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택자 전세대출 조이기… “전셋값 잡으려다 월세 올릴 수도”

곽창렬 기자 2025. 9. 10.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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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택자 대출 한도 2억으로 줄어
전세 대신 월세로 방향 틀 수도
서울 남산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뉴스1

정부가 7일 발표한 부동산 대책에 따라 수도권 1주택자가 받아갈 수 있는 전세대출금은 8일부터 최대 3억원에서 2억원으로 1억원가량 줄었다. 신진창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은 “손쉬운 전세 대출과 낮은 금리 상황이 맞물려 전세 가격 상승 여건을 만들었고, 10년간 작동했다는 뼈아픈 지적이 있다”며 전셋값 낮추기 위한 정책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으로 전세대출이 막힌 일부 1주택자가 월세로 전환하면서 서울 강남 등의 월세값을 밀어올리게 될 것이라는 지적을 하고 있다.

현재 2주택자의 전세대출은 완전히 막혀 있다. 반면 1주택자는 서울보증보험(SGI)에서는 3억원, 주택금융공사(HF)에서는 2억2000만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는 2억원을 받을 수 있었는데, 이를 2억원으로 일괄적으로 낮췄다. 금융위에 따르면 현재 수도권에서 전세대출을 받은 1주택자는 약 5만2000명인데, 이 가운데 전세대출 금액이 2억~3억원인 사람 수는 약 1만7000명(30%)이다. 이들의 대출 한도가 2억원으로 줄어든다고 가정하면 1인당 평균 6500만원가량 대출금을 갚아야 한다는 게 금융 당국의 추정이다.

이처럼 전세대출 한도가 줄어든 상황에서 자신이 원하는 지역으로 이사를 하려면 은행 등 금융권이 아닌 다른 곳에서 돈을 마련하거나 아니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해야 한다. 수도권 1주택자 가운데 전세대출을 받는 상당수는 자녀 교육을 위해 서울 강남 등으로 이주하는 경우가 많은데, 적지 않은 사람이 월세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있다. 전세 가격을 잡으려는 정부 정책 탓에 강남 아파트 월세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미 7월 서울 동남권(서초·강남·송파·강동) 아파트의 평균 월세 가격은 206만2000원으로 올해 1월보다 11% 넘게 상승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이번 대책이 향후 전세 대출을 더욱 조이기 위해 전세 대출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포함시키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DSR은 대출자의 연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을 규제하는 것인데, 현재 40%로 제한돼 있지만 현재 규제 대상에 전세 대출은 빠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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