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비위 내홍’ 혁신당…비대위원장 추대된 조국, 논문선 ‘성범죄 피해자 보호’ 강조
曺 “비당원이었기에 역할 불가…대책 마련에 최선”
혁신당, 비대위 체제로…피해자 측 “曺 위원장 반대”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이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10/ned/20250910083151933ncfk.jpg)
[헤럴드경제=김해솔·박상현 기자]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이 과거 논문에서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지적하고, ‘피해자 보호 방안’을 강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 원장은 강미정 전 혁신당 대변인의 탈당 기자회견 후에야 “당에서 조사 후 가해자를 제명 조치했다는 소식을 듣고 일단락된 것으로 생각했다”고 밝혔는데, 과거 자신의 논문에서 강조했던 것과 모순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조국혁신당은 의원총회를 거쳐 성비위 사건 조치 미흡 논란 등 당 내홍을 수습할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조 원장을 추천했는데, 피해자 측은 조 원장이 비대위원장을 맡는 것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10일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실이 입수한 조 원장의 논문에 따르면 조 원장은 2002년 서울대 법대 교수 시절 논문 ‘형사절차에서 성폭력범죄 피해여성의 처지와 보호방안’에서 “문제는 성폭력범죄 사건을 다루는 형사절차가 피해자가 자신의 목소리를 온전히 내며 피고인과 맞설 수 있는 틀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조 원장은 또한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의 과거 논문에서 “성폭력피해자는 본질적으로 강제당한 자이며, 살아남은 자이며,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웃이다. 그가 자기의 피해를 자기의 내면으로 감추지 않고 사회적 문제의 일환으로 문제화할 때, 그는 불의에 맞서 싸우는 자이며 타인의 유사한 피해를 줄여가기 위한 개혁가이기도 하다”라고 한 부분을 인용해 “동의한다”고 했다.
조 원장은 논문을 통해 성폭력범죄 피해자들에 대한 ‘2차 가해’ 문제 역시 지적했다. 조 원장은 논문에서 “성폭력범죄 피해자는 형사절차 안에서 어떤 격려와 위로를 받기는 어려웠으며, 오히려 의심과 비난의 대상이 되어 피해자의 ‘제2차 피해자화’가 초래되어 왔다”고 했다. 또 “오히려 가해남성이 피해여성을 거짓말쟁이로 몰아세우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고도 했다.
해당 논문은 ‘공당의 시스템’이 아닌 성폭력범죄 관련 수사기관 및 법원 등의 ‘형사절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조 원장이 논문 전반에서 성폭력피해자에 대한 보호 필요성을 다루고 있는 만큼, 최근 벌어진 혁신당 내 ‘성 비위 침묵’ 사태와 관련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 전 대변인은 지난 4일 국회 소통관에서 연 탈당 기자회견을 통해 혁신당 내 성희롱과 성추행 피해 사실을 폭로하며 “당의 피해자 지원 대책은 그 어떤 것도 마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강 전 대변인은 그러면서 “8.15 사면을 기다렸고, (조 원장의) 사면 이후 당이 제자리를 찾고 바로 잡힐 날을 기다렸다”며 “그러나 이제는 깨달았다. 더는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것을”이라고 말했다. 조 원장이 지난 광복절 사면 이후 당에 복귀한 후에도 당내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보호 및 사과 조치 등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으로 해석됐다.
강 전 대변인은 또 당내 성 비위 조사 과정에서 ‘너 하나 때문에 열 명이 힘들다’, ‘우리가 네 눈치를 왜 봐야 하느냐’ 등의 2차 가해가 있었고, “당무위원과 고위 공직자들 일부는 SNS에서 피해자와 조력자들을 향해 ‘당을 흔드는 것들’, ‘배은망덕한 것들’이라 조롱했다. 문제 제기는 ‘옳은 척 포장된 싸움’으로 매도됐다”고도 했다.
조 원장은 강 전 대변인의 기자회견 후 자신의 SNS를 통해 “당에서 조사 후 가해자를 제명 조치했다는 소식을 듣고 일단락된 것으로 생각했다”며 “당시 당적 박탈로 비당원 신분이었던 저로서는 당의 공식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없었다. 비당원인 제가 이 절차에 개입하는 것이 공당의 체계와 절차를 무너뜨린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 회복 과정에서 소홀했던 부분은 없었는지 반성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이러한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당내 성비위 사건 사과 및 조치 미흡 논란으로 지도부가 총 사퇴하는 등 내홍을 겪고 있는 혁신당은 전날(9일) 의원총회를 통해 조 원장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천하는 데 뜻을 모았다. 혁신당은 당 공보국을 통해 “의원 다수는 조국혁신당 비대위원장으로 조 원장을 당무위원회에 추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11일 오후 2시 당무위원회를 열고 비상대책기구 구성의 건 등에 대한 안건을 논의할 예정인데, 당무위원회 논의를 통해 비대위가 구성되면서 조 원장이 비대위원장을 맡게 될 전망이다. 현재 피해자 측은 ‘조국 비대위원장’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상태다.
주진우 의원은 “조국은 ‘성범죄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형사사법 절차가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 논문까지 써 놓고도, 정작 자당의 성범죄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과거 조국이 법원과 검찰에 요구했던 엄격한 성범죄 처리 기준이 왜 조국혁신당에는 적용되지 않느냐”며 “지금이라도 가해자 엄벌과 피해자 보호 조치를 제대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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