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신약·의료기기, 중국 시장 진출 기지개

허지윤 기자 2025. 9. 9.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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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사, 中 허가 관문 잇단 돌파
대웅제약 펙수클루 2년 만에 허가
GC녹십자·SK바이오팜·엘앤씨바이오도 속도
중국 베이징 수도 베이징경제기술개발구 내 한 약국으로, 로봇이 점원 역할을 하고 있다. /신화사·연합뉴스

국산 의약품과 의료기기의 중국 시장 진출에 속도가 붙고 있다. 중국은 미국과 함께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으로 꼽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내수 침체 여파로 국내 기업들의 진출은 지지부진했다. 최근 중국 당국의 허가 절차가 빨라지면서 국내 기업들의 중국 진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과 제일약품의 신약개발 자회사인 온코닉테라퓨틱스가 각각 칼륨 경쟁적 피캡(P-CAB, 위산분비억제제)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신약으로 중국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 5일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의 중국 품목허가 승인을 받았다.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에 품목허가를 신청한 지 2년여 만이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2023년 중국 파트너사 리브존제약(Livzon Pharmaceutical Group)에 자큐보(자스타프라잔)’ 기술을 수출했다. 리브존은 중국 임상 3상 시험을 마무리하고 지난달 NMPA에 품목허가 신청을 제출했다.

피캡(P-CAB)제제는 칼륨의 작용을 방해해 위산 과다 분비를 막는 원리로, 역류성 식도염, 위궤양, 위염 등에 쓰는 3세대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다. 기존 2세대 PPI(위산억제제)보다 약효가 길고 편의성이 좋아 세계 의료 시장에서 점유율이 빠르게 높이고 있다.

그래픽=정서희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올해 세계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40조원이고, 이 중 중국 시장 규모가 약 4조~6조원 규모로 평가됐다. 특히 중국 피캡 제제 전체 연매출이 현재 2414억원 규모로, 연간 성장률이 81.2%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에선 HK이노엔, 대웅제약, 온코닉테라퓨틱스가 각각 피캡 제제 신약을 개발해 국내외에 출시했는데, 이 중 중국 시장을 뚫은 건 HK이노엔의 케이캡 뿐이다. 케이캡은 2022년 중국에서 첫 출시돼 2023년 3월부터 중국 의료보험에 등재됐다.

다른 기업들도 중국 허가 관문을 잇따라 넘고 있다. GC녹십자그룹의 자회사 녹십자웰빙은 작년 9월 중국 의료특구인 하이난성 보아오 러청(Boao Lecheng)에서 신속 수입 승인을 받아 국내 기업 최초로 유일하게 중국에 태반 주사제 ‘라이넥’을 판매 중이다.

라이넥은 산부인과에서 수거한 태반을 기반으로 개발된 주사제로, 만성 간 질환 환자의 간 기능 개선을 목적으로 허가된 의약품이다. 녹십자웰빙은 중국 NMPA 등록을 거쳐 내년부터 중국 전역에 확대할 계획이다.

엘앤씨바이오는 지난 1월 수술용 인체조직 이식재 ‘메가덤플러스(MegaDerm Plus)’에 대해 중국 NMPA 허가를 받았다. 회사는 중국 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작년 말 현지 엘앤씨차이나를 100% 자회사로 전환했다.

이 회사는 수술용 인체조직 이식재 중심의 의료기기 사업을 주로 해왔는데 최근 피부 탄력 개선과 보습을 돕는 스킨부스터 ‘리투오’를 앞세워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회사 측은 “국내에서 리투오 성과를 바탕으로 중국 전략적 투자자(SI)들과 초기 미팅도 진행 중“이라며 ”메가덤플러스와 함께 중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SK바이오팜이 자체 개발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명 엑스코프리‧유럽명 온투즈리)). /SK바이오팜

SK바이오팜도 중국에 설립한 합작법인 이그니스 테라퓨틱스(Ignis Therapeutics)를 통해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를 출시하기 위해 행정 절차를 밟고 있다. 이그니스는 지난해 12월 세노바메이트 중국 품목허가를 신청했으며, 지난 5일에는 세노바메이트 중국 내 생산 허가를 NMPA에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측은 “중국 현지 출시 시점을 내년 말에서 2027년 초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에서 의약품과 의료기기 품목 허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무역수지가 적자이다. 의약품은 의약품 수출보다 원료 수입이 많아 2010년대 이래 무역수지 적자가 이어졌다. 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기업의 의약품 중국 수출 규모는 1억9800만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1.2% 증가에 머물렀다. 의료기기 수출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20.1%나 감소해 2억6800만달러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대중 수출이 부진한 데는 중국 규제 당국이 인증 요구 사항을 늘리며 허가 규제를 강화하면서 출시가 밀린 영향도 있다”며 “정부가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허가·진출 지원 제도를 강화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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