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선거 9개월 앞두고 野 시도지사 절반을 수사한다니

경찰이 9일 유정복 인천시장을 공직선거법 위반과 직권남용 혐의로 입건하고, 시장 비서실 등을 압수 수색했다. 유 시장이 지난 4월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출마 당시 시청 공무원을 선거운동에 동원한 혐의라고 한다. 지난 대선에는 유 시장 외에도 여야 당내 경선에 출마한 시장, 도지사가 여럿 있었다. 그런데 강제 수사를 받는 것은 유 시장이 유일하다.
민주당은 이달 초 오세훈 서울시장과 유 시장, 김진태 강원지사 등 3명을 지목해 계엄에 동조했다며 특검 수사를 요구했다. 오 시장은 계엄 당일에 ‘계엄 해제’를 요구하는 입장을 공개 발표했는데 무슨 계엄 동조인가. 오 시장과 김 지사는 이미 명태균 관련 검찰 조사도 받았다. 이번에 유 시장이 경찰 수사를 받으며 결과적으로 민주당이 지목한 3명 모두 수사 선상에 올랐다.
이뿐 아니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해외 출장 금품 혐의 등으로, 이철우 경북지사는 지역 언론사 보조금 혐의로 경찰이 수사 중이다. 박완수 경남지사도 명태균씨 관련으로 특검 수사 대상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지방선거를 9개월 앞두고 국힘 소속 시도지사 12명 중 절반인 6명이 수사를 받는 셈이다. 경북을 제외하면 모두 민주당이 내년 선거에서 탈환을 벼르는 지역들이다.
지금 민주당은 특검 수사 범위·인력을 늘리고 기간도 연장하는 특검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수사상 필요보다는 어떻게든 특검 정국을 내년 지방선거까지 끌고 가려는 의도일 것이다. 대법원은 “특검이 무기한 연장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과거 민주당은 무리한 수사와 재판을 비판해왔다. 그런데 자신들이 정권을 잡자 수사를 선거용 정략으로 활용한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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