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갑수와 함께 걷는 길]고흥 나로도 봉래산

장갑수 2025. 9. 9.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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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도해해상국립공원 품고 오래된 편백숲길 걷다
봉래산 정상에는 봉수대가 있다. 정상 남쪽으로 펼쳐지는 바다는 망망대해를 이뤘다.
고흥반도 남동쪽에 자리한 나로도는 내나로도와 외나로도로 이뤄졌다. 고흥반도를 기준으로 안쪽 섬이 내나로도고, 바깥 섬이 외나로도다. 외나로도에 봉래산이 솟아있다. 봉래산은 5부 능선까지 자동차로 올라갈 수 있어서 어렵지 않게 정상을 오를 수 있다.

봉래산주차장에 도착하니 ‘봉래산 탐방로 입구’라 쓰인 초입이 기다리고 있다. 등산로에 들어서자 울창한 숲이 하늘을 가린다. 햇볕 쨍쨍 내리쬐는 날씨 속에서도 숲속에 들어서니 시원하고 상쾌하다. 고로쇠나무를 비롯한 여러 종류의 활엽수와 소나무가 섞인 숲이 이어지다가 소사나무 일색의 숲으로 바뀐다.

소사나무는 해안 산지나 섬 지역 산에서 많이 자라지만, 이곳 봉래산에는 소사나무가 그 어느 지역보다도 넓게 분포돼 있다. 나무이름은 서어나무보다 작다는 뜻으로 소서목이라 부르다가 소서나무를 거쳐 소사나무가 됐다. 소사나무는 10m 높이까지 크며, 나무둘레는 굵지 않다. 이곳 소사나무는 유난히 여러 개의 줄기를 이루고 있다. 심지어 12개의 줄기가 있는 나무도 있다.
소사나무는 해안 산지나 섬 지역 산에서 많이 자라지만, 봉래산에는 소사나무가 그 어느 지역보다도 넓게 분포되어 있다.

소사나무 숲길을 따라 걷다보니 동쪽 전망을 볼 수 있는 전망바위가 기다리고 있다. 전망바위에 올라서니 나로우주센터가 내려다보이고, 나로우주센터 위쪽 골짜기에 예내저수지가 푸른 물을 품고 있다. 동쪽 바다 멀리 여수 개도는 물론 금오도 연도를 비롯한 금오열도를 이룬 여러 섬들이 조망된다.
전망바위에 올라서니 나로우주센터가 내려다보이고, 나로우주센터 위쪽 골짜기에 예내저수지가 푸른 물을 품고 있다.

나로우주센터는 2009년 6월11일 준공됐다. 나로우주센터가 가동됨으로써 우리나라도 명실 공히 우주개발 선진국의 대열에 들어섰다. 한국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중형우주발사체 누리호는 2023년 3차 발사에서 성능검증위성과 큐브위성들을 성공적으로 궤도에 안착시켰다.

봉래산 능선을 따라 걷다보면 중간 중간 주변 풍경을 바라볼 수 있는 조망처들이 있다. 내나로도와 고흥반도는 물론 고흥과 여수를 아우르는 다도해를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에 서서 자연이 만든 아름다운 풍경에 흠뻑 빠지곤 한다.

봉래산 편백나무숲을 위쪽에서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도 있다. 편백나무는 나뭇잎의 색깔이 다른 나무에 비해 검은빛이 도는 진한녹색을 띠고 있어서 쉽게 식별된다. 예내저수지 위쪽 봉래산 북동쪽 비탈에 길쭉하게 자리한 삼나무 편백나무숲은 1920년대 봉래면 예내리 주민들이 식재해 1백 년 이상 자란 나무들이다. 이곳의 편백나무와 삼나무는 3만 그루에 달한다.
수령 1백년이 넘은 편백나무와 삼나무는 아름드리를 이루고 하늘 높이 솟아있다. 나로도 봉래산 편백나무 숲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편백나무 숲이다.

봉래산 능선을 걷다보면 편백나무숲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편백나무는 나뭇잎의 색깔이 다른 나무에 비해 검은빛이 도는 진한녹색을 띠고 있어서 쉽게 식별된다.

봉래산1봉에 도착하니 조망이 압권이다. 1봉은 봉래산 최고의 조망처다. 고흥반도에 솟아있는 팔영산 마복산 천등산 같은 산들이 한눈에 바라보이고, 가깝게는 리아스식 해안을 이룬 외나로도와 내나로도의 모습이 아기자기하게 펼쳐진다. 서쪽 바로 아래 외초마을 앞바다는 깊숙한 만을 이루어 안온해 보인다.
1봉은 봉래산 최고의 조망처다. 고흥반도에 솟아있는 팔영산 마복산 천등산 같은 산들이 한눈에 바라보이고, 가깝게는 리아스식 해안을 이룬 외나로도와 내나로도의 모습이 아기자기하게 펼쳐진다.

