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잡아야 명품 아파트…‘노이즈 캔슬링’ 기술 경쟁
- 롯데, 바닥 두께 증가 없이 저감
- GS는 LX하우시스와 공동 연구
- 삼성물산·대우건설·DL이앤씨
- 충격음 완충재 개선 등 나서
층간소음을 주제로 한 영화가 최근 개봉하는 등 아파트 층간소음을 둘러싼 각종 사건과 민원이 급증하면서 층간소음 저감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발맞춰 국내 건설사도 층간소음 저감을 위한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 성과를 내고 있다.

▮층간소음 저감 요구 급증
9일 한국환경공단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따르면 관련 민원 상담 접수건수는 2014년 2만641건에서 2023년 3만3027건으로 10년 새 60% 이상 급증했다. 재택근무와 홈스쿨링의 확산, 아이나 반려동물로 인한 생활 소음 민감도 증가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건설업계도 ‘층간소음 제로’를 현실화하기 위한 기술 확보에 나섰다. 삼성물산 대우건설 DL이앤씨 롯데건설 등 국내 주요 대형 건설사들은 충격음 완충재 개선, 층간 구조 최적화, 실시간 소음 알림 시스템 및 노이즈캔슬링 기술 등 다양한 혁신 기술을 잇따라 선보이며 차별화된 주거 품질을 제공하기 위한 기술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입지나 브랜드 못지않게 실제 거주 중 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소음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됐다”며 “층간소음 저감 기술은 단기적인 마케팅 수단이 아닌 장기적인 주거 만족도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고 말했다.
▮건설업계, 다양한 혁신 기술 선봬
현대건설은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바닥충격음 차단구조’ 성능 1등급 인정서를 추가로 획득했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국내 최초로 층간소음 저감 1등급 기술을 확보한 이후, 한층 강화된 기준과 평가방법을 적용한 바닥충격음 성능등급평가에서도 2건의 1등급 인정서를 동시에 취득했다. 이번에 1등급 성능을 검증한 바닥시스템은 완충재 복합소재의 최적 배합과 적층 구조로 걷기 뛰기 가구의 이동·물건 낙하 등의 다양한 생활 소음을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다는 게 현대건설 설명이다. 또 차음재 소재를 기존 대비 휨 강성(어떤 재질을 휘게 하거나 구부러지게 하는 외력에 견디는 힘)이 크면서 가볍고 현장 작업이 용이한 소재로 변경하고 입주민의 다양한 사용 조건에도 바닥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을 추가 적용하는 등 성능은 물론 시공성과 바닥 품질을 동시에 향상시킨 것이 특징이다. 이번 인정평가로 중량충격음을 1등급 기준(37㏈) 대비 5㏈이나 낮춰 맨바닥 대비 20㏈ 이상 저감한 업계 최고 수준의 바닥충격음 차단 성능을 확인했다고 현대건설은 설명했다.

롯데건설도 최근 층간소음 완충재 전문기업인 ㈜아노스와 공동 개발한 ‘바닥충격음 차단구조 2종류’가 한국건설기술연구원으로부터 중량 및 경량충격음 모두 가장 높은 등급인 1급 성능을 인정받았다. 층간소음을 유발하는 바닥 충격음은 발뒤꿈치 농구공 망치 등 무겁고 큰 충격에 의해 발생하는 중량 충격음과 숟가락 플라스틱 등 딱딱하고 가벼운 물건이 떨어지면서 발생하는 경량 충격음으로 구분된다. 현행 기준에 따르면 중량 및 경량 충격음이 37㏈ 이하이면 바닥충격음 차단성능 1급을 받을 수 있다.
이번에 인정받은 바닥 구조는 진동 차단에 탁월한 방진용 금속 코일 스프링을 바닥 완충재에 적용해 충격과 진동을 더욱 효과적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 기술은 기계 및 설비 분야에서 주로 사용되던 기존 방진 기술을 건축 바닥 구조에 혁신적으로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또 공동주택의 표준 바닥 구조 두께인 320㎜(콘크리트 슬래브 210㎜ + 마감 두께 110㎜)에서 추가적인 두께 증가 없이 소음을 획기적으로 줄였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스티로폼(EPS)과 합성고무(EVA)를 적용한 바닥구조를 개발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2급 및 3급 인정을 받았다.
롯데건설은 또 최근 음향제어 전문기업인 ㈜세이렌어쿠스틱스와 함께 능동형 진동제어(Active Vibration Control) 기술을 활용한 층간소음 저감장치 시스템도 공동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천장 마감 내부에 간단히 시공할 수 있어 신축 아파트뿐만 아니라 층간소음에 취약한 구축 아파트에도 적용이 가능하며 입주민들의 주거 및 생활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GS건설도 LX하우시스와 공동 개발한 ‘층간소음 저감 바닥구조’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바닥충격음 차단 성능 1등급 인정을 최근 획득했다. 양 사가 개발한 층간소음 저감 바닥구조는 층간소음 완충재로 주로 사용되는 발포폴리스티렌(EPS) 에틸렌 비닐아세테이트(EVA) 폴리에스터 대신 ‘고밀도 오픈 셀 폴리우레탄’을 적용해 바닥충격음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또 1등급 성능 확보를 위해 쓰이는 고중량 모르타르 대신 가벼운 일반 모르타르를 사용해 시공 편의성을 높이고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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