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미국 배터리 공장 건설 사실상 올스톱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의 한국인 구금 여파로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공장 4곳의 건설 공사가 사실상 모두 중단됐다. 비자 문제에 해법이 보이지 않으면서 배터리뿐만 아니라 반도체, 조선 등 대규모 대미 투자를 약속한 업체들 역시 현지 공장 건설 계획을 다시 들여다봐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9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이번 미국 이민 당국의 단속으로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합작 배터리 공장은 건설 작업이 전면 중단됐다. 현재 주재원 비자(L-1)나 전문직 취업비자(H-1B)를 받은 직원들이 현장 관리 정도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조지아 공장을 포함해 애리조나 퀸크릭 공장, 미시간 랜싱 공장, 오하이오 파예트카운티 혼다 합작 공장 등 총 4개 공장을 미국에 건설 중이다. 이들 공장은 당초 내년 상반기 가동이 목표였다.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장비의 90% 이상이 한국 제품인 만큼 한국 협력업체 직원들이 직접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이 전자여행허가(ESTA)나 단기방문(B-1·B-2) 비자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조지아 공장 단속 이후 작업을 중단했고 ESTA 비자 출장자는 즉시 귀국했으며, B1·B2 비자 소지자는 숙소 등에 머물고 있다.
또 다른 배터리 업체 SK온이 조지아 바토우 카운티에 짓고 있는 현대차 합작 배터리 공장도 작업이 잠정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주재원 비자를 받은 직원들이 출근해 공장 문은 열고 있지만 생산라인 설치 인력 등은 재택근무 등을 하며 공사 현장에 나오지 않고 있다. 배터리업계 한 관계자는 “수개월간 공장이 멈추면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스가(MASGA) 프로젝트’로 대미 투자에 나선 조선업계는 소수만이 취업 비자를 갖고 간 터라 현재까지 관련 피해는 없다고 한다. 하지만 비자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대미 투자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한 관계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방안이 ‘직접 기술을 전수하라’는 것인데 현실은 전문 비자도 열려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미국에 진출한 기업들 입장에선 투자·생산계획을 다 짜고 들어가는데, 그 일정이 다 어그러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는 당장 문제될 건 없다는 입장이지만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미국에서 사업장을 운영한지 꽤 돼서 노하우가 있다”라면서도 “트럼프 정부가 또 어떻게 말을 바꿀지 모르니 위험 요소는 남아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번 사태가 한·미 경제 협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통상연구실장은 “투자 등이 일정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프로젝트는 부정적인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고, 문제가 장기화하면 우리 기업은 물론 미국에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김준 선임기자 jun@kyunghyang.com, 오동욱 기자 5dong@kyunghyang.com,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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