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폐지로 “단말기 값은 싸졌는데”…고가 요금제 끼워팔기 등으로 소비자 총비용은 더 늘어

권종민 기자 2025. 9. 9.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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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폐지 이후 대구에서 휴대폰을 교체한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커지고 있다.

보조금 경쟁이 자유화되면서 겉으로는 단말기 가격이 낮아진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고가 요금제 유지나 불필요한 부가서비스 가입 등 각종 조건이 붙으면서 소비자가 부담하는 총비용은 오히려 늘어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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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22일 이동통신 단말기 유통 시장을 규제해온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이 폐지됐다. 이동통신사의 단말기 지원금 공시 의무가 사라지고 공시지원금의 15% 한도로 제한됐던 추가지원금 상한도 없어진다. 사진은 휴대전화 판매점 모습. 연합뉴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폐지 이후 대구에서 휴대폰을 교체한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커지고 있다. 보조금 경쟁이 자유화되면서 겉으로는 단말기 가격이 낮아진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고가 요금제 유지나 불필요한 부가서비스 가입 등 각종 조건이 붙으면서 소비자가 부담하는 총비용은 오히려 늘어나는 양상이다.

대구 동구에 사는 직장인 이모(35)씨는 단통법 폐지 후 최신 스마트폰을 구입했다. 판매점 직원은 "3개월만 고가 요금제를 쓰면 된다"는 조건을 내걸었고, 그는 별다른 의심 없이 이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정작 고가 요금제를 유지하지 않으면 할부금은 줄어들지 않아 '휴대폰 값을 싸게 샀다고 생각했는데, 계산해보니 결국 손해였다'며 씁쓸해했다.

이처럼 '단기 조건'을 내세워 소비자를 유인한 뒤 사실상 장기 고가 요금 사용으로 이어지게 하는 방식은 대구 시내 휴대폰 판매점 곳곳에서 확인된다. 소비자들이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점을 노린 영업 수법이다.

수성구에 거주하는 대학생 박모(24)씨 역시 최근 휴대폰을 바꾸면서 음악·영상 스트리밍, 보안 서비스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에 강제로 가입됐다. 판매점 측은 '기기를 저렴하게 주려면 필수'라고 강조했지만, 실제로는 박씨가 사용하지 않는 서비스가 대부분이었다. 더구나 최소 6개월간 해지할 수 없는 조건까지 붙었다.

이 같은 끼워팔기 관행은 단통법 시행 당시에도 지적됐던 문제다. 법 폐지로 보조금 경쟁은 자유로워졌지만, 판매점의 편법 영업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기적으로는 휴대폰 가격이 낮아진 듯 보이지만, 고가 요금제 장기 사용과 부가서비스 가입 비용을 합하면 결과적으로 소비자가 지불하는 돈은 더 많아질 수밖에 없다.

한 이동통신 대리점 관계자는 "보조금 경쟁이 심해지면서 판매점도 수익을 챙길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다"며 "이 과정에서 소비자에게 조건을 붙이는 영업 방식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대구경북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휴대폰 가격이 싸졌다고 안심하지만, 실제 부담해야 할 총비용에 대한 정보는 충분히 제공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보조금이나 요금제 조건을 명확히 고지하도록 의무화하고, 소비자 상담 창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권종민 기자 jmkwo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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