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저가 ‘실뱀장어’ 수입 막히나… 기대감 부푼 강화 어민들
뱀장어 ‘멸종위기종’ 분류 논의
지정땐 수입 차단… 경쟁력 상승
“외국산 없으면 가격 폭락 방지”

민물장어 치어인 ‘실뱀장어’의 국제 거래를 규제하는 방안이 추진되면서 인천 강화도에서 실뱀장어 조업을 하는 어민들이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대만산 저가 실뱀장어에 밀렸던 강화도 장어 어업인들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9일 수산업계에 따르면 오는 11월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리는 CITES(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 당사국총회에서 뱀장어 멸종위기종 등재에 대한 논의가 진행된다.
총회에서 뱀장어가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면 실뱀장어 국제 거래가 금지된다. 사실상 실뱀장어 수입이 중단돼 국내에서 실뱀장어를 잡는 어민들은 판매 가격이 올라 소득 증대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소비되는 민물장어는 실뱀장어를 키워서 유통된다. 강화 특산물인 장어는 갯벌에서 실뱀장어를 잡아 양식해 출하하는 방식이다. 뱀장어의 산란 과정은 아직 과학적으로 밝혀진 게 없다.
강화도 어민들은 3월 중순부터 5월까지 실뱀장어 조업을 한다. 강화도에 등록된 실뱀장어 조업 어선은 77척이다. 하지만 조업 시기가 더 빠른 중국이나 대만산 저가 실뱀장어에 밀려 제값을 못 받고 있는 실정이다. 민물장어를 양식하는 업체들은 강화 어민들이 조업하기 이전에 수입산 실뱀장어를 국내로 들여온다. 올해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수입산 실뱀장어 가격은 1마리당 200원 수준이다.
국제거래가 금지되면 중국이나 대만에서 실뱀장어를 들여오지 못해 가격이 정상화 될 것으로 강화도 어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실뱀장어의 60%는 모두 수입산이라는 게 수산업계의 설명이다.
인천 강화에서 실뱀장어 조업을 하는 김봉연(69)씨는 “국내 뱀장어 양식장에선 수입산 실뱀장어를 확보해놔 강화도산은 제값을 받고 팔기 어려운 구조다. 올해는 기름값도 제대로 건지지 못했다”며 “외국산 실뱀장어만 없어도 가격 폭락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면 실뱀장어 조업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아 이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관계자는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면 어족 자원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져, 금어기가 생기거나 어구를 제한하는 등의 규제가 생길 수 있다”며 “관할 자치단체에서도 이를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김주엽 기자 kjy8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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