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권성동 체포동의안, ‘종교계 선거 개입’ 단죄 계기로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김건희 특검팀에 의해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9일 국회에 보고됐다. 회기 중 국회의원의 불체포 특권을 규정한 헌법에 따라 국회는 이날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본회의에서 권 의원 체포동의안을 표결에 부치며,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이 찬성해 가결되면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거쳐 권 의원의 구속 여부가 결정된다. 이재명 정부 들어 국회의원 체포동의안이 표결에 부쳐지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검팀은 권 의원이 20대 대선을 앞둔 2022년 1월5일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수수했다고 체포동의안에 기재했다. 그러면서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1억원을 전달했다는 윤 전 본부장의 진술, ‘권성동, 1억 support’라는 메모가 적힌 당시 윤 전 본부장의 다이어리, 윤 전 본부장이 권 의원에게 “후보님을 위해 잘 써달라”고 보낸 문자메시지, 같은 날 촬영된 현금 1억원 사진, 윤 전 본부장이 동석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증거로 제시했다. 친윤석열계 핵심인 권 의원은 이 돈을 받은 대가로 통일교의 각종 청탁을 정부 예산과 조직에 반영하려 했고, 통일교 수사 상황을 입수해 교단 측에 누설했다는 게 특검팀 판단이다.
통상 법원은 사안의 중대성과 혐의 소명 정도, 증거인멸·도주 가능성을 따져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한다. 권 의원에게 1억원을 건넨 윤 전 본부장의 매우 구체적인 진술과 사진 등 물증까지 여럿 있으니 혐의 소명은 충분해 보이고, 휴대전화 교체, 차명폰을 이용한 수사 관계자들과 연락, 윤 전 본부장과의 접촉 시도 등 권 의원의 수사 개시 후 행적으로 미루어 보아 증거인멸·도주 가능성도 다분하다.
무엇보다 통일교가 사익추구를 위해 정교분리라는 헌법정신을 위반해 불법적·조직적으로 대선에 개입한 사건이라는 점, 권 의원의 1억원 수수 건은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 윤석열 당선 후 통일교의 국정개입과 김건희씨 국정농단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매우 엄중한 사안이다. 여야를 불문하고 국회의원들이 최소한의 양식이 있다면 체포동의안을 가결시켜 권 의원을 법의 심판대에 세워야 마땅하다. 특검팀은 통일교와 윤석열·김건희 측이 주고받은 부당거래 전모를 규명하고 단죄해 종교의 불법적 선거개입을 근절하는 계기로 만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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