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개혁 논의 본격화… 법원, 전국 3200명 판사 목소리 듣는다

최다원 2025. 9. 9.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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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정부의 검찰청 폐지 확정 발표로 여권의 또 다른 개혁 대상인 사법부 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제도 개편이 속전속결로 단행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현실화하면서, 신중 기류가 강했던 일선 판사들까지 전국 법원장 회의 소집을 계기로 분명한 입장을 모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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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급 법원장, 내부 의견 수렴 분주
여권 속전속결 움직임에 우려 의견
내란특별재판부 설치엔 반감 확산
법관대표회의에는 아쉬운 목소리도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이 4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내란특별재판부 설치에 대한 법원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정부의 검찰청 폐지 확정 발표로 여권의 또 다른 개혁 대상인 사법부 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제도 개편이 속전속결로 단행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현실화하면서, 신중 기류가 강했던 일선 판사들까지 전국 법원장 회의 소집을 계기로 분명한 입장을 모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국 37개 법원의 수장들은 내부 의견 수렴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중심 사법개혁 특별위원회(사개특위)가 추진 중인 대법관 증원, 법관 평가 제도 개편 등 5대 의제에 대해 △카카오톡 등 메신저를 통해 설문조사를 실시하거나 △기수별 입장을 취합받는 식이다. △온·오프라인 회의를 여는 법원과 △판사 사무실을 직접 찾아 얘기를 듣는 법원도 있다.

연일 계속되는 정치권의 난타에 그간 침묵을 지켜왔던 일선 법관들도 하나둘 우려의 입장을 전달하는 중이다. 상고제도 개선 필요성에 공감하며 여권의 대법관 증원안에 찬성하는 견해도 일부 있지만, 법원 참여가 배제된 채 속도전으로 진행되는 사법개혁에 유감을 드러내는 분위기가 짙다.

비수도권의 한 지법 부장판사는 "국민 재판권 보장이나 대법원 사건 적체 해소를 위해서라면 상고법원 도입을 논의해볼 수 있고, 정책 법원으로서 대법원의 기능에 대해 숙고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며 "12일 예정된 전국 법원장 회의에서 선명한 메시지가 나오길 바라고 있다"고 귀띔했다.

여당의 내란특별재판부 설치 움직임엔 강한 반감이 확산하고 있다. 판사 출신인 박희승 민주당 의원이 8일 '3대 특검 종합 대응 특별위원회'에서 내란특별재판부와 관련해 "윤석열이 국회에 삼권분립을 무시하고 계엄을 발동해 들어온 것과 같다"며 공개 비판한 게 힘을 실어줬다.

수도권의 한 고법 부장판사는 "내란재판부를 만드는 것엔 일고의 여지없이 반대 목소리가 크다"며 "만약 법안이 통과된다면 위헌법률심판 청구라도 불사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판결 당부를 따지는 게 아닌 만큼, 헌법재판소에 판단을 구하는 게 어색하지 않다는 것이다.

전국법관대표회의도 25일로 예정된 상고심 제도 개선 관련 토론회 준비에 몰두하고 있다. 재판제도 분과위원회가 18일까지 보고서 작성을 완료해 대표들에게 사전 공유하는 게 목표다. 보고서 검토를 위한 내부 회의엔 김선수 전 대법관이 사법연수원 석좌교수 자격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다만 토론회 개최 시점에 아쉬움의 시선도 있다. 민주당이 법안 통과를 목표로 잡은 본회의 개의 시점이 25일이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현직 판사는 "사법행정 및 법관 독립에 관해 일선 법관들의 의견을 표명·건의하기 위해 설치된 기구가 임시회의 소집도 없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법원 내부망 코트넷을 통해 12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서 전국 법원장 회의를 소집한다고 공지했다. 사개특위 5개 의제를 중심으로 각급 법원의 의견을 수렴해 이른 시일 내 정리된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최다원 기자 da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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