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물 샐 틈’ 없는 도시?…더딘 노후 상수도관 교체
연 20~40㎞ 정비… '재정 한계'
국비 216억 확보 교체 ‘속도전’
6년간 104㎞ 연차별 정비 '목표'

광주광역시는 2023년 최악의 가뭄 사태를 교훈 삼아 20년 넘은 노후 상수도관 교체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예산 확보 한계 탓에 정비 대책이 실제 누수율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9일 광주시에 따르면 2023년 관망진단 결과, 지역 전체 상수도관 연장 3994㎞ 가운데 20년 이상 지난 구간은 2155㎞로 절반을 넘었다. 이 중 교체가 시급한 25년 이상 노후관만도 1491㎞에 달해 전체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사실상 도심 곳곳이 잠재적인 누수·싱크홀 위험에 놓여 있는 셈이다.
유수율(有收率·배수지에서 공급한 수돗물의 총량 가운데 요금 수입에 반영된 수량의 비율)은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유수율이 높으면 새는 물이 적고 수요자에게 도달한 수돗물이 많다는 의미로, 유수율 합격 기준점은 85%다. 광주시는 2023년 88.9%, 2024년 89.2% 수준의 유수율을 보이고 있으나 (2024년 기준) 서울 95.2%, 부산 93.5%, 대구 92.6%, 인천 91.5%, 대전 91%, 울산 90.5%와 비교하면 유수율이 가장 낮다.
광주시는 유수율을 높이기 위해 매년 수백억 원을 투입해 노후관 교체 사업을 진행 중이다. 2024년에는 140억원, 2025년에는 200억원을 들여 매년 20~40㎞ 구간을 정비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전체 노후관 규모를 고려하면 현재 투입 예산만으로는 증가하는 누수율을 따라잡기 어렵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이런 가운데 광주시는 특·광역시 최초로 환경부 국비 216억원을 확보했다. 여기에 시비 503억원을 더해 총 719억원 규모의 정비사업을 2026년부터 2031년까지 6년간 추진할 예정이다.
사업은 전체 노후 상수도관(배수관) 236㎞ 구간 가운데 우선 104㎞를 교체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첫해인 2026년에는 171억원(국비 51억·시비 120억)을 들여 28㎞를 교체한다. 주요 정비 대상 지역은 동구(학동·지산동·황금동), 서구(광천동·덕흥동), 남구(봉선동), 북구(임동·유동), 광산구(오선동·하남산단) 등이며, 시는 연차별 계획을 세워 체계적으로 교체 작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비록 전체 노후관 2155㎞에 비하면 극히 일부에 불과하지만, 중앙정부 지원이 본격화됐다는 점에서 시의 재정 부담을 덜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광주시 관계자는 "5년마다 실시하는 관망기술진단을 통해 부식, 노후 정도에 따라 정비가 필요한 관로를 파악 중이며, 현재 파악한 자료 중 정비가 필요한 관로는 578㎞(세척, 갱생 등 정비 포함)이며 그중 교체가 필요한 관로는 236㎞로 확인돼 정비를 추진 중이다"며 "이번 국비 확보는 큰 결실이며 앞으로도 유수율 향상과 안전한 물 공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광주시는 2022~2023년 최악의 가뭄을 겪으며 누수가 심각한 노후 상수도관 교체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그러나 열악한 지방재정으로는 사업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중앙정부에 지속적으로 정책 건의와 설득을 이어왔고, 이번 국비 확보라는 성과를 거뒀다.
광주시는 2023년 당시 "광주의 상수도관 절반 이상이 20년 이상 된 노후관으로, 특·광역시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환경부에 건의한 바 있다. 아울러 물관리위원회에 △국가수도기본계획 내 공급계획량 조정 △영산강 취수 확대 사업 지원 △농업·생활용수 통합물관리 시범사업 지원 △황룡강·영산강 Y벨트 강변여과수 개발사업 지원 등을 요청해 정책 반영 성과도 거뒀다.
이번 정비사업은 상수도관 노후화로 인한 누수를 줄이고, 싱크홀 등 안전사고를 예방하며, 수돗물 수질을 개선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시민들에게 맑고 깨끗한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한계는 여전하다. 여전히 2000㎞ 이상 되는 노후관은 손대지 못한 채 남아 있기 때문이다. 지역의 한 전문가는 "현재 계획대로라면 전체 교체에는 수십 년이 걸릴 수 있다"며 "누수율이 높은 지역부터 우선순위를 정해 단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