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언론 “한국 배터리 공장 급습, 미국 일자리 수만개 날릴 것”

미국 이민 당국이 최근 조지아주 한국 공장을 급습해 한국인을 무더기 구금한 것과 관련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꿈꾸는 제조업 부활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9일(현지시간) “이번 사건은 트럼프 정부의 이민 정책이 제조시설 건설에 필수적인 외국인 노동자의 미 입국을 어떻게 방해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며 “이 제조 시설은 궁극적으로 미국인 노동자 수만명을 고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WP는 이번 사태가 배터리 공장 건설의 특수성과 고급 기술 인력이 부족한 미국의 현실을 이해하지 못한 결과라고 짚었다. 배터리 공장 설계·건설을 위해선 오염물질 통제, 고위험 화학물질 혼합, 고전압 설비 설치 등 경험을 갖춘 엔지니어가 필요한데 이런 경험이 있는 인력은 미국 밖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엘런 휴스크롬윅 전 포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내 제조업을 되살리겠다면서 외국인 고숙련 노동자가 그 노동력의 일부가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크리스 니컬스 ‘인터스테이트 재생에너지 위원회’ 최고경영자는 “우리는 그런 공장을 짓고 인력을 배치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히 있지만 그게 당장 되는 건 아니다”라며 “공장을 세운다고 해서 조지아에 고도로 전문화된 엔지니어와 노동자 500명, 1000명이 갑자기 생기지 않는다”라고 했다.
조반니 페리 미국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 경제학 교수는 WP에 “이런 사건(이민자 단속)이 일어나면 많은 기업이 미국에 투자하기 전에 훨씬 더 신중해질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정책을 통해 유치하려 했던 바로 그 공장들을 스스로 막아버리고 있다”고 말했다.
WP는 “미국에는 이런 공장을 짓기 위해 수백명의 숙련된 외국 인력을 몇 주, 몇 달 단기로 들여올 수 있는 비자 제도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외국인 노동자 유치에 더 많은 유연성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이민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을 전했다.
지난 4일 미 이민세관단속국은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공장 건설 현장을 급습해 불법 체류 혐의로 한국인 300여명을 포함해 총 475명을 체포·구금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통합특별시에 최대 20조원 지원···2027년 공공기관 이전 우선 고려
- 한국서 ‘발 동동’ 이란인들 “거리에서 정부가 학살···히잡 시위와는 결과 달라졌으면”
- 베네수 마차도, 트럼프에 ‘노벨 평화상 메달’ 전달···노벨위원회는 “양도 불허”
- [속보]역대 최악 피해 ‘경북 산불’ 피고인 2명 징역형 집행유예
- [속보]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명재완, 2심서도 ‘무기징역’
- ‘최태원, 김희영에 1000억 증여설’ 유튜버 집유···“천문학적 지출 사실이나 수치 과장”
- [단독]쿠팡에 ‘과태료 63억’ 부과하려다 무산···2020년 노동부는 왜?
- [단독]412개 고교, 학점제 준비에 사교육 업체 불렀다···들어간 예산만 17억원
- 국내 미술시장 새해 첫 경매…김창열 물방울·구사마 야요이 나비 등 148억원 규모
- 방탄소년단 정규 5집은 ‘아리랑’…“한국 그룹 정체성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