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평균 나이 70세 '힙합 크루'…목표는 '쇼미더머니 우승'

이은진 기자 2025. 9. 9. 20:0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경북 칠곡에만 '할머니 래퍼'들이 있는 건 아닙니다. 강원 춘천에도 평균 나이 일흔 살의 '힙합 크루'가 탄생했는데요. 힙합 경연 프로그램 '쇼미더머니'에 나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이은진 기자가 준비 과정을 담아왔습니다.

[기자]

[우리 왕언니들이 랩 한 번 뱉는다. Drop the Beat! 엣지, 랩으로 너네 때찌 랩 잘해 49년 패기와 객기 요, 요, 요 안녕하세요 몇 살이세요? 너 인사하세요.]

[내 백성들 나를 보고 Yes Sir 사과는 안 해 비난 마라 욕설 올라가는 실력은 상승 곡선!]

[우리집의 삼식이는 하루 세 끼 남태평양 똘마니는 멸치 새끼 망둥이 뛰면 같이 뛰는 꼴뚜기 새끼 Yeah!]

[무한도전 B.B Crew 함께 Yeah!]

박스티에, 모자 푹 눌러 쓴 멤버들은 한 때 '어르신'으로 불렸습니다.

지금은 어엿한 힙합 크루, 누가 물어도 난 래퍼입니다.

평균 나이는 일흔 살 이 멤버들, 올해 춘천에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신명숙/랩네임 '숙디' : 숙디 술 취해도 없어 숙취,이빨 안 털어도 없어 충치.]

[조복수/랩네임 '엣지' : 53년 살았는데 내가 이대로 가야 되나. {그냥 살어, 그냥 살어, 그냥 살어.}]

지난 6월, 소일 삼아 가던 복지관에서 랩 수업을 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노곤했고 틀에 박힌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노인들 10명이 모였습니다.

직접 쓰는 가사. 그동안 감정을 쏟아냅니다.

[박진현/랩 선생님 : 글로 한번 적어보는 거예요. 뭐 애인이 약속을 했는데 연락을 안 받았던 기억.]

[불통, 울화통, 나이트로 가지…]

[너 잠수 타면 다른 놈이랑 파티…]

이제 정식 데뷔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힙합 경연 프로그램에 낼 데모 테이프를 만들러 갑니다.

[배은옥/활동명 '작살' : 연습한 거를 오늘 발휘하러 갑니다. 그거 해봐, 그거 하자 우리. 내 나이가 뭐, 나는 멋져요.]

설렘에 떠들다가, 막상 녹음실에 입성하니 긴장됩니다.

첫 타자는 맏형인 '용감'.

[오용봉/활동명 '용감' : 나는 랩이 좋아. 삐딱한 내 모자…]

실수 연발에 굳어지는 프로듀서 표정.

[정병걸/강원음악창작소장 : 지금 방금 너무 좋았는데, 다시 한 번만 더 가볼게요. 힘 푸시고…]

크루원들 응원에 힘입어 다시 도전합니다.

[오용봉/활동명 '용감' : 나를 만나고 싶어? 복지관으로 와 봐.]

[정병걸/강원음악창작소장 : 이번 거로 가면 될 것 같은데요? {좋습니다.} 네.]

힙합으로 모인 멤버들, 각자 비슷하고도 다른 사연들이 있습니다.

[김해자/랩네임 '마미' : 제가 아이가 넷이거든요. 네 명인데, 우리 아저씨가 일찍 뇌출혈이 일어났어요.]

오래 앓은 남편을 보내고 나니, 나이 일흔이 넘었습니다.

아깝고 답답했던 내 인생.

랩을 통해 처음 내 얘기를 시작했습니다.

[김해자/랩네임 '마미' : 지금 이 랩에 발을 들여놓고 보니까 너무, 정말 너무 와닿는 거예요. 내가 옛날에 이 마음에 있었던 게 다 하루 아침에 사라지는 식으로…]

6.25 전쟁 때 부모를 잃고 미군 부대 주변에서 자란 할아버지도 랩으로 어렸던 자신을 위로합니다.

[오용봉/랩네임 '용감' : 미군들을 상대로 LP판을 팔았어요. 복지관에도 이런 힙합을 하는 동아리가 있으면 참 좋겠다, 그런 생각을… 그래 가지고 여태까지, 지금까지 온 거죠.}

나에게 힙합이란?

[배은옥/랩네임 '작살' : 살아가는 생동력과 활력소.]

[오용봉/랩네임 '용감' : 랩이란 행복 그 자체다.]

[김해자/랩네임 '마미' : 오늘 제일 젊은 날이죠. 정말 우리는 머뭇거릴 시간이 전혀 없어요. 지금 우리가 오늘 하루 보내고 내일 또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요.]

이런 진심에, 손자뻘 랩 선생님이자 매니저도 힘을 냅니다.

[박진현/랩 선생님 : 저희 선생님들 '쇼미더머니' 내보낼 계획이라서 지금 연습도 계속하고 있는데…우승 가야죠? 네.우승까지 목표 한번 해보겠습니다.]

마이크 앞에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했습니다.

도전은 계속됩니다.

[한계는 없다!]

[취재지원 장민창 영상디자인 곽세미 영상자막 심재민 영상취재 김대호 영상편집 김동준 VJ 김수빈 작가 강은혜]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