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전기 등 K변압기 4사, 美 데이터센터 시장 개척 활발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용 변압기 투자 150조
HD현대·효성·LS일렉·일진 등 역대급 호황

일진전기를 비롯해 국내 변압기 4사(LS일렉트릭·HD현대일렉트릭·효성중공업)가 미국에서 잘 나가고 있다. 미국의 노후 변압기 교체 수요와 신재생에너지용 신규 수요에 힘입어 변압기 시장이 이른바 ‘슈퍼 사이클’에 접어들면서 역대급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9일 전력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서는 추가적으로 데이터센터 시장이 새롭게 열리며 변압기 제조기업의 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필수 요소로 데이터센터가 꼽히는데, 이에 따라 미국 AI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확보를 위해 천문학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글로벌 데이터센터 산업은 2030년까지 미국이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전 세계에서 운영 중인 데이터센터는 지난해 기준 45.7GW인데, 이 중 46%인 21GW의 데이터센터가 미국에서 운영되고 있다. 미국은 2030년까지 추가로 52.4GW의 데이터센터가 건설될 것으로 전망되며, 투자비는 무려 810조원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건설비용 중 전기 시스템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40%로, 투자비용이 330조원에 달한다”며 “전기 시스템을 구성하는 핵심 제품인 변압기는 15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특히 데이터센터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가장 중요한 요소인 만큼 정전 등 유사시에 대비해 전력 공급설비를 이중화하는 게 일반적이다. 일반 산업체 설비에서 변압기를 1대만 설치했다면 데이터센터에서는 유사시를 대비해 2대를 설치해 운영하는 것이다. 즉, 데이터센터 1개를 수주하면 일반 산업체 수주보다 2배 매출이 일어난다는 얘기다.

미국 내 데이터센터 수요를 잡기 위해 국내 변압기 4사는 적극적으로 수주 활동에 나서면서 올해 상반기 수주잔고가 효성중공업 10조7000억원, HD현대 9조1000억원, LS일렉 3조9000억원, 일진전기 2조4000억원에 달한다.

일진전기는 지난 2010년 미국에 현지 법인을 세우고 다수 프로젝트를 수주해 미국 시장에서 신뢰를 구축했다. 데이터센터용 변압기 시장에도 빠르게 진입해 현재 미국과 캐나다에서 다수 프로젝트를 수주했으며, 현재 추가로 프로젝트 입찰을 진행하고 있어 추가적인 성과가 기대된다. 일진전기는 올 상반기에만 7580억원을 수주해 이미 작년 전체 수주의 63%를 달성했다.

일진전기 관계자는 “북미 지역 데이터센터용 변압기 수주에 더욱 집중해 시장에서 지위를 확고히 다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현황. [자료=골드만삭스·딜로이트 등 리서치 기관 전망]

K변압기 4사 수주와 수주잔고. [자료=각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