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대전 고교야구

이성현 기자 2025. 9. 9.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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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고교야구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제도·환경적 한계가 겹치면서 지역 유망주들은 여건이 좋은 외지 진학을 택하는 등 대전 고교야구는 선수 수급 어려움에다 경기력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9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대전에서 야구부를 운영하는 고등학교는 대전고와 대전제일고, 단 두 곳뿐이다.

108년 역사의 대전고는 한대화·박희수·구대성·정민철 등 한국 야구사를 빛낸 스타들을 배출하며 명문으로 자리 잡았지만 최근 몇 년간의 성적은 신통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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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고·대전제일고 2개…중학 유망주들 타 지역 진학 선호
야외훈련장 없는 제일고, 주 3번 논산서 훈련…왕복 2시간
지역 내 한밭야구장도 타 단체 대관 사용으로 쓰기 어려워
위기의 대전 고교야구 (上)
제도·환경적 한계가 겹치면서 대전 고교야구는 선수 수급 어려움에다 경기력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사진은 9일 대전고등학교 야구부 선수들이 교내 운동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 이성현 기자

대전 고교야구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제도·환경적 한계가 겹치면서 지역 유망주들은 여건이 좋은 외지 진학을 택하는 등 대전 고교야구는 선수 수급 어려움에다 경기력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9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대전에서 야구부를 운영하는 고등학교는 대전고와 대전제일고, 단 두 곳뿐이다. 108년 역사의 대전고는 한대화·박희수·구대성·정민철 등 한국 야구사를 빛낸 스타들을 배출하며 명문으로 자리 잡았지만 최근 몇 년간의 성적은 신통치 않다. 공립학교라는 특성상 선수들은 정규 수업을 모두 마치고 오후 늦게부터 훈련을 하는 실정이다. 훈련 시간 부족 등으로 경기력이 떨어질 수밖에는 없는 구조다.

대전제일고의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2017년 창단한 대전제일고 야구부는 훈련장을 확보하지 못해 떠돌이 신세다. 실내 훈련장은 갖췄지만 야외 훈련장이 없어 주 3회 논산야구장을 전전하고 있다.

길태곤 야구부 감독은 "편도 1시간, 왕복 2시간씩 버스를 타고 다니며 훈련을 소화한다. 수업을 마치자마자 장비를 챙겨 이동하고 저녁 늦게 귀교하는 생활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체력적 소모와 더불어 비용 부담이다. 대전제일고는 자체 통학버스가 없어 관광버스를 임차해 이동하는데, 이 비용과 구장 대관비가 선수 학부모에게 고스란히 전가된다.

길 감독은 "평균적으로 한 달에 100만-120만 원 정도 회비가 든다. 전국대회가 잡히면 그 이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렇듯 추가 비용이 더해지면서 학부모들의 부담은 배가 되는 실정이다.

문제의 근본에는 지역 내 전용구장 부재가 자리하고 있다.

야외 훈련장이 없는 대전제일고등학교 운동장. 이성현 기자

대전은 17개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엘리트 선수 전용구장이 없다. 충북 보은스포츠파크, 충남 공주시립박찬호야구장 등 타 지역이 선수 육성에 특화된 시설을 갖춘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최근 리모델링을 마친 한밭야구장이 있지만 '불꽃야구' 등 타 단체의 대관 사용이 우선되면서 고교팀은 정작 쓰기 어렵다.

타 지역과 비교되는 환경 요인은 유망 선수의 유출로 이어지고 있다.

청주 세광고, 천안 북일고 등 인근 명문들은 안정된 훈련 시설과 장학 제도를 기반으로 전국 강호로 자리매김하며, 대전 출신 유망주들을 흡수하고 있다. 실제로 대전 출신의 한 중학 4번 타자는 올해 세광고에 진학했다.

이성호 대전야구소프트볼협회장은 "서울이나 충청 명문고들이 기숙사와 장학금, 체계적 프로그램을 제시하는데 대전 고교들은 내세울 게 없다. 부모 입장에서는 외부 선택이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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