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춘재 연쇄살인’ 용의자 몰렸던 고 윤동일씨에 무죄 구형

최경진 2025. 9. 9.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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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조사에서 불법 수사가 확인된 '고(故) 윤동일 씨 강제추행치상 사건' 재심에서 검찰이 무죄를 구형했다.

윤씨 변호인 김칠준 변호사는 "재심에서 검찰이 무죄를 구형하는 것은 상당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며 "오래된 사건이지만 당시 검찰과 법원이 왜 잘못을 걸러내지 못했는지는 여전히 과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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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명예 안고 지낸 피고인에게 사죄”…내달 30일 재심 선고
▲ 일러스트/한규빛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조사에서 불법 수사가 확인된 ‘고(故) 윤동일 씨 강제추행치상 사건’ 재심에서 검찰이 무죄를 구형했다.

9일 수원지법 형사15부(정윤섭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오랜 시간 불명예를 안고 지낸 피고인과 그 가족에게 사죄드린다”며 무죄 선고를 요청했다.

검찰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한 유일한 유죄 증거는 피고인의 자백과 피해자 진술뿐인데, 경찰의 가혹행위가 불법임이 확인됐다”며 “피해자도 피고인이 범인과 체격이 달라 당시부터 범인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적법 절차가 준수되지 않았고 범인으로 특정할 증거도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윤씨 변호인 김칠준 변호사는 “재심에서 검찰이 무죄를 구형하는 것은 상당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며 “오래된 사건이지만 당시 검찰과 법원이 왜 잘못을 걸러내지 못했는지는 여전히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억울한 유죄 판결 과정에서 드러난 불법 수사와 사법 시스템의 문제를 이번 재심에서 확인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준영 변호사는 “35년 전 수사기관은 심증만으로 윤씨를 이춘재 사건 9차 범인으로 몰았다”며 “피해자 진술을 왜곡하고 서명을 강요했으며, 출소 후에도 경찰이 지속적으로 동향을 파악했다”고 비판했다.

윤씨의 친형은 앞선 공판에서 “고등학교 졸업 직후 어린 동생이 경찰 고문과 강요로 강제추행죄와 살인 혐의를 뒤집어썼다”며 “27차례 진술서를 쓰고, 현장검증도 강압적으로 진행됐으며, 구치소 독방에서 24시간 수갑을 찬 채 고통을 겪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동생을 고문한 형사들을 평생 잊지 못한다”며 “그래도 누명을 벗을 기회를 주신 분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윤씨는 1991년 강제추행치상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항소했지만 기각돼 1992년 판결이 확정됐다. 당시 그는 이춘재 연쇄살인 9차 사건 용의자로 지목됐으나, 피해자 교복에서 채취된 정액과 혈액형이 일치하지 않아 살인 혐의는 벗었다. 그러나 별도 사건으로 기소돼 수개월간 옥살이를 했고, 이후 암 판정을 받고 투병하다 1997년 만 26세로 세상을 떠났다.

진실화해위는 2022년 12월 “경찰이 불법체포·가혹행위·자백 강요·증거 조작과 은폐를 했다”고 발표했고, 법원은 지난해 7월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1심 판결 이후 33년 만이다.

재심 선고는 내달 30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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