5.51개에 달하는 점이 흠이었다.

롯데는 이 점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AAA에서 9이닝당 볼넷이 5.59개에 달했던 감보아는 KBO리그에 입성한 이후 그 수치가 3.76개까지 급감했다. 마이너리그와 달리 KBO리그는 ABS가 볼 판정을 하기 때문이다. 포수의 프레이밍을 통한 눈속임, 심판 판정에 따른 변수가 없다. 

다만 벨라스케즈는 KBO리그 입성 이후에도 여전히 5.40개의 9이닝당 볼넷을 기록하고 있다. 통상 KBO리그를 마이너리그 A~AA 사이 수준으로 평가하고는 한다. 리그 수준은 낮아졌는데, 제구는 오히려 나빠졌다.

포심 패스트볼의 평균 구속 자체는 감소하지 않았다. 이번 시즌 AAA에서 92.5마일(약 148.8km/h)을 기록하고 있었는데, KBO에서도 148.9km/h를 기록하고 있다. 그럼에도 KBO리그 수준에서 눈에 띄는 구위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AAA에서는 .317에 그쳤던 BABIP(인플레이 타구 안타 비율)이 KBO에서 .371까지 치솟았는데, 5경기를 소화한 시점에서 단순 불운이 반복되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AAA에서 75.8%에 그치던 콘택트율이 KBO에서는 79.9%로 오히려 치솟았다. 모든 지표가 역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5일 등판에서는 한 이닝 동안 두 번의 보크를 기록하는 등 실수를 연발했다. 예상치 못한 부진에 스스로 흔들리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롯데는 이미 2개의 용병 교체 카드를 모두 사용했다. 시즌 끝까지 벨라스케즈와 동행하는 수밖에 없다. 반등 가능성이 낮지만, 막바지까지 선발 로테이션에서 기용하는 수밖에 없다.

데이비슨의 교체 결정 자체에 명분이 부족하지는 않았지만, 점차 이번 시즌 롯데의 '최악수'로 나아가고 있다. 시즌 전 트레이드를 통해 내야진과 불펜을 보강하고, 백업 선수들이 활약하며 굳건히 3위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이제는 가을 무대 진출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까지 처져 있다. 

결국 벨라스케즈가 지난 부진을 씻고 AAA에서 보여줬던 모습을 회복하는 수밖에 없다. 벨라스케즈를 괴롭혔던 것으로 알려진 한국의 더위와 습도 역시 9월 중순이 되면 나아질 전망이다.

남은 시즌 활약을 통해 롯데의 8년만 가을 무대 진출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롯데는 10일 사직에서 한화 이글스를 상대한다. 양 팀 선발로 류현진과 알렉 감보아가 나설 예정이다.

사진=롯데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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