고흥반도와 나로도 사이에는 푸른 바다가 잔잔하게 펼쳐진다. 바다에는 나로도에 가깝게 자리한 사양도와 고흥반도에서 가까운 수락도 같은 유인도는 물론 점처럼 보이는 수많은 무인도들이 다도해를 이뤘다. 지죽도 방향으로 가늘고 길게 뻗어나간 고흥반도 최남단의 모습도 다가오고, 고흥에서 가장 큰 섬인 거금도가 늠름한 모습으로 손짓한다.

거금도 남쪽에는 작은 섬 시산도가 자리했다. 북동쪽 멀리서 여수의 섬들이 아련하게 다가온다. 여수 화양반도 앞에 떠 있는 낭도·사도·상화도·하화도 같은 섬들이 조망된다. 하얀 구름은 이 멋진 풍경을 바라보며 유유자적하고 있다.

봉래산은 올라갈수록 바위들이 나타나 변화를 준다. 1봉을 지난 능선길을 걷고 있으니 잠시 후 오르게 될 2봉과 정상의 모습이 가슴에 안겨온다. 바위지대를 지나면 다시 소사나무 숲이 그늘을 만들어주곤 한다. 계속 숲길만 걷는 것보다 종종 바위전망대가 있어 걷는 재미가 더해진다.
봉래산은 올라갈수록 바위들이 나타나 변화를 준다. 계속 숲길만 걷는 것보다 종종 바위전망대가 있어 걷는 재미가 더해진다.

숲속에는 갖가지 야생화가 꽃을 피웠다. 무엇보다도 백양꽃이 예쁘게 꽃을 피워 군락을 이뤘다. 백양꽃은 상사화의 한 종류로, 꽃과 잎이 서로 다른 시기에 나와 만나지 못한다. 8월 말에서 9월 초 사이에 잎 없이 꽃줄기에 5-6송이의 주황색 꽃이 모여서 핀다. 이 꽃은 장성 백양사에서 처음 발견되어 ‘백양꽃’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봉래산 정상(410m)에 도착하자 봉수대가 기다리고 있다. 정상에서는 남서쪽 바로 아래에 위치한 염포마을과 해변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정상 남쪽으로 펼쳐지는 바다는 망망대해를 이뤘다. 남서쪽 바다 멀리 행정구역이 여수에 속하는 초도 손죽도 소거문도 같은 섬들이 아득하게 다가와 그리움을 전해준다.

‘시름재 1.2㎞’ 이정표를 확인하고 시름재로 향한다. 소사나무 울창한 숲이 하늘을 가려주고, 바다에서 불어온 바람이 땀방울을 씻어준다. 숲속에서 여러 종류의 버섯을 만난다. 오랜만에 영지버섯을 만났다. 달걀버섯의 화려한 모습에서는 한동안 눈을 떼지 못한다. 달걀버섯은 하얀 색 알처럼 생긴 포자주머니 안에 싸여 있다가 성장하면서 깨고 나오는데, 그 모습이 빨간 달걀 같아 ‘달걀버섯’이라 부른다.

시름재에서 100m 쯤 임도를 따라 내려오니 편백숲길과 주차장 방향을 표시한 이정표가 서있다. 울창한 산길은 잘 다듬어져 있다. 여러 수종의 활엽수로 이뤄진 난대림지대를 지나니 편백나무 삼나무 숲이 등장한다. 수령 1백년이 넘은 편백나무와 삼나무는 아름드리를 이루고 하늘 높이 솟아있다. 나로도 봉래산 편백나무 숲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편백나무 숲이다. 현재 22㏊ 면적에 높이 30m, 둘레 1.8-2.2m에 이르는 거대한 편백나무와 삼나무 3만여 그루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아름드리 편백나무 사이로 난 오솔길을 따라 걷고 있으니 그윽한 편백나무향기가 온몸에 스며든다. 편백나무와 삼나무는 곧게 솟아올라 정갈하고 숭엄하다. 편백나무숲길을 천천히 걷고 있으니 저절로 마음이 정화되는 것 같다. 편백나무숲길을 지나자 전망대가 설치돼 있다. 전망대에 올라서니 봉래산 정상과 산비탈을 짙게 장식한 편백나무 숲이 바라보인다.

편백나무숲과 헤어져 산허리를 돌아간다. 생달나무 같은 상록난대림과 소사나무 등 낙엽활엽수들이 공생하는 숲은 울창하고 시원하다. 편백나무숲길과 봉래산 정상가는 길이 갈리는 지점에 도착하자 푸른 바다 뒤로 금오도를 비롯한 여수의 섬들이 바라보인다.

<장갑수·여행작가>

▲고흥 봉래산은 나로우주센터가 있는 외나로도에 솟은 산으로 능선을 따라 걸으면서 아름다운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을 드넓게 조망할 수 있다. 산비탈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 된 편백나무숲이 조성돼 있다.
※코스 : 봉래산주차장→봉래1봉→봉래2봉→봉래산 정상→시름재→편백나무숲→봉래산주차장
※거리, 소요시간 : 5.8㎞, 3시간 소요
※출발지 내비게이션 주소 :봉래산주차장(전남 고흥군 봉래면 예내리 산 2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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