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진보정권서 日 방위장관 첫 방한...배경엔 트럼프 리스크"

류호 2025. 9. 9.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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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방위장관이 한국에서 진보 정부가 집권한 시기에 처음으로 방한한 배경엔 '트럼프 리스크'가 있다는 일본 언론의 진단이 나왔다.

일본 방위장관이 한국을 찾은 건 10년 만으로, 한국 진보 정부 때 방한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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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동맹국 경시에 합심하는 한일
방위장관, 거리 좁히려 10년 만에 방한
다카이치 차기 총리 되면 관계 악화 우려
안규백(왼쪽) 국방부 장관이 9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5 서울안보대화 개회식에서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장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일본 방위장관이 한국에서 진보 정부가 집권한 시기에 처음으로 방한한 배경엔 '트럼프 리스크'가 있다는 일본 언론의 진단이 나왔다. 한일 모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위비 증액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사임 의사를 표명한 이시바 시게루 총리 후임 자리를 극우 인사가 차지할 경우 한일관계가 악화해 협력 모드가 깨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9일 일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전날 한일 국방장관 회담을 계기로 양국 군사 협력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한다. 나카타니 겐 방위장관은 지난 8일 한국을 찾아 안규백 국방장관과 회담했다.

일본 방위장관이 한국을 찾은 건 10년 만으로, 한국 진보 정부 때 방한은 이번이 처음이다. 방위청이 방위성으로 승격한 이후 2011년과 2015년에 방한한 적은 있지만, 모두 보수 정부 때였다. 자위대 통합막료장(한국의 합동참모본부 의장에 해당)도 앞서 지난 7월 11일 한미일 합참의장 회의 참석차 15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방위성 관계자는 아사히에 "진보 진영인 이재명 정권에서 (나카타니 장관의) 방한이 성사된 의의는 크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미국 워싱턴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방명록에 서명하려 펜을 잡으려는 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뒤에서 의자를 당겨 주고 있다. 백악관 제공

일본이 방위성 주요 인사들의 방한에 의미를 부여한 건 냉랭했던 한일 군사 당국 관계가 급변해서다. 문재인 정부 시절 2018년 12월 일본 해상자위대 초계기가 한국 해군 함정 근처에서 위협 비행을 하면서 벌어진 '일본군 초계기 갈등'과, 2019년 8월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로 실시된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문제'로 양국 군사 당국 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그러다 윤석열 정부 때 한일관계가 개선된 이후 조금씩 군사 당국 간 소통을 강화해 왔다.

'초계기 트라우마'가 심각했던 양국이 군사 분야에서 거리를 좁힌 데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몫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트럼프 행정부가 한일에 방위비 부담 확대를 요구하고, 최근 미국 정부가 조지아주(州) 공장 건설 현장을 기습해 300여 명의 한국인 노동자를 구금한 사례를 언급하며 "미국과의 관계를 유지하며 아시아 안보 관여를 이어가려면 한일 간 긴밀한 소통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그러나 관계 회복 기류에 영향을 줄 변수가 생겼다. 이시바 총리의 사임으로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장관이 차기 총리로 거론되고 있어서다. 꼬박꼬박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하는 우익 성향의 다카이치 전 장관이 차기 총리가 되면 한일 관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아사히는 "한국 내에선 이시바 총리 퇴진으로 한일관계가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며 "일본의 새 정부 대응 여하에 따라 방위 당국 간 교류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 류호 특파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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