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민국 '단속'에 복잡해진 대미 투자 시계
인력 파견 차질 불가피…투자 지연 이어질 듯
대미 투자 압박하는 미국…통상압박 확대 우려
미국 이민국의 미국 조지아주 LG에너지솔루션-현대자동차 공장 단속 및 한국인 구금 이후 우리나라 기업들이 골머리를 앓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핵심인력 파견이 더욱 까다로워진 데다가 미국 이민국의 추가 단속 등이 이뤄질 수 있는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당분간 몸을 사려야 하게 될 처지에 놓이게 돼서다.
결국 미국 투자가 지지부진 해 질 수 있는데, 미국이 이를 꼬투리 삼을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어 상황이 복잡하게 돌아갈 거라는 우려도 나온다.

9일 재계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 주요 기업들이 현재 미국 내 건설 중이 거나 기존의 공장 설비를 증설하는 곳은 22곳 가량으로 집계됐다. 투자 금액만 150조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될 정도로 '대규모 투자'에 나서왔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화학, 효성중공업 등 미국 내에서 기회를 노릴 수 있는 기업들이 연이어 미국 내 설비를 증설 중이다.
가장 적극적으로 미국 내 거점을 늘려온 곳은 배터리 업계다. 전세계 최고 시장 중 하나인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단독 공장 혹은 완성차 기업과의 합작을 통한 공장 건설에 가장 적극적이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 종료가 미국에서부터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데다 미국 내 보조금도 높은 수준으로 책정되면서 투자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호무역 주의를 강조하고 나서자 그간 적극적으로 미국 투자를 늘려왔던 우리 기업들로서는 미국의 환심을 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미국이 본격적인 관세 압박 카드를 들고 나왔을 때도 적극 나선 배경으로 점쳐지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관세 협상 이후 추가 투자 계획으로 우호적인 관계 확립에 기업들이 앞장서 왔던 상황이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 미국처럼 인건비가 비싼 지역에 생산거점 등을 만들면 수지가 안맞는 것은 맞다"라며 "바이든 정부 때에는 친환경, 트럼프 대통령 정부에서는 미국 제조업의 부활을 선언하면서 투자비용, 완공 후 운영 비용 등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었기 때문에 투자했던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미국 이민국의 LG에너지솔루션-현대자동차 공장 단속 및 한국인 구금 이후 상황이 묘해지기 시작했다. 이미 공장 신규 건설이나 증설을 위한 '삽'은 떳는데 이를 위한 우리나라 인력 파견 등이 잠시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불필요한 시간과 비용이 낭비될 처지에 놓였다는 거다.
그는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등의 축소 논의 등으로 미국 투자에 대한 기대효과가 다소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설비 확대에 나선 것은 미국이 적극적으로 현지 생산을 유도했기 때문"이라며 "미국이 현지 생산 설비를 증축하는 것에 딴지를 걸었으니 우리나라 기업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클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실제 일부 기업들은 미국행 출장 등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등 현지 인력 파견에 대해 보수적으로 접근하기 시작했다.
이번 사태로 국내 기업들의 미국 공장 설비 확대가 지연될 경우 단순히 시간과 비용이 추가로 드들거나 생산 일정이 꼬이는 것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따른다. 대미 투자가 약속된 상황에서 지연되는 모양이 연출될 경우 미국 정부가 다시금 거센 통상 압박을 펼칠 거란 우려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번 미국 이민국의 입장에서는 제대로 된 허가를 받지 않은 인력들을 파견했다고 문제를 삼고 있는 것 아니냐"라며 "설비 확대가 늦어지는 이유를 우리(대한민국) 탓으로 돌린 후 더 큰 통상압박을 해 올 가능성도 염두해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지 파견 직원들에 따르면 미국은 실제 투자가 약속한 일정에 따라 집행되는 것을 중요시 여긴다"며 "이번 문제로 야기된 여러 문제들이 빨리 해결되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미 투자가 제대로 집행되지 않을 경우 미국 정부가 관세 협상을 재검토하겠다고 한 것이 대표적이란 설명이다.
한편, 우리 정부는 인력 파견 문제 등을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 발빠르게 나서손 상태다. 미국 내에서 근로 할 수 있는 비자를 우리나라에게 일정 수준 할당하는 쿼터제 도입이나 이번에 구금된 인사들에 대한 미국 내 재입국 허가 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경남 (lk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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