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슐리와 빕스가 집으로"…외식업계의 새 먹거리 'HMR'

윤서영 2025. 9. 10.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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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 대신 집밥…대세로 떠오른 HMR
"품질에 맛까지…레스토랑 메뉴 구현"
가파른 물가 상승…간편식 수요 확대
/그래픽=비즈워치

국내 외식업계가 가정간편식(HMR)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출 감소와 원가 부담을 타개하기 위한 돌파구다. 덕분에 '레스토랑 메뉴를 집에서 즐기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고객의 집으로"

HMR은 한때 식품업계의 전유물처럼 여겨진 제품군이다. 초기에는 편의성이 뛰어난 '즉석밥'과 '3분 요리'는 물론 냉장 식품, 냉동 만두처럼 신선함에 초점을 맞춘 제품들이 주를 이뤘다. 이후 2013년에 들어서는 컵밥과 국·탕·찌개 등 '한 끼 완전식' 중심으로 다변화했다. 그러나 이 같은 변화에도 HMR에서 '외식 수준의 퀄리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인식이 강했다.

이랬던 HMR이 최근 '외식 대체재'로의 기능을 톡톡히 하고 있다. 고급화·프리미엄화로 소비 패턴이 변화하면서 외식업체들이 시장에 잇따라 뛰어들어서다. 여기에 HMR은 먹거리 물가의 고공행진으로 외식은커녕 집밥을 해먹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에 좋은 대안으로 부상했다.

애슐리 쏘사삭 치킨 2종./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대표 브랜드로는 애슐리가 있다. 애슐리는 파스타, 볶음밥, 스테이크 등 뷔페 시그니처 메뉴를 가정용으로 재구성한 '홈스토랑' 라인업으로 재구성하고 있다. 최근에는 에어프라이어 전용 냉동 치킨, 전자레인지 조리 미니 피자 등 초간편 제품까지 출시해 카테고리를 넓혔다. 조리 편의성은 물론 외식 수준의 맛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빕스도 대표 메뉴인 '바비큐 폭립'을 비롯해 프리미엄 냉동 제품군을 강화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프라이팬이나 에어프라이어로 조리가 가능한 '퀘사디아 냉동 간편식'을 출시했다. 샐러드바 메뉴 중에서도 인기가 높아 간편식 출시 문의가 많았던 제품이다. 빕스는 현재 HMR 라인업을 이커머스와 오프라인에서 동시 판매하며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수익 다각화

업계에서는 외식업체들의 HMR 진출이 '선택 아닌 필수'라고 보고 있다. 매장 운영에 드는 인건비, 임대료 부담이 커지면서 온·오프라인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는 HMR은 채널 간 전환율을 높이는 촉매제가 될 수 있어서다. 특히 외식업체들은 외식에 대한 고객 니즈를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고 있다. 아울러 이미 '메뉴 경쟁력'이라는 확실한 무기도 갖고 있다.

외식업계가 이를 통해 기대하는 효과는 두 가지다. 먼저 브랜드 파워 강화다. 레스토랑 이미지를 HMR 제품에 그대로 이식해 '브랜드 프리미엄'을 높일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시장에서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레스토랑 내 시그니처 메뉴를 활용한 간편식 사업으로 추가 매출을 노릴 수 있다.

/그래픽=비즈워치

특히 국내 HMR 시장은 1인 가구와 맞벌이 가정 증가 등에 힘입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HMR 시장 규모는 2017년 3조4000억원에서 2023년 6조5300억원으로 확대됐다. 지난해에는 7조원에 육박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는 동안 매장 취식 비중은 2019년 69%에서 지난해 45%로 급감했다. 외식 대신 간편식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이야기다.

HMR 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외식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는 전년 대비 3.1% 올랐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1.7%)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이런 추세가 이어지는 한 HMR의 매력은 더욱 커지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애슐리퀸즈 스타필드 마켓 킨텍스점./사진=윤서영 기자 sy@

물론 과제도 있다. 외식업체들이 HMR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품질은 상향 평준화됐다. 하지만 가격 경쟁력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여기에 매장에서 바로 조리해 제공하던 방식에서 장기간 유통해야 하는 형태로 바뀌면서 보관 안정성과 맛 유지 등에 대한 기술적 완성도도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유통과 프리미엄 간편식 확대, 레스토랑 브랜드 파워의 결합은 시장에서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만큼 HMR을 단순 '서브 비즈니스'를 넘어 '세컨드 스테이지'로 삼으려는 움직임"이라며 "외식업계가 앞으로도 HMR 시장 내 존재감을 키우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윤서영 (sy@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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