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등 전력수요 급증인데…원전 줄스톱 속 분산특구 하세월
- 지역내 AI데이터센터 등 중심인
- 에코델타·강서구 산단 인근 지역
- 전력수요 2030년 3.6배로 늘어
- 원전 운전재개 지연속 대안 없어
고리원전 가동 중단 등으로 부산의 원전 발전량이 급감하면서 지역은 물론 전국 전력 수급에 대한 우려가 커질 전망이다. 분산에너지 등을 포괄하는 재생에너지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인공지능(AI) 대전환 정책 등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이어서 원전 발전량 감소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선정도 기약 없이 미뤄지는 분위기다.
▮2030년까지 줄줄이 가동 중단

9일 산업통상자원부의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력 수요는 올해 106GW(기가와트)에서 2030년 118.1GW와 2036년 138.2GW를 거쳐 2038년 145.6GW까지 오를 전망이다. 이 기간 40% 가까이 급증하는 셈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AI 확산에 따른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과 전기차 보급 확대, 이상기온(폭염) 등을 반영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부산도 마찬가지다. 부산시에 따르면 지역 내 데이터센터 중심지이자 ‘부산형 분산특구’ 구축이 추진되는 에코델타시티 인근 3개 동(강동·명지·대저2동)과 강서구 산단 주변 4개 동(구랑·송정·미음·생곡동)의 전력 수요는 2022년 총 3094GWh(기가와트시)에서 2030년 1만1143GWh로 3.6배 급증할 전망이다. GWh는 1GW의 전력을 1시간 동안 사용한 에너지의 양을 의미한다. AI 산업화 등에 따라 부산은 물론 전국의 전력 수요가 치솟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핵심 전력 공급원인 원전이 줄줄이 가동을 멈추고 있다는 점이다. ‘개점휴업’에 들어간 부산 고리원전 1~4호기를 빼고도 2030년까지 총 7개 호기의 원전이 운영 허가 만료로 가동이 중단된다. 전남 영광 한빛 1·2호기(각각 2025년 12월·2026년 9월)와 경북 울진 한울 1·2호기(2027년 12월·2028년 12월), 경북 경주 월성 2·3·4호기(2026년 11월·2027년 12월·2029년 2월)다.
가동을 잠시 멈춘 고리 2~4호기가 순차적으로 다시 가동되기는 하겠지만 이 역시 ‘조속한 운전’을 장담할 수 없다. 실제 2023년 4월 가동을 멈춘 고리 2호기는 당시 가동 재개 시점이 ‘2025년 상반기 중’으로 제시됐으나 지금은 당국의 구체적인 설명 없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 재가동 승인이 난다고 해도 설비 교체와 시운전 등 관련 절차를 고려하면 시간은 더 지체될 수밖에 없다.
현재 울산 울주군 새울 3·4호기와 경북 울진군 신한울 3·4호기 등 신규 원전이 건설되고는 있지만 이 역시 가동을 멈추는 원전이 늘어나면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AI 외치면서 전력 충당안은 없어
새 정부에 대해서도 일부 비판이 나온다. 이재명 정부는 지난 6월 출범 이후 ‘2026년 예산안’(지난 8월 29일 발표)과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지난 8월 22일) 등을 통해 AI 대전환 계획을 가장 비중있게 제시했다. 하지만 이에 따른 전력 충당 방안은 지금까지도 구체적인 목표 수치나 이행 시기·로드맵 등을 내놓지 않고 있다. 분산에너지 활성화와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산단 구축 등의 계획 정도만 얼개 수준으로 제시했다.
현재 정부는 예비력이 충분한 데다 다른 에너지원도 있어 ‘원전 공백’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당국 관계자는 “고리원전 4호기가 최근(지난 8월 6일) 발전을 멈췄지만 (수명 연장을 위한) 예정된 절차인 만큼 전력 수급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안으로 떠오르는 분산에너지 특화지역(분산특구)도 정부의 최종 선정 절차가 계속 미뤄지고 있다. 분산특구에서는 분산에너지 사업자가 한국전력(한전)을 거치지 않고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직접 가정·공장 등에 공급할 수 있게 된다.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당초 ‘2025년 상반기 중’으로 예고됐던 특구 최종 선정은 정부의 명확한 이유 없이 연기됐고, 정부 조직 개편에 따라 산업부의 에너지 정책 기능이 신설 예정인 ‘기후에너지환경부’로 이관되면서 연내 발표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 됐다. 분산특구와 함께 ‘분산에너지 특별법’의 핵심 내용으로 꼽히는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차등요금제) 역시 현재 진행 중인 정부 연구용역의 종료 시기가 애초 올해 말에서 내년으로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차등요금제는 이재명 정부의 에너지 분야 국정과제에 포함됐음에도 시행 시기가 더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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