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현장] 시칠리아섬에서 망고 재배를?…먹거리 위협하는 기후변화

안다영 2025. 9. 9. 15:42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기후변화의 최전선에, 아프리카 대륙과 마주하고 있는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현장 취재한 특파원 연결합니다.

안다영 특파원, 시칠리아섬이면 온화한 지중해성 기후 아닌가요,

그런데 열대작물 재배가 늘고 있다고요?

[기자]

포도와 올리브, 레몬은 시칠리아섬의 상징과도 같은 전통 작물인데요.

최근엔 열대 지방에서 흔히 보던 과일 재배가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망고와 아보카도, 파파야, 패션프루트까지 종류도 다양한데요.

온난화로 여름엔 45도를 넘나들고, 겨울에도 10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시칠리아에서 2019년 5㎢에 불과했던 망고와 아보카도 재배 면적은 4년 만에 2배 이상 늘었습니다.

[앵커]

기온이 계속 오른다면, 전통 작물은 더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전반적으로 수확량이 줄고 있지만, 직격탄을 맞은 건 올리브입니다.

지난해의 경우 긴 폭염과 20년 만에 최악의 가뭄으로 많은 농가들이 기록적인 흉작을 겪었습니다.

저희가 취재한 이 농가는 3대째 올리브 농사를 짓고 있는데, 지난해 수확량이 90% 줄었습니다.

[엘리오 멘타/올리브 재배 농업인 : "지난해에는 1년 동안 비가 단 1번만 내렸기 때문입니다. 여기 보시는 이 나무들은 모두 말라 있었습니다."]

시칠리아뿐 아니라 지중해를 끼고 있는 스페인 등 남유럽 전체의 지난해 올리브 수확량은 평년 대비 37% 줄었습니다.

이는 전 세계 올리브유 가격이 50% 급등하는 원인이 됐습니다.

[앵커]

이런 현상이 특정 지역이나 국가에서만 나타나는 문제가 아니라면서요?

[기자]

네, 극단적 기후변화로 전 세계 곳곳에서 여러 작물 작황이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생산량 급감은 가격 폭등으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최근 2년 사이 기후변화로 인한 식량 가격 급등은 18개 나라에서 확인됐습니다.

세계 최대 코코아 수출국인 가나의 가뭄과 폭염 탓에 코코아 가격은 280%나 폭등했고요,

베트남 커피 원두도 2배 올랐습니다.

[카베 자헤디/유엔식량농업기구 기후변화 등 담당 국장 : "기후 이변은 식량 불안정을 계속해서 야기할 것이고, 이는 소득과 생계를 잠식할 것입니다. 식량 불안정과 가격 급등은 불평등을 심화시킬 것입니다."]

[앵커]

그런데, 기후변화가 오히려 기회가 된 열대작물 재배조차도 위기를 맞을 거란 우려가 나온다는데, 왜 그런 거죠?

[기자]

기온이 높아져서 열대 과일 재배가 가능해진 건데, 문제는 기온이 높아질수록 수분도 빨리 증발해 심각한 가뭄을 초래하게 된다는 겁니다.

실제 시칠리아 땅의 70%가 사막화될 위기에 처해 있단 분석도 나오는데요,

아보카도같이 물을 많이 필요로 하는 작물엔 치명적입니다.

이처럼 극단적 폭염과 가뭄의 반복은 예상치 못했던 또 다른 위기를 만들어 내고, 식탁마저 위협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파리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김은정/영상편집:김신형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카카오 '마이뷰',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안다영 기자 (browneyes@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