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기준 강화 이어 PBR ‘실책’…불난 집에 기름 붓는 기재부[박동흠의 생활 속 회계이야기]

박동흠 회계사 2025. 9. 9.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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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9일에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구윤철 경제부총리에게 “우리나라 코스피 PBR이 얼마인지 아십니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구 부총리는 “10 정도 안 됩니까”라고 답변하는 모습이 방송을 타면서 모든 사람을 충격에 빠뜨렸다. 심지어 부총리 주변에 앉아 있던 관료들이 10이라고 속삭이던 목소리까지 마이크를 타면서 실망감은 배가 되었다.

8월19일 코스피지수는 3151.56으로 마감했고 PBR은 정확히 1.06이었다. 10이 되려면 우리나라 종합주가지수는 3만포인트까지 올라야 한다. 참고로 기술주 중심의 미국 나스닥지수도 4.6 정도밖에 안 되고 이웃 나라인 대만과 일본은 각각 2.4, 1.6 정도이다.

PBR은 주가를 주당 순자산으로 나눈 값이다. 주당 순자산은 회사의 자산에서 부채를 차감한 순자산(자본)을 주식 수로 나눈 것이다.

예를 들어 현대차의 주가가 22만원인데 주당 순자산 계산 값은 42만원이 넘는다. PBR은 약 0.53배가 된다. 주식시장에서 현대차 주식을 22만원에 샀는데, 만약 현대차가 청산한다면 1주당 42만원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보유한 자산에서 갚아야 하는 부채를 차감한 자본은 주주의 몫이기 때문이다. 즉 PBR이 1 미만이면 청산가치보다 낮아 저평가 상태라고 본다. 단, 실제 청산이 이루어지면 자산과 부채에 대한 계산을 다시 해야 하므로 청산가치는 달라질 수 있다.

코스피 PBR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모든 기업의 시가총액을 자본 총합으로 나눈 것인데, PBR이 1.06이므로 주가가 청산가치와 큰 차이가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른 나라에 비해서 한국의 PBR이 유독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저성장의 늪에 빠지면서 주가 또한 그렇게 됐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 텐데 반드시 성장성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고질적 문제인 지배구조, 주주가치 제고 소홀 등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과거부터 오너 중심의 기업 지배구조로 인해 2세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횡령·배임 관련 사건들이 빈번했다. 또한 주주를 위한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 등에는 매우 소극적이다.

미국은 창업자 가족이 회사를 물려받지도 않고 여러 펀드로 지분이 분산되다 보니 주요 의사결정이 주주 이익을 위해 이루어진다. 일감 몰아주기 같은 일은 상상조차 할 수 없고 한 해에만 자사주 소각과 배당 등 주주가치 제고에 수십조에서 수백조원을 쓴다.

결국 이재명 정부도 상법 개정을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불러일으키는 문제점들을 고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그래야 산업이 더 성장할 수 있고, 부동산으로 돈이 쏠리면서 침체돼버린 경제 또한 살릴 수 있다. 그런 일들을 주도적으로 해야 하는 부처 중 하나인 기획재정부의 수장과 참모들의 이번 모습은 실망감을 주기 충분했다. 가뜩이나 기재부가 대주주 기준을 10억원으로 강화하는 등의 주식시장 관련 세법 개정안을 내놓으면서 투자자들의 원성이 자자했는데 이번 일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었다.

기재부의 업무 범위가 매우 넓기 때문에 주식시장만 신경 쓸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도 새 정부가 출범하며 내걸었던 정책과는 방향을 맞춰야 한다. 지금은 오로지 12·3 불법계엄 이후 나락으로 떨어진 대한민국 경제를 회복하기 위해 모두가 똘똘 뭉쳐야 하는 때이다. 정책을 추진하는 데 다시 한번 새 정부의 비전을 정확히 이해하고 부처 간 엇박자가 나지 않게끔 점검해주기 바란다.

박동흠 회계사

박동흠 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